은행 자체 내부통제 점검 결과 ‘이상 무’...금감원 “미흡 사항 보완 지시”

김보연 기자 2023. 10. 12.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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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장 서명 ‘자체 점검서’ 제출
‘3000억 횡령’ 경남銀 유사 사례 점검
“부동산PF 사고 징후 발견 못해”
내부통제 혁신안 이행 앞당기기로...경영실태평가 제도 개편

최근 횡령, 배임 등의 금융 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은행권이 금융 당국의 지시 하에 한 달 간 내부통제 자체 점검을 실시한 결과 추가 사고 징후 등의 특이 사항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각 은행이 제출한 자체 점검 결과를 토대로 면담을 실시, 미흡한 사항에 대해선 신속하게 보완하도록 지시했다. 또 매분기마다 은행별 내부통제 혁신방안 이행 현황을 점검하고, 정기검사 때 시행하는 은행 경영실태평가에서 내부통제 평가 비중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한다.

금감원은 12일 이같은 내용의 금융 사고 예방을 위한 은행권 내부통제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8월 은행권에 내부통제 혁신방안 이행 상황,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고 징후 여부, 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 전반의 적정성 등을 자체 점검토록 했다. 은행들은 은행장의 ‘확인 서명’과 함께 점검 결과 및 개선 계획을 제출했다.

이준수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내부통제 강화 등을 위한 은행장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뉴스1

금감원은 작년 11월 마련한 내부통제 혁신방안의 이행 현황을 살펴본 결과 은행 대부분이 일정대로 추진 중인 것을 확인했다. 이에 금감원은 혁신안이 은행권에 조기에 안착돼 실효성있게 작동되도록 일부 과제의 이행 시기를 앞당기기로 했다. 장기 근무 직원 관리 비율은 당초 2025년 말까지 5% 이내로 축소하기로 했으나, 내년 말까지로 앞당겼다. 또 준법감시부서 인력을 2027년 말까지 0.8%이상 확대할 예정이었으나, 2025년 말로 조정하기로 했다. 전산시스템 통제 강화, 자금인출 시스템 검증 강화 조치도 내년 6월 말로 시한을 단축했다.

또 순환근무에서 배제되는 기업금융, 외환․파생운용 업무 담당 직원을 대상으로한 특별명령휴가제 도입, 부서내 담당업무 순환, 영업과 자금 결제 업무의 직무분리 등의 별도의 사고예방대책을 마련했다.

부동산 PF 거래에서 사고 징후 등 특이사항이 발견된 은행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최근 경남은행에서 15년간 같은 부서에서 PF 대출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이 3000억원가량을 횡령한 사고가 발생하자, 이와 유사한 사례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부동산 PF를 취급하는 14개 은행에 자체 검점을 지시했다. 금감원 측은 “장기 근무자 관리 사업장 등 내부 통제가 취약할 우려가 있는 일부 사업장을 선정해 직접 재점검을 하고 있다”며 “보완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신속히 개선 조치하도록 지도할 계획”이라고 했다.

아울러 금감원은 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 적정성을 확인하기 위해 개별 은행이 실시한 자체 점검 중 실효성이 높은 점검을 모범사례를 선정, 타 은행들도 비슷한 방식으로 추가 점검할 것을 요청했다. 금감원은 KPI(성과평가기준) 실적이 높은 32개 영업점 점장에 대해 일괄적으로 특별 명령휴가를 실시해 특별감사를 실시한 A은행과 다른 은행은 영업본부에서 실시하는 각종 프로모션 관련 내부통제 사안을 점검한 B은행을 예로 들었다.

금감원은 또 은행 내부통제에 관한 감독을 보다 체계적이고 정교하게 수행하기 위해 경영실태평가 등 감독 제도도 개편할 계획이다. 현재 은행의 경영실태평가 항목은 자본적정성, 자산건전성, 경영관리, 수익성, 유동성, 리스크 관리 등 크게 6가지로 이뤄져있다. ‘경영관리’ 부분의 하위 항목으로 들어가 있는 내부통제에 대한 평가비중을 기존 5.3%에서 10%로 확대하고, 내부통제 혁신방안, 사고예방 장치의 적정성평가 항목 등을 금감원 검사 시 활용하는 체크리스트에 반영하는 등 검사 매뉴얼을 개편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은행 임직원의 횡령사고가 지속되는 것은 일부 임직원의 준법의식 취약도 원인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은행 내부통제가 실효성 있게 작동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라며 “매 분기마다 내부통제 혁신방안의 세부 이행 현황을 점검해 미흡한 사항에 대해서는 신속히 보완토록 조치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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