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가계대출 4.9조↑, 증가폭 꺾였지만…"영업일 축소 등 일시 요인"
은행 가계대출, 6개월 만에 증가폭 축소
"추석 연휴 일시적 요인…10월 확대 가능성"
금융당국 대출 관리·강화 조치는 변수
기업대출 11.3조↑…11개월래 최대폭 증가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은행 가계대출이 지난달 5조원 가까이 늘어나며 여섯 달째 증가했다. 가계대출 증가폭은 줄어 확대 흐름이 꺾인 것으로 보이지만, 추석 연휴로 인한 영업일 축소 등 일시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해석됐다. 한국은행은 10월엔 가계대출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고 예상하면서, 일반형 특례보금자리론 공급 중단 등 금융당국의 대출 관리·강화 조치가 가계대출 증가세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은행 기업대출은 11개월래 최대 규모로 늘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은행들의 대출 확대 노력에 따른 은행 자금조달이 선호된 데다 기업들의 추석 자금 수요, 월말 휴일에 따른 대출상환 이연 등 계절적 요인이 가세한 영향이다.
한은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인 것은 추석 연휴 등 계절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윤옥자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은행 가계대출이 줄어들긴 했는데, 대부분 기타대출 쪽에서 줄었고 계절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택담보대출이 가계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주담대는 6조1000억원 늘어 7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증가폭은 지난 8월(7조원) 대비 감소했다. 추석 연휴로 인한 영업일 감소, 금융권 대출 취급조건 강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기타대출은 1조3000억원 줄어들어 2021년 12월부터 시작된 감소세가 이어졌다. 기본적으로 고금리 영향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명절 상여금 유입과 부실채권 매·상각 등 계절적 요인으로 감소폭이 8월(-1000억원)보다 확대됐다.
한은은 일단 10월부터 가계대출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윤 차장은 “10월엔 지난달 가계대출 둔화 요인으로 작용했던 기타대출 부분이 해소돼 증가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가을 이사철 효과가 나타날 수 있고, 주택거래량이 7월(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3만4000호)에 비해 8월(3만7000호)에 다소 증가한 부분이 시차를 두고 주담대 실행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통상 가계대출 증가규모는 9월에 비해 10~11월 확대됐다가 12월 계절적 비수기, 상여금 유입 등으로 다시 축소됐던 패턴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다만 금융 당국의 대출 규제 조치는 변수로 꼽혔다. 윤 차장은 “금융당국의 50년만기 주담대 제한, 일반형 특례보금자리론 금리인상 및 공급중단 조치는 통상 주택계약 체결(대출신청) 후 대출 실행까지의 시차를 고려할 때 9월보다는 10월 이후부터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이같은 당국의 대출 관리·강화 조치가 가계대출 증가세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기에 어느 정도 가계대출 늘어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은행 기업대출은 11조3000억원 늘어 9개월째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10월(13조7000억원) 이후 증가 규모가 가장 컸다. 대기업 대출은 기업 자금수요가 이어지면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4조9000억원 증가했다. 중소기업 대출은 은행의 기업금융 확대 노력, 기업 추석 자금 수요, 추석 연휴에 따른 일부 결제성자금대출 상환 이연 등 영향으로 6조4000억원 늘었다. 개인사업자 대출도 8000억원 증가했다.
기업어음(CP) 및 단기사채는 한국전력공사, 가스공사 등 공기업을 중심으로 2조원 순발행됐다. 지난 1월(6조9000억원) 이후 최대 순발행 규모로 한 달 만의 순발행 전환이다. 회사채는 은행대출 등 대체 조달수단 사용 등 영향으로 8000억원 순상환됐다. 여섯 달째 순상환이다.
은행 수신은 지난달 27조1000억원 들어오며 두 달째 늘었다. 수시입출식예금은 분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법인자금 유입, 월말 연휴에 따른 법인세 납부 이연 등으로 23조1000억원 증가했다. 8월(1조1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크게 확대됐다. 정기예금은 3조7000억원 줄며 다섯 달 만에 감소 전환했다. 가계자금 순유입이 지속됐으나, 만기도래한 법인자금이 일부 인출된 영향이 컸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1000억원 유입되며 넉 달째 증가세를 보였다. 채권형 및 기타펀드로 각각 2조8000억원, 6조1000억원 들어온 영향이다. 반면 머니마켓펀드(MMF)는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비율 제고를 위한 자금 인출 등 영향으로 7조9000억원 빠져나갔다. 두 달째 감소세다.
하상렬 (lowhig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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