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한가수협회, 국고보조금 부적정 운영 의혹..가수노동조합 "출연료 중 일부 발전 기금으로 리턴"
김연지 기자 2023. 10. 12. 11:39
대한가수노동조합(위원장 김지현) 측이 대한가수협회(회장 이자연)의 약 30억 원대 국고 보조금 사용 적법성을 두고 문제를 제기했다.
대한가수노동조합은 최근 JTBC엔터뉴스팀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대한가수협회가 2022년 초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받은 보조금 예산을 가수들의 행사 출연료로 지급한 다음, 이 출연료 중 일부를 대한가수협회 발전 기금으로 리턴(되받아갔다)해 갔다. 문제는 발전 기금을 낸 게 자발적인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대한가수협회는 2022년 '찾아가는 전국민 희망콘서트' 개최비 7억 원·'낭만콘서트' 개최비 1억 2900만 원·소규모 대중음악공연 활성화 지원 사업 일환으로 22억 9100만 원 등 총 31억 2000만 원을 문화체육관광부로 지급 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힘든 가요계를 지원하고자 이례적으로 예산을 올렸다. 코로나19 이전엔 보조금이 5억~7억 원 선이었다.
사업 수행비로 받은 국고 보조금은 모 방송사 가요 프로그램 및 지역 행사 운영 등에 쓰였다. 이 중 일부 보조금 예산이 가수들의 출연료로 나갔다. 하지만 지급된 출연료 중 일부를 발전 기금으로 대한가수협회가 되받아가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대한가수노동조합 측은 목소리를 높였다. 출연료에 따른 원천징수 영수증을 먼저 떼어간 이후에 발전 기금을 내게 했다는 것을 문제 삼았다.
대한가수노동조합 측은 "대한가수협회가 모 방송사 가요 프로그램 및 지역 행사를 국고 보조금 예산으로 진행하면서 알음알음 꼬리 물기식으로 가수 섭외를 진행했다. 섭외 과정에서 출연할 경우 발전 기금을 안내면 안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실제로 몇몇 가수들에게 확인해보니 '발전 기금을 내야 된다고 해서 내야 되는 줄 알았다'고 하더라. 그런데 발전 기금을 처음부터 받을 생각이었으면, 발전 기금을 내고 나서 실제로 가수들의 주머니에 들어오는 순 출연료에 대해서만 3.3% 원천징수세액을 떼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250만 원의 출연료를 받은 가수의 경우, 출연료 250만 원에 해당되는 원천징수를 뗀 뒤 발전 기금을 그 이후에 내게 했다. 발전 기금을 50만 원에서 많게는 100만 원까지 낸 가수도 있다. 무명 가수는 한 푼이 아쉽다"며 "가수들에게 출연료로 나가야 하는 예산이 있어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방식 자체가 잘못 됐다. 코로나 시기 돈 한 푼이 아쉬운 무명 가수들을 대상으로 꼭 그렇게 해야만 했는지 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런 대한가수협회의 악습과 관례는 없어져야 마땅하다. 발전 기금을 내야 대한가수협회가 다음 번에도 섭외를 해주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어쩔 수 없이 힘 없는 무명 가수들이 관례를 따른 분위기"라면서 "이와 관련 피해를 본 가수들은 협회에 문제 삼으면 다음엔 섭외에서 제외될까봐 목소리도 못 낸다. 가수들의 권익을 지키고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 바로 잡아야 할 부분이다. 그렇게 받아간 발전 기금을 어떻게 사용했는지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자연 대한가수협회 회장은 JTBC엔터뉴스팀에 "사실하고 전혀 관계 없는 이야기다. 나랑 통화할 일이 아니다. 궁금하면 문체부에 물어봐라"라며 말을 아꼈다.
대한가수노동조합 측은 그동안 대한가수협회 국고 보조금 사용을 투명하게 밝혀내기 위해 관련된 내용으로 문화체육관광부에 2023년 세 차례에 걸쳐 진정서를 내고, 대한가수협회 운영의 투명성을 위해 노력해왔다. 같은 해 공개 질의서도 한 차례 제출했다. 또한 대한가수협회 국고 보조금 불법·편법 사용에 따른 철저한 감사 및 후속 조치 요청을 위해 2023년 감사원에도 청원서를 냈다. 이 과정에서 대한가수협회는 국고 보조금 사용과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은 것으로 JTBC엔터뉴스팀 취재 결과 확인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측은 "대한가수협회 운영 및 보조 사업 운영 부적정에 관한 진정서를 제기 받은 이후 진정인(김지현 위원장)에 대한 수차례 민원 회신·진정인 면답 및 회계 검증을 수행했다"고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회계 검증 조사 결과 수의 계약 등 국고 보조금 관리 지침과 다른 내용이 지적돼 주의 조치를 했다. 회계 외 사항에 대해서는 소명 후 면담 등을 계획 중"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국고 보조금 관리 지침과 다른 내용이 무엇인지,어떤 부분을 지적 받았는지에 추가 질문에 대해서는 끝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김지현 대한가수노동조합 위원장은 "가수 이자연이 대한가수협회 회장이 된 후 회장 임기를 3년에서 4년으로 정관을 바꿨다. 앞으로 임기가 2년이나 남았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의혹이 있거나 문제가 있는 점을 지금이라도 바로 잡아야한다. 힘 없는 무명 가수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야 된다고 생각했다. 또 국민들의 소중한 세금은 제대로 쓰여야하지 않나. 집행 역시 투명하고 공정해야한다"면서 "남진, 태진아, 송대관 회장 시절에 없었던 문제들이다. 더 늦기 전에 바로 잡아서 무명 가수들이 더이상 불이익을 받지 않았으면 좋겠고, 대한가수협회가 투명하게 바로 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한가수협회 소속 가수들이 출연료를 받고 낸 발전 기금의 사용처를 묻는 질문에 이자연 회장은 "안냈다"라고 처음엔 말을 하다가 이내 곧 "일부 5만원~10만원 냈는지 모르겠는데 기분 나쁘면 다 돌려준다고 했다. 협회의 발전을 위해 쓴다. 나한테 묻지 마라"라고 말하며 더 이상의 답변을 하지 않았다.
김연지 엔터뉴스팀 기자, 박상후 엔터뉴스팀 기자 kim.yeonji@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대한가수노동조합은 최근 JTBC엔터뉴스팀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대한가수협회가 2022년 초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받은 보조금 예산을 가수들의 행사 출연료로 지급한 다음, 이 출연료 중 일부를 대한가수협회 발전 기금으로 리턴(되받아갔다)해 갔다. 문제는 발전 기금을 낸 게 자발적인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대한가수협회는 2022년 '찾아가는 전국민 희망콘서트' 개최비 7억 원·'낭만콘서트' 개최비 1억 2900만 원·소규모 대중음악공연 활성화 지원 사업 일환으로 22억 9100만 원 등 총 31억 2000만 원을 문화체육관광부로 지급 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힘든 가요계를 지원하고자 이례적으로 예산을 올렸다. 코로나19 이전엔 보조금이 5억~7억 원 선이었다.
사업 수행비로 받은 국고 보조금은 모 방송사 가요 프로그램 및 지역 행사 운영 등에 쓰였다. 이 중 일부 보조금 예산이 가수들의 출연료로 나갔다. 하지만 지급된 출연료 중 일부를 발전 기금으로 대한가수협회가 되받아가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대한가수노동조합 측은 목소리를 높였다. 출연료에 따른 원천징수 영수증을 먼저 떼어간 이후에 발전 기금을 내게 했다는 것을 문제 삼았다.
대한가수노동조합 측은 "대한가수협회가 모 방송사 가요 프로그램 및 지역 행사를 국고 보조금 예산으로 진행하면서 알음알음 꼬리 물기식으로 가수 섭외를 진행했다. 섭외 과정에서 출연할 경우 발전 기금을 안내면 안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실제로 몇몇 가수들에게 확인해보니 '발전 기금을 내야 된다고 해서 내야 되는 줄 알았다'고 하더라. 그런데 발전 기금을 처음부터 받을 생각이었으면, 발전 기금을 내고 나서 실제로 가수들의 주머니에 들어오는 순 출연료에 대해서만 3.3% 원천징수세액을 떼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250만 원의 출연료를 받은 가수의 경우, 출연료 250만 원에 해당되는 원천징수를 뗀 뒤 발전 기금을 그 이후에 내게 했다. 발전 기금을 50만 원에서 많게는 100만 원까지 낸 가수도 있다. 무명 가수는 한 푼이 아쉽다"며 "가수들에게 출연료로 나가야 하는 예산이 있어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방식 자체가 잘못 됐다. 코로나 시기 돈 한 푼이 아쉬운 무명 가수들을 대상으로 꼭 그렇게 해야만 했는지 묻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런 대한가수협회의 악습과 관례는 없어져야 마땅하다. 발전 기금을 내야 대한가수협회가 다음 번에도 섭외를 해주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 어쩔 수 없이 힘 없는 무명 가수들이 관례를 따른 분위기"라면서 "이와 관련 피해를 본 가수들은 협회에 문제 삼으면 다음엔 섭외에서 제외될까봐 목소리도 못 낸다. 가수들의 권익을 지키고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 바로 잡아야 할 부분이다. 그렇게 받아간 발전 기금을 어떻게 사용했는지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자연 대한가수협회 회장은 JTBC엔터뉴스팀에 "사실하고 전혀 관계 없는 이야기다. 나랑 통화할 일이 아니다. 궁금하면 문체부에 물어봐라"라며 말을 아꼈다.
대한가수노동조합 측은 그동안 대한가수협회 국고 보조금 사용을 투명하게 밝혀내기 위해 관련된 내용으로 문화체육관광부에 2023년 세 차례에 걸쳐 진정서를 내고, 대한가수협회 운영의 투명성을 위해 노력해왔다. 같은 해 공개 질의서도 한 차례 제출했다. 또한 대한가수협회 국고 보조금 불법·편법 사용에 따른 철저한 감사 및 후속 조치 요청을 위해 2023년 감사원에도 청원서를 냈다. 이 과정에서 대한가수협회는 국고 보조금 사용과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은 것으로 JTBC엔터뉴스팀 취재 결과 확인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측은 "대한가수협회 운영 및 보조 사업 운영 부적정에 관한 진정서를 제기 받은 이후 진정인(김지현 위원장)에 대한 수차례 민원 회신·진정인 면답 및 회계 검증을 수행했다"고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회계 검증 조사 결과 수의 계약 등 국고 보조금 관리 지침과 다른 내용이 지적돼 주의 조치를 했다. 회계 외 사항에 대해서는 소명 후 면담 등을 계획 중"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국고 보조금 관리 지침과 다른 내용이 무엇인지,어떤 부분을 지적 받았는지에 추가 질문에 대해서는 끝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김지현 대한가수노동조합 위원장은 "가수 이자연이 대한가수협회 회장이 된 후 회장 임기를 3년에서 4년으로 정관을 바꿨다. 앞으로 임기가 2년이나 남았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의혹이 있거나 문제가 있는 점을 지금이라도 바로 잡아야한다. 힘 없는 무명 가수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야 된다고 생각했다. 또 국민들의 소중한 세금은 제대로 쓰여야하지 않나. 집행 역시 투명하고 공정해야한다"면서 "남진, 태진아, 송대관 회장 시절에 없었던 문제들이다. 더 늦기 전에 바로 잡아서 무명 가수들이 더이상 불이익을 받지 않았으면 좋겠고, 대한가수협회가 투명하게 바로 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한가수협회 소속 가수들이 출연료를 받고 낸 발전 기금의 사용처를 묻는 질문에 이자연 회장은 "안냈다"라고 처음엔 말을 하다가 이내 곧 "일부 5만원~10만원 냈는지 모르겠는데 기분 나쁘면 다 돌려준다고 했다. 협회의 발전을 위해 쓴다. 나한테 묻지 마라"라고 말하며 더 이상의 답변을 하지 않았다.
김연지 엔터뉴스팀 기자, 박상후 엔터뉴스팀 기자 kim.yeonji@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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