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확전 안된다…美, 이란 겨냥 "조심하라"(종합)
시리아·이라크 주둔 미군 공격 가능성
美, 이란 자금 재동결 등 제재 저울질
[이데일리 김정남 박종화 기자] 미국 정부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인 하마스를 오래 지원했던 이란을 향해 강력 경고하고 나섰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을 틈타 이란이 중동에 주둔한 미군을 공격할 경우 확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란이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미리 알았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한국에 묶여 있는 자금 재동결 등 추가 제재 여부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이란 겨냥해 “조심하라”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유대인 지도자들을 백악관으로 불러 이스라엘을 돕겠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하는 동시에 “이란에 ‘조심하라’고 분명히 전했다”고 밝혔다. 이란이 하마스 혹은 대리 세력을 지원해 이스라엘을 공격하거나 혼란을 틈타 중동 내 미군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경고했다는 뜻이다.
미군은 전임 트럼프 행정부 때부터 시리아에 약 900명을 주둔하고 시리아 내 쿠르드족 민병대인 시리아민주군(SDF)과 함께 이슬람국가(IS) 퇴치 작전을 펼치고 있다. 이라크에도 지난 2021년 군사작전 종료 뒤 약 2500명이 남아 사실상 이라크군 고문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두 나라에 있는 이란 대리 세력 혹은 페르시아만에 있는 이란군이 역내 불안정을 틈타 두 나라에서 작전 중인 미군을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란의 대리 세력의 미군 공격은 지난 수년간 이뤄져 왔던 만큼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 현재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이어서 얼마든지 확전이 이뤄질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방장관 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제3자가 이스라엘과 하마스 분쟁을 더 키우지 않아야 한다”며 “이스라엘의 고통을 이용하거나 분쟁을 확대하려고 생각하는 모든 국가, 조직, 개인은 그렇게 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특정 국가를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정황상 이란을 겨냥한 언급으로 읽힌다. 폴리티코는 “미국 국방부는 이란이 중동 주둔 미군을 공격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美, 대이란 자금 재동결 저울질
미국 정부는 이란이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미리 알았을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대한 작전을 계획 중이라는 것을 이란은 알았을 것 같다”는 익명을 요청한 미국 정부 당국자의 언급을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그 시스템(이란 정부) 내부에서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 대해 최소한 일부는 분명하게 알았거나 계획 단계에서 기여했는지에 대해 미국은 추가 정보를 살펴볼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이란이 하마스에 이스라엘을 공격하라는 지시를 내렸음을 보여주는 정보는 지금은 없다”며 “아직 결론을 내리기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현재 이란과 하마스 공모 가능성을 거론하는 정도일 뿐 그에 대한 명확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증거 없이 이란의 개입을 예단할 경우 갈등이 격화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정부 부문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란의 핵심 지도자들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소식에 놀랐다”고 전했다. 이란이 배후에서 이번 사태를 계획·지원했다는 정황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이란 추가 제재 가능성도 넌지시 띄우고 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이날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 가능성에 대해 “앞서나가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향후 조치에 관해 모든 걸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공화당 외에 민주당 보수파를 중심으로 한국에 묶여 있던 이란 자금 60억달러(약 8조원)의 동결 해제 결정을 되돌려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공화당 소속 팀 스콧 상원의원은 “악에 맞서 이용 가능한 모든 도구, 무기, 제재를 사용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 소속 태미 볼드윈 상원의원은 “미국은 이란 자금 60억달러를 동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미국 정부는 자금 재동결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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