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윤석열 대통령 패배···자기 과오와 오류 인정하지 않을 것”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크게 진 다음날인 12일 여당 비주류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패배” “내년 총선은 망한 것”이란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당 지도부 사퇴뿐 아니라 대통령실 인적 쇄신까지 필요하다는 요구도 나왔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는) 윤석열 대통령의 패배”라며 “김기현 지도부에 대해서 책임을 물을 생각이 없다. 그들은 권한이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이) 용산(대통령실)과 여당 사이의 수직적인 당정 관계를 포기하고, 당이 새로운 지도부를 만들면 총선 승리의 가망이 있다고 본다”면서도 “이제까지 했던 걸 보면 윤 대통령은 여러 사건에서 절대 책임을 안 지고 자기 과오와 오류를 인정하지 않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거쳐 대선과 지방선거를 걸쳐 쌓아 올린 자산이 오늘로써 완벽하게 리셋(reset)됐다”고 썼다. 그는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는 17.87%포인트라는 21대 총선 강서구 합산 득표율 격차에서 거의 변하지 않았다”면서 “그 중간에 이기는 길을 경험해 봤음에도 그저 사리사욕에 눈이 먼 자들이 그걸 부정해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의 진교훈 당선인에게 17.15%포인트 차이로 졌다.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광양·곡성·구례갑 당협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선거 결과에 대해 “강서구가 원래 국민의힘 험지가 아니고 정부·여당이 서울·수도권 선거를 험지로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천 위원장은 “대통령 지지율을 거의 그대로 따라간 건데 대통령 지지율의 부족한 부분에 플러스 알파 역할을 해 줄 당 지도부가 없었다”면서 “당내 친윤 인사도 지도부가 빨리 물러나지 않으면 불똥이 용산(대통령실)으로 튀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실 비서실장 교체설까지 여의도에서는 구체적으로 돌고 있다”며 대통령실 인적 개편 가능성도 언급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강서구청장 선거 결과는) 대통령 심판이다. 대통령이 안 바뀌면 선거고 뭐고 다 꽝이다”라며 “이념 위주의 국정 운영은 앞으로 바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김기현 대표가 대표직을 유지하려면 다 내려놔야 한다”며 “서울에서 출마해서 정치 승부를 걸어 보든지, 혁신위원회를 꾸려서 다른 사람을 통해 당을 바꾸든지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국민이 국민의힘을 찍는 걸 쪽팔려하는 형국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강서구가 험지여서 어려운 선거였다는 지도부의 입장에 대해 “강서뿐 아니라 서울에서 강남·서초를 뺀 나머지 지역이 다 험지인데, 그러면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에서 다 졌다는 걸 스스로 인정하는 거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과 채상병 사망 사건 외압 의혹 등으로 인해 우리의 도덕적 마지노선까지 무너져 버렸다”며 이번 선거의 패인을 짚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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