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현의 정책톡톡] “오늘도 백블 있습니다”...기재부의 100브리핑

최상현 2023. 10. 12.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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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기획재정부 기자실에서는 이렇게 '백브리핑'을 알리는 목소리가 매일같이 울려퍼집니다.

백브리핑은 원래 공식적인 브리핑이 끝난 후에 비공식적으로 이뤄지는 브리핑을 의미합니다.

보통 방대하고 중요한 정책 등을 발표하기 전에 미리 기자단에 내용을 설명하고 질의응답을 받는 시간으로 백브리핑을 이용하곤 합니다.

그런데 기재부는 추석 연휴 이후 4일부터 12일까지 6차례나 백브리핑을 실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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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최근 경제 현안과 관련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00시 00분 백블 있습니다~"

요즘 기획재정부 기자실에서는 이렇게 '백브리핑'을 알리는 목소리가 매일같이 울려퍼집니다.

백브리핑은 원래 공식적인 브리핑이 끝난 후에 비공식적으로 이뤄지는 브리핑을 의미합니다. 전국민에 송출되는 카메라 앞에서는 아무래도 소통에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죠. 그래서 카메라 끄고 약간 솔직함의 강도를 높여서 얘기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겁니다.

이 같은 어원에서 확장돼 '방송으로 송출되지 않는 브리핑'을 대부분 백브리핑이라고 일컫습니다. 보통 방대하고 중요한 정책 등을 발표하기 전에 미리 기자단에 내용을 설명하고 질의응답을 받는 시간으로 백브리핑을 이용하곤 합니다.

그런데 기재부는 추석 연휴 이후 4일부터 12일까지 6차례나 백브리핑을 실시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몇년 만에 재개된 대변인 정례브리핑 2차례까지 합치면 6근무일 동안 8번의 백브리핑을 한 셈입니다. 하루에 한번 이상입니다.

백브리핑을 할만큼 중요한 정책이 많았다기보다는 정책을 더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백브리핑의 문턱을 낮추고 빈도를 높였기 때문입니다. 지난 8월 기재부의 첫 1급 대변인으로 임명된 김성욱 대변인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정책이죠. 김 대변인은 지난 4일 정례브리핑에서 "기자실과 대변인실 관계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고, 접촉면을 늘리자는 생각을 했다"며 "일반적인 경제현안 등에 대해서도 백브리핑을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백브리핑이 급증한 지 2주. 아직까지는 긍정 반응과 부정 반응이 엇갈립니다. "백블을 한다고 해서 나와보니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내용이라 허무하기도 했다"는 기자도 있었고, "빈도가 너무 잦아 힘들다"는 기자도 있었습니다. 반면 "백블이 없었으면 개별적으로 물어봐야 했을텐데, 백블을 통해서 먼저 상세하게 설명해주니 도움이 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백블을 해야하는 주체인 공무원들 의견도 제각각입니다. 한 국장급 공무원은 "외부 의견을 듣고 피드백하는 계기가 생긴다는 점에서 좋은 것 같다"며 "그리고 과장 이상이면 그래도 언론대응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백블에 나섰다가 "이렇게 질문이 많을 줄은 몰랐다"며 진땀을 빼는 공무원도 있었습니다.

다른 부처 대변인실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습니다. 한 중앙부처 홍보담당관은 "실제로 백블을 많이해서 홍보 효과가 높아진다는 게 기재부에서 입증되면 우리 부처도 그런 식으로 가지 않겠냐"면서도 "그래도 1주에 서너번은 너무 많은 것 같다"고 했습니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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