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號 3년’ 모빌리티 톱티어 향한 쉼 없는 혁신

3년來 영업익 5배·업계 ‘빅3’로
‘퍼스트 무버’ 내실 성장 원동력
로보틱스·AAM 미래 신사업 속도
SDV고도화·中 재도약 등 과제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오는 14일 취임 3주년을 맞는다.

‘정의선 체제’ 전환 이후 완성차 제조 업체를 넘어 로보틱스, 자율주행, 미래항공모빌리티(AAM)를 선도하는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을 향한 변화의 폭이 광범위하다.

업계에서는 ‘자동차 기업 최고경영자(CEO) 이상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은 정 회장의 리더십과 그가 주도한 끊임없는 혁신이 반도체 수급난,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불안정한 대외 경영환경 속에서도 양적·질적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전 세계 시장에서 전년 대비 2.7% 늘어난 684만5000대를 판매,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톱3’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상반기에도 현대차·기아는 세계 시장에서 약 366만대를 판매하며 이 순위를 지켰다.

수익성도 증가세다.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합산 영업이익은 17조529억원이었다. 이는 2020년 4조8478억원의 3.5배를 웃도는 수치다.

올해도 분위기는 밝다. 현대차·기아의 올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6조4667억원으로 토요타와 제너럴모터스(GM)를 제치고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 중 2위에 올랐다. 2분기에는 7조6410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갈아치웠다. 올 상반기 현대차·기아의 합산 영업이익률은 10.9%로 글로벌 완성차 업계 최고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애프앤가이드는 현대차·기아의 올해 연간 매출액이 260조874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예상 영업이익은 26조5796억원이다.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는 성적표를 받는다면 사상 처음으로 ‘매출액 250조원·영업이익 20조원 돌파’라는 대기록을 쓰게 된다. 실적은 정 회장 취임 이후 3년 새 무려 6배 이상 늘어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성장 원동력으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제네시스 등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확대 ▷품질 경쟁력 향상 ▷능동적인 경영환경 대처 등 선택과 집중 전략 및 과감한 체질 개선 노력을 꼽는다.

특히 2015년 당시 부회장이었던 정 회장 주도로 출범한 제네시스는 품질과 디자인 경쟁력 등을 인정받으며 최근 글로벌 누적 판매 100만대를 돌파하는 등 프리미엄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전동화 분야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경쟁 업체를 뛰어넘는 압도적인 성능과 가치로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가 돼야 한다”는 정 회장의 주문 아래 현대차그룹은 2020년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를 개발했다. 이후 이를 기반으로 한 ‘아이오닉5’와 ‘EV6’, ‘아이오닉6’ 등이 ‘세계 올해의 차’, ‘북미 올해의 차’, ‘유럽 올해의 차’ 등 글로벌 3대 올해의 차를 모두 석권하며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퍼스트 무버’ 전략에 힘입어 로보틱스, 자율주행, SDV(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서도 속도를 내고 있다. 로보틱스 분야에서는 이미 현대차그룹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로비틱스랩을 중심으로 4족 보행 로봇 ‘스팟’ 상용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는 올해 말 자율주행 합작사인 ‘모셔널’을 통해 ‘우버’와 함께 라스베이거스에서 아이오닉 5 기반의 무인 로보택시 사업 론칭을 앞두고 있다. 오는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SDV로 전환하고, 2028년에 미국에서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서비스를 시행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다양한 분야에서 끊임없는 혁신을 주도하고 있으나 ▷SDV 고도화 ▷중국 시장 재도약 ▷기업문화 지속 혁신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SDV를 통해 진화된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고, ‘제조’에서 ‘서비스’로 비즈니스 모델을 업그레이드해야 미래 성장을 담보할 수 있다고 판단, 포티투닷을 중심으로 SDV 고도화에 더욱 매진하겠다는 각오다.

먼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최상위권 업체와 격차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시장에서 재도약도 시급하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2017년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 여파 이후 수년째 현지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는 만큼 차별화된 상품성을 갖춘 전기차를 선보여 과거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구상이다.

세계 시장 전반에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기업문화’로 변화의 움직임이 거센 가운데 기업문화 혁신도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기존의 관성을 극복하고 계속 변화하는 능동적인 기업문화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며 “여전히 남은 여러 문제점들을 정 회장과 그룹 경영진이 충분히 파악하고 있는 만큼 과제 극복에 대한 해법을 찾으려는 현대차그룹의 움직임이 분주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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