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세 카터의 마지막 여행[오후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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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제39대 대통령 지미 카터(99)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으로 갈린다.
카터의 치적은 외면당했지만, 실제로는 동유럽 민주화·인권 운동 지원으로 미국 외교에 영혼을 불어넣은 지도자란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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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제39대 대통령 지미 카터(99)에 대한 평가는 극단적으로 갈린다. 우리나라에서는 ‘인권외교만 앞세운 채 주한미군을 철수하려 했던 몽상적 지도자’란 보수파의 비판과 ‘북핵 협상을 이끌어 낸 평화의 전도사’라는 진보파의 추앙이 맞선다. 미국에선 “군사적으로 유약하고 외교적으로 무능한 인권주의자”라는 보수파의 비판에 진보파가 침묵으로 동조하면서 카터는 ‘역사적 고아’가 됐다. 카터가 집권한 1970년대 후반은 유가 폭등과 이란인질 사태 등으로 어둡고 혼란스러운 시대였다. 그는 1980년 대선에서 패배해 단임 대통령이란 불명예도 안았다.
카터는 대통령 퇴임 후 카터센터를 설립, 개발도상국 선거 감시 운동 및 해비타트 캠페인을 벌이며 진가를 발휘했다. 독실한 기독교인으로서 매주 교회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가난한 이들을 도우며 보통 미국인들의 마음을 얻었다. “현직 때보다 퇴임 후 빛을 발한 지도자” “가장 성공적인 전직 대통령”이란 평가가 나온 배경이다. 카터에 대한 재평가 움직임은 지난 2월 그가 피부암 연명치료 대신 호스피스 돌봄을 시작한다고 발표한 뒤부터 본격화했다. 파이낸셜타임스 수석 칼럼니스트 에드워드 루스는 지난 2월 23일자 칼럼 ‘카터에 대한 역사 평가는 잘못됐다’에서 “카터는 네빌 체임벌린, 로널드 레이건은 윈스턴 처칠로 묘사되지만, 정치적 기억과 현실은 종종 어긋난다”면서 “미국의 왜곡된 기억은 우파의 레이건 추앙과 좌파의 카터 경멸에 따른 탓”이라고 했다. 카터의 치적은 외면당했지만, 실제로는 동유럽 민주화·인권 운동 지원으로 미국 외교에 영혼을 불어넣은 지도자란 평가다.
카터에 대한 대중적 관심은 최근 들어 더 호의적으로 변하는 기류다. 호스피스 생활을 8개월째 이어가는 카터가 지난 9월 말 99세 생일을 맞자 조 바이든 대통령은 “그가 이룩한 바의 절반만 따라잡아도 좋겠다”는 영상 메시지로, 카터가 실천한 관용과 베풂의 리더십을 기렸다. 타라 소넨샤인 전 국무부 공공외교 담당 차관은 더 힐에 쓴 칼럼에서 “카터는 기후변화 위기 대응책을 마련한 첫 대통령”이라면서 카터의 유산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삶의 마지막 여행을 준비하는 카터가 생전에 그의 시대에 대한 명예회복이 이뤄지는 것을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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