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공격에 놀랐다는 이란, 韓서 풀린 60억달러 재동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분쟁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 의사를 거듭 밝히며 이란 등 외부 세력을 향해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미국 정부는 한국 내에 동결됐다가 풀린 이란의 원유 수출대금 60억달러(약 8조원)를 다시 동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란의 이번 사태 개입 정도는 불확실한데, 하마스의 공격에 이란도 놀랐다는 첩보도 전해졌다.
로이터는 이날 발언을 두고 미군의 슈퍼 핵 항모 전진 배치와 전투기 투입이 이란의 개입에 따른 확전을 염두에 둔 것임을 처음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미국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충돌이 이란이나 레바논 무장 정파인 헤즈볼라의 참전 등을 통해 중동 확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일각선 이란이 이번 공격의 배후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란은 오랫동안 하마스와 헤즈볼라에 대량의 무기와 자금을 지원해왔다. 다만 미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이란이 하마스의 공격에 광범위한 의미에서 공모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직접 도움을 줬는지에 대한 증거는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11일 미국 고위 관료를 인용해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 여러 지도자가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놀랐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첩보를 입수한 상태라면서, 이는 이란이 이번 공격에 직접 개입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하마스 공격 계획의 세부 내용을 몰랐을지언정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상대로 공격을 계획 중이라는 정황은 알고 있었을 공산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이날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했다면서 "이스라엘의 안보와 유대인의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약속은 흔들리지 않는다"며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 의사를 강조했다.
다만 그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으로 인한 인도주의적 재앙을 우려한 듯 네타냐후 총리에 "전쟁법을 따를 것을 촉구했다"라고도 덧붙였다. 가자에 대한 전기·수도 공급을 차단하며 봉쇄한 이스라엘은 11일에도 공습을 이어가 이번 전쟁에서 가자지구 내 사망자가 1100명을 넘었다.
하마스 공격 직후 이 자금은 즉각 미국 내 정쟁의 대상이 됐다. 야당인 공화당은 이 돈을 바이든 대통령의 대(對)이란 유화 정책의 대표적 사례로 거론하면서 이런 태도가 하마스의 공격을 불렀다며 공세에 나섰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11일 "이란에서 중동 전역의 테러리스트들에게 자원, 훈련, 무기가 전달되는 경로는 매우 명확하다"며 이란 자금 동결 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민주당에서도 하마스 공격에서 이란의 관련성이 확실해질 때까지 자금을 동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재동결 옵션이 열려있음을 시사하면서도 "돈(60억달러)은 한 푼도 손대지 않은 상태다. 카타르에 남아 순수하게 인도주의적 목적으로 사용될 것이다"라고 했다.
블룸버그는 60억달러 자금 처리 문제는 바이든 행정부의 중동 정책이 난항에 빠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짚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과 긴장 고조를 최대한 막으려는 정책을 펼쳐왔지만 자금을 재동결했다간 이란의 반발을 사면서 완전히 반대 결과를 야기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수잔 말로니 연구원은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정책의 최대 실수는 중동의 최대 파괴자인 이란에 대한 유인책을 잘못 인식한 것"이라면서 "비공식적인 이해와 제재 완화가 이란을 진정시키기에 충분할 것이라는 생각은 오산"이라고 지적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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