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는 잽도 안된다…'최고 악당' 헤즈볼라 개입하면 큰 전쟁
무기 규모 예측불허…이스라엘 '레드라인' 넘으면 참전 가능성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레바논 남부를 기반으로 한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그동안 이스라엘의 가장 강력한 적으로 꼽혀 왔다.
헤즈볼라는 1982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뿌리를 뽑겠다면서 팔레스타인 난민이 많이 머물고 있던 레바논을 무력 침공하고 남부 지방을 강제 점령하자 이에 대항하기 위해 시아파 무장세력으로 결성됐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시아파 무장정파로, 레바논 정규군보다 강한 무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추정치는 다양하지만 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는 2021년 10월 기준 10만명의 훈련된 전사들을 보유했다고 주장했다.
헤즈볼라는 4만에서 15만기에 이르는 로켓포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웬만한 국가들보다 보유량이 많다. 여기에는 지대공 미사일과 대함 미사일, 수천 개의 대전차 미사일이 포함된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과거 2006년 한달 간 전쟁을 벌인 적이 있다.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를 소탕하기 위해 침공했지만 실패했다. 이스라엘이 군사적으로 패배한 것은 아니지만 이전 아랍에 대한 압도적 승리와 비교해 정치적으로 졌다는 평가가 붙었다.
최근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 국경 지대에서 제한적인 교전을 벌인 가운데 헤즈볼라의 본격적인 개입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충돌이 본격화될 경우, 헤즈볼라의 동맹인 이란과 러시아, 시리아까지 줄줄이 개입하며 중동 전체가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기 때문이다.
◇본격적 개입 가능성은 '글쎄'
헤즈볼라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기습 공격을 감행한 지 하루만인 8일 영유권 분쟁 지역인 셰바농장을 향해 박격포와 로켓으로 공격을 실시했다.
셰바농장은 이스라엘 북부 골란고원과 맞닿은 접경지다. 이스라엘도 포격으로 맞대응했다.
10일에도 이스라엘 북부는 포성으로 시끄러웠다.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 아비빔 지역의 군용차량을 향해 대전차유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이스라엘도 보복에 나서면서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레바논에서 이스라엘 북부로 15발에 미사일이 발사됐다며 이에 대응해 이스라엘 탱크가 레바논과의 국경에 위치한 헤즈볼라 초소 두 곳을 포격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곳의 충돌은 소규모에 그치고 있다. 독일 도이체벨레(DW)는 전문가들을 인용, 아직 헤즈볼라의 직접 개입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벨기엘 브뤼셀 소재 싱크탱크(두뇌집단) 국제위기그룹(ICG)의 중동 전문가 하이코 비멘 연구원은 DW 인터뷰에서 "(헤즈볼라의 공격은) 그들이 이스라엘의 즉각적인 보복을 유발하지 않고 존재감을 알리는 방법이었다"며 "그들은 원한다면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을 분명해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비멘 연구원은 "헤즈볼라의 입장은 현재 분명하다"며 "이스라엘이 먼저 공격하거나 레드라인을 넘지 않는 한 이 분쟁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데는 관심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레드라인' 넘으면 헤즈볼라 개입 가능
이스라엘의 보복이 '레드라인'을 넘어설 경우엔 헤즈볼라의 참전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멘 연구원은 이러한 가자지구 주민들의 강제적인 이집트 이주나 하마스의 완전한 파괴 등이 레드라인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봤다.
켈리 페틸로 유럽외교협회(ECFR) 레바논 전문 연구원은 DW 인터뷰에서 "만약 가자지구에 가해지는 폭력의 수준이 지나치게 강해진다면 헤즈볼라에는 레드라인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 조지워싱턴대 국제문제학 교수인 네이선 브라운은 "이스라엘이 적대행위를 시작하지는 않겠지만, 헤즈볼라가 먼저 그런다면 이스라엘이 억지 목적으로 강력하게 대응하면서 확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현 상황에 대해 브라운 교수는 "아직 확전까지 가지는 않았다"며 "가장 유력한 가설은 하마스와 헤즈볼라가 서로를 동맹으로는 보고 있지만 각자의 계산이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장기적인 위험도 있다"며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 하마스, 이란을 하나의 전략적 위협으로 취급하면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헤즈볼라를 하마스보다 훨씬 더 강력한 조직이라고 평가하며 그들이 참전하면 2000년 '2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 저항운동) 이후 가장 큰 전쟁 피해를 보고 있는 이스라엘에 더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헤즈볼라의 무기고에 있는 정밀 타격 미사일이 어느정도나 되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비멘은 "하마스가 지난 주말 5000발의 로켓포를 쐈지만 헤즈볼라는 이미 5년 전에 미사일 15만기를 보유하고 있었다. 지금은 얼마나 갖고 있는지 누가 알겠는가"라고 지적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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