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인 척’ 직원이 댓글 달아 광고한 해커스, 과징금 7.8억 폭탄 맞는다

직원 가족·지인 명의 복수 아이디로 ‘댓글 작성’
공정위 “강의·교재 관련 소비자의 합리적 의사결정 방해”

지난 6월 28일 서울 동작구 해커스 공무원학원 앞에 배너광고가 설치돼 있다. /뉴스1

공정거래위원회는 영어 교육학원 해커스의 기만적인 광고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7억80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온라인 카페를 운영하면서 상업적인 광고에 해당하는 직원의 게시글·댓글들을 일반 수험생의 글인 것처럼 게시한 경우를 제재한 최초 사례다.

해커스는 토익캠프 등 16개 온라인 카페를 운영하며 카페 메인화면·작성자 닉네임·게시글 등에 해커스와의 관련성을 누락한 채 자신의 강의·교재 등을 추천·홍보하는 채널로 활용했다. 공정위는 해커스가 카페 메인화면, 작성자 닉네임, 게시글 등에 해커스 관련성을 기재하지 않아 카페 가입자인 일반 수험생들은 해당 카페의 해커스 추천 게시글과 댓글들이 직원이 작성한 글이 아닌 일반 수험생이 작성한 것으로 인식했다고 봤다.

실제 해커스는 직원들의 관리자 아이디와 개인 아이디를 활용해 마치 일반 수험생인 것처럼 해커스 강의·강사·교재 등에 대한 홍보 게시글 및 추천 댓글, 수강 후기, 해커스 이벤트 게시글 등을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해커스는 수험 수기 등의 게시글에 브랜드 홍보와 강사의 장점을 자연스럽게 녹여 작성하도록 교육한 것으로 조사됐다. 직원들이 작성한 게시글이 상업적 광고가 아닌 일반 수험생들의 해커스에 대한 평판 혹은 추천인 것처럼 보이도록 관리했다.

또 해커스는 해당 카페가 포털 검색 시 상위 노출될 수 있도록 관리자 외에 직원의 가족, 지인 명의 등 복수의 아이디를 만들어 정보성·홍보성 게시글과 일반 수험생 글에 댓글을 작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정위는 이 같은 광고행위가 기만적 광고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해커스가 카페 메인화면, 작성자 닉네임, 게시글 등에 자신과의 관련성 등 중요한 사실을 은폐·누락해 소비자들이 일반 수험생의 개인적 경험으로 작성된 것으로 오인하거나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다고 본 것이다. 강의·교재 등과 관련된 소비자들의 합리적 의사결정을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주요 온라인 교육업체가 기만광고를 통해 소비자를 속여온 행위를 적발해 제재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라며 “국민 생활과 밀접한 온라인 광고시장의 부당한 광고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위법 사항 적발 시 엄중히 제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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