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 유튜버 기내 규정 위반 논란…"지긋지긋"vs"허위사실"

애견 인플루언서 A씨 항공기내 규정 위반 논란
A씨 "응급상황인데 강아지 가방에 넣으라 다그쳐"
한 승무원이 저격글 올려 "기내에선 사람이 1순위"
작성자 "전부터 비행 중 강아지 꺼내놓는 등 말 많아"
A씨 "함부로 강아지 꺼내거나 규정 어긴적 없어" 반박

[서울=뉴시스]권세림 리포터 = 유명 애견 인플루언서의 지속적인 기내 규정 위반으로 인해 고충을 겪었다는 항공사 승무원의 주장이 제기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1일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개플루언서(개+인플루언서)들때문에 너무 지긋지긋하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항공사에 재직 중인 승무원이라는 글 작성자는 "비행기는 이동 수단 중 규정이 가장 엄격하고, 비행기 내에서는 무조건 사람이 1순위"라고 말문을 열었다.

게시글에 따르면 최근 한 애견 유튜버는 일본에서 반려견의 수술을 마치고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승무원과 갈등을 빚었다. 반려견이 기절하자 응급 처치를 위해 케이지에서 꺼내려는데 승무원이 이를 제지했다는 것이다. 이 유튜버가 '응급상황을 겪은 강아지를 빨리 케이지에 넣으라고 한 것이 야속했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아쉬움을 표현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작성자는 "사람들은 승무원이 승객들에게 전부 양해를 구하고 강아지를 유도리 있게 안고 갔어야 한다고, 항공사와 승무원에게 항의해야 한다고 난리가 났다"며 "승무원이 대체 뭐라고 승객들에게 양해를 구해야 하며, 알레르기가 있는 승객이 나올 경우 항공사는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하냐"고 답답해했다.

더불어 "해당 개플루언서는 이번 응급상황 외에도 우리 항공사를 자주 이용하는 데 장애인 보조견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케이지를 열어 밥과 간식을 주고, 강아지를 꺼내놓는 등 전부터 말이 많은 사람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해당 인플루언서가) 관련 업계에서는 매우 인지도가 높고 유명한 사람인데 평소에도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으로 비행에서 강아지를 꺼내고 간식을 주는 영상 사진을 올리며 그걸 본 승객들이 '왜 OO는 그랬는데 자기 개는 안 되냐'고 난리"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항공사들은 '반려동물을 운송 용기 밖으로 꺼내는 것은 엄격히 금지되며, 운송 용기를 좌석 위 또는 무릎 위 등 다른 장소에 올려놓는 것도 금지된다.'는 내용의 기내 규정을 두고 있다.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개플루언서(개+인플루언서)들때문에 너무 지긋지긋하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사진=블라인드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작성자는 해당 인플루언서가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으나, 지난 10일 최근 일본에서 반려견 수술을 마치고 돌아온 유명 애견 인플루언서 A씨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건에 관한 글을 게재하며 당사자임이 알려졌다.

A씨는 비판글을 작성한 승무원 측과 상반된 주장을 내놓고 있다.

A씨는 "(반려견이) 비행기에서 죽을 고비를 또 한 번 넘기고 집으로 돌아왔다"면서 "(반려견의) 비명을 듣고 가방을 봤더니 고개를 푹 숙인 상태로 엎드려 있더라. 이름을 부르며 흔들어도 고개를 들지 않았다. 너무 놀라서 가방 문을 열고 보니 이미 의식이 없는 채로 가방 속에 코를 박고 늘어져 있었다"며 반려견을 꺼내 흔들고 마사지해 의식을 찾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 승무원분이 오셔서 빨리 가방 속에 넣으라고 주의를 줬다"며 "일본에서 심장 수술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인데 좀 전에 쇼크가 왔고 죽을뻔한 위급 상황이었다고 말씀드렸지만 빨리 가방 속에 넣고 닫으라고 재차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규정을 안 지키려는 사람도 많이 겪었을 테고 그분은 매뉴얼대로 자기 일을 한 것을 머리로는 알지만, 반려견이 방금 죽을뻔한 상황이었고, 저 역시 어렵게 살린 아이 집에 가다 잘못되는 줄 알고 놀란 가슴 진정이 안 된 상황에서 주변에 피해주지 말고 빨리 넣으라는 다그침 을 들으며 소변으로 다 젖어있는 가방 속에 넣어야 하는 게 서럽고 야속했다"고 하소연했다.

해당 글이 논란이 되자 A씨는 "제가 전부터 규정 안 지키기로 해당 항공사에서 유명했고 이번에도 규정을 어기고 개인 인스타에 감성팔이를 하고 있다고 쓰셨다. 그러나 이번에 달리가 응급상황이 와서 꺼낸 것을 제외하고 단언컨대 지금껏 규정 어겨서 주의받거나 함부로 꺼낸 적이 없다. 누구보다 조심했다"며 반박했다.

이어 "응급상황 후여도 다시 가방 안에 넣을 수밖에 없는 것은 저도 잘 알고 있다. 다만 저도 놀랐고 서비스받아야 하는 승객인데 지금 왜 꺼낼 수밖에 없었는지 사정을 설명하고 있어도 얘기 들으려 하지 않고 말 끊고 가방 안에 넣으라고 하시라는 부분이 속상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예전 제 유튜브에 비행 중에 가방 열고 밥이랑 간식 주는 모습 영상 있다고 하셨는데 10시간 넘는 긴 비행 중이었고 해당 영상은 처음 유튜브 올릴 때 업로드 전에 항공사에 공유해 드리고 허락받았던 영상"이라며 "편도 20만원 적지 않은 요금을 내고 탄 생명임에도 죽을뻔했던 상황에 위로나 공감받지 못했던 대응이 속상했던 것인데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이 적절치 않았나 보다. 제가 경솔했으니 서로 비난도 그만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논란은 이어졌다. A씨가 유튜브에 올린 영상 중 반려견과 함께 해외를 여행하며 기내에서 음식을 주거나 안고 돌아다니는 모습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A씨는 추가로 "지금은 없어졌지만, 미주행에 한해 ESA 제도가 있어서 불안증이나 우울증이 있는 사람이 반려동물과 함께하면 안정된다는 소견서가 있으면 케이지에 넣지 않고 기내에 함께 탑승할 수 있다"며 "저희도 ESA 소견서를 받았고 항공사에 미리 서류를 제출하고 탑승했고, 공식적으로 꺼내두고 탑승해도 문제가 되지 않지만 주변 승객이 있거나 폐쇄 공간이 아닐 땐 굳이 꺼내지 않고 그냥 케이지 안에 뒀다"고 해명했다.

그는 "규정을 어겼다고 지적받은 적도 없고 지시에 따르지 않고 함부로 꺼낸 적이 없다"며 "익명 커뮤니티에서 항공사 닉네임을 달고 제가 매번 말 안 듣고 꺼내두던 진상 승객이라고 재차 허위 사실을 올리시는지 참 이해되질 않는다. 저도 더 주의하겠고 그렇다고 허위 사실로 명예훼손 하는 것은 범죄"라고 호소했다.

A씨의 반박으로 논란이 확대되자 블라인드 게시물 작성자도 추가적인 지적에 나섰다.

작성자는 "(견주)본인이 직접 유튜브에 강아지 꺼낸 영상이 가득한데 대체 무엇이 허위 글이냐. 차갑게 말씀? 대체 어떻게 따뜻하게 말해야 하나. 1분1초라도 빨리 넣게 하는 게 저희 규정이다. 강아지가 놀라서 다른 승객을 물거나 알레르기 승객이 발생하면 책임지실 거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당신은 우리 회사에서 개진상 맞으니까 다시는 안 탔으면 좋겠다. 회사에 '강아지 꺼내고 밥과 간식 주는 영상을 유튜브에 게시해도 되나요?'라고 정말 허락받으셨나. 아니면 '강아지 동반 승객인데 유튜브 개시해도 되나요?'라고 하셨나. 정말 뻔뻔해서 말이 안 나온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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