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기업 이끌 디지털 인재는 ‘창의성’에서” [헤럴드 기업포럼 2023]
20세기의 틀로 21세기 사는 오늘
새로운 사회 시스템 디자인 필요
기업도 틀 깨고 혁신적 변화해야
“이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상상력과 네트워킹하는 능력입니다. 문명사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데 기업도, 대학도, 정부도 20세기의 틀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죠. 이를 깨뜨리고 21세기 디지털 신문명에 맞는 새로운 사회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염재호 태재대 총장은 1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헤럴드 기업포럼 2023’에서 “21세기는 디지털 혁명에 의해 새로운 인류 문명이 전개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염 총장은 문명사의 대전환을 맞이한 요즘을 ‘뷰카(VUCA)의 시대’라고 규정했다. 사회가 ‘급변하고(volatile) 불확실하고(uncertain) 복잡하고(complex) 모호한(ambiguous) 상태’라는 의미다. 그는 “우리가 사는 세상은 빠르게 바뀌고 있는데 여전히 20세기 사회적 DNA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면서 “뷰카의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정답이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문명사적 패러다임 변화는 100년마다 나타났고 디지털 시대에 인류의 문명사는 또 한 번 거대하게 바뀔 것”이라며 “지금이 딱 바뀌는 시점이기 때문에 완전히 새로운 것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실제 산업계를 봐도 변화는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제조업 중심의 전통적인 산업에서 IT(정보기술)와 AI(인공지능) 중심으로 산업구조가 변모하며 플랫폼 비즈니스, 회원제 구독 비즈니스, 원격 온라인 비즈니스와 같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형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SK㈜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기도 한 염 총장은 “인류의 삶이 디지털화하면서 생산, 유통, 일자리, 일의 방식 등이 획기적으로 변화하며 비즈니스 모형도 달라졌다”고 언급했다.
염 총장은 LG전자의 리모컨을 예시로 들었다. 그는 “LG전자가 코로나19 당시 2500만대의 TV를 팔았는데 그만큼 돈을 많이 번 게 리모컨”이라며 “리모컨의 제조 단가는 99센트인데 넷플릭스, 유튜브, 아마존 등의 버튼을 심어주는데 1달러씩 받는다. 4개 플랫폼만 연결해도 2500만대 판매에 1억달러를 버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돈을 벌고 있는데 그 핵심이 네트워크에서 출발했다고 염 총장은 덧붙였다. 실제 새로운 산업 시스템의 등장은 기존 제조업 기반 노동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염 총장은 “20세기 분업화를 통한 전문화의 영역은 디지털 신문명에 의해 컴퓨터나 로봇을 활용한 자동화를 통해 더욱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인 중심의 일처리보다는 협업이 더욱 필요하고 단순 반복적으로 정교하게 일을 처리하기보다는 문제해결형 창의적 일처리가 더욱 중요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결국 미래의 기업을 이끌 디지털 인재는 창의적인 사고에서 출발한다고 염 총장은 봤다. 말이나 글로 표현할 수 있는 형식지보다는 학습과 경험을 통해 개인에게 체화해 있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지식, 즉 암묵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19대 고려대 총장을 지내기도 한 염 총장은 오늘날의 대학이 21세기 새로운 사회 시스템 디자인에 걸맞은 인재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금 대학에서 가르치는 내용은 사실 전공이라고 얘기하기 굉장히 어렵다”면서 “이제는 전공보다는 교양적인 지식과 지식을 만들어내는 근육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형식적인 지식은 스마트폰만 찾아보면 다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염 총장의 진두지휘하에 올해 8월 첫발을 내디딘 태재대도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한국의 미네르바 대학’으로 불리는 태재대는 한샘 창업주인 조창걸 명예회장이 사재 3000억원을 출연해 설립한 국내 최초의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대학이다. 기존 대학과 달리 20명 미만 소규모 수업을 운영하며 학생은 서울과 도쿄, 뉴욕, 홍콩, 모스크바 등 5개 도시 내 글로벌 캠퍼스를 돌며 온라인 수업을 듣고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염 총장은 “학부 전공만으로 전문가 대접을 받는 시기는 끝났다”면서 “이제 전공교육은 대학원 과정에서 심화학습을 통해 익히도록 하고 학부에서는 분석적으로 사고하고 창의적으로 발상하는 지혜를 키워주는 역량교육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새로운 인재육성 패러다임의 하나로 협업도 강조했다. 염 총장은 “미래의 기업에는 사회 변화에 대해 포용력, 즉 레질리언스(회복탄력성)가 중요하다”면서 “과거 관료제적 사회에서는 혼자 일했지만 지금은 협업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상대를 수용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염 총장은 “태재대가 완전히 혁신적으로 대학의 틀을 바꾸려고 하고 있는데 이런 접근이 기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업도 20세기의 틀을 깨고 새로운 시스템을 디자인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은희 기자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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