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은행 횡령 사고 원인은 내부통제 미작동"

은행 자체 점검 시행…"대부분 은행서 미흡 발견"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금융감독원이 은행권의 잇따른 거액 금융사고 원인을 내부통제 미작동으로 판단했다. 내부통제 점검 결과 여러 은행에서 미흡한 사항이 드러났다.

12일 금융감독원은 '사고 예방을 위한 은행권 내부통제 점검 결과'에서 "1개월간에 걸친 내부통제 자체 점검결과 내부통제 실제 운영상 여러 가지 미흡한 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전경. [사진=뉴시스]

앞서 은행권은 지난 8월 은행장 간담회 시 금감원이 요청한 대로 사고 예방 대책 및 내부통제 전반에 대해 자체 점검을 실시했다. 은행은 금감원 요청에 따라 △내부통제 혁신 방안 이행 상황 △부동산 PF 자금관리에서의 사고징후 여부 △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 전반의 적정성을 점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부분의 은행에서 미흡한 점들이 발견됐다"며 "미흡한 부분에 대해선 개선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19개 은행과 면담을 통해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도록 했다.

은행들은 주로 장기 근무자 관리 등에서 미흡하단 평가를 받았다. A 은행은 '장기근무 불가피성 및 사고위험 통제 가능성' 심사 등 내규상 장기 근무 승인 체계를 마련했으나, 관련 전산 시스템 구축이 늦어져 승인 절차 시행이 늦어졌다. B 은행은 명령 휴가 시스템상 누락된 대상자가 있었다. C 은행에선 직무 분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D 은행은 내부고발 시 보상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하지 않았다.

금감원은 순환근무 예외 직원에 대해 별도의 사고 예방 통제장치를 마련하도록 했다. 구체적으로 장기근무 직원 관리 비율을 내년 말까지 5%로 축소하고 준법 감시부서 인력은 오는 2025년까지 0.8% 이상 확대한다. 전산시스템과 자금인출 시스템도 강화하기로 했다. 순환근무 적용 배재 직원에 대해선 별도의 사고예방대책을 마련한다.

부동산 PF 점검에선 특이 사항이 발견된 은행은 없었다. 다만 장기 근무자가 있는 사업장 등 내부통제가 취약한 우려가 있는 일부 사업장을 선정해 직접 재점검하고 있다. 금감원은 부동산 PF 대출 업무 부문에서 직무 분리, 사후관리 등 내부통제 절차가 적정하게 작동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추가로 자체 점검하도록 했다.

금감원은 내부통제 전반의 적정성에 대해서도 개선계획을 마련하도록 지시했으며 이행 여부를 확인 점검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은행 임직원의 횡령 사고가 지속되는 것은 일부 임직원의 준법의식 취약도 원인이지만 근본적으로는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은행 내부통제가 실효성 있게 작동하지 못한 데 주로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실시한 은행권의 내부통제 자체 점검은 은행 스스로 미흡한 사항은 선제적으로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