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 패배 충격' 국힘, 윤 대통령에 김행 사퇴 요청하기로

임명 강행시 내년 총선 앞두고 악재로 판단
대통령실 반응 주목…김행 자진사퇴 가능성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등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3.10.12/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이밝음 기자 = 국민의힘 지도부가 대통령실에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요청할 계획이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했는데 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경우 내년 총선에서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한 셈이다.

국민의힘은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후보자 사퇴 권고 의사를 대통령실에 전달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선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는데 김 후보자 사퇴 필요성을 제기하는 의견이 많았다고 한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전에도 선거 결과가 김 후보자 임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분석이 여권에서 나왔었다. 국민의힘이 이번 보궐선거에서 큰 격차로 패배한다면 여당과 윤 대통령도 김 후보자의 임명 강행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배경이다.

실제, 전날 치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선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를 17.15% 포인트(p) 차로 꺾고 승리했다. 15%p 이상의 격차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철규 사무총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이 김 후보자 지명 철회로 가닥을 잡았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 "민심을 잘 받아들인 것"이라며 "민의, 민심을 잘 받아들이는 것이 정치 아니겠느냐"고 했다.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도중 퇴장하면서 야권을 중심으로 거센 비판이 제기됐다. 그간 청문회에선 소수당이 항의 차원에서 퇴장하는 일은 있었지만 후보자가 청문회장을 빠져나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당 지도부가 김 후보자 사퇴를 조만간 권고할 예정이라 관건은 대통령실이 어떻게 반응할지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전 뉴스1과의 통화에서 "정부는 어떠한 선거 결과든지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다만 내부에선 선거 결과가 지나치게 확대해석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일각에선 김 후보자가 윤 대통령과 여당의 부담을 덜기 위해 자진사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goodd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