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느 별에서 왔을까…NASA “소행성 ‘베누’에서 탄소·물 발견”
“탄소·물 확인”…지구 생태계 기원 연구 전환점
지구에서 수억㎞ 떨어진 태양계 내 소행성 ‘베누’에서 채취한 암석 샘플 속에 생명체가 탄생하는 데 꼭 필요한 물질인 ‘탄소’와 ‘물’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초기 지구에 다수 낙하한 소행성 속 물질에서 생명체가 기원했을 것이란 가설에 더욱 힘이 실릴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11일(현지시간) 우주 탐사선 ‘오시리스-렉스’에서 분리돼 지난달 25일 미 유타주 사막에 떨어진 베누 암석 샘플에 대한 분석 결과를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는 존슨우주센터에서 공개했다.
이날 빌 넬슨 NASA 국장은 “샘플에는 많은 양의 탄소와 물이 포함돼 있었다”며 “베누와 같은 소행성들이 생명체의 기본 요소를 지구에 전달했을 가능성을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NASA 연구진은 지난달 베누 암석 샘플을 습득한 뒤 지상 연구시설에서 약 2주 동안 적외선 관찰과 화학적인 원소 분석 등을 실시했다. 또 X선을 이용한 컴퓨터단층촬영 등을 시행해 암석 샘플의 내부 구조를 들여다봤다. 빌 넬슨 국장은 “탄소와 물은 우리가 찾던 물질”이라고 말했다.
베누에서 탄소와 물이 확인된 이번 분석 결과로 인해 수십억년 전 지구에 다수 떨어진 소행성 속 물질에서 지구 생태계가 기원됐다는 가설에 더욱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베누는 태양계가 처음 생긴 45억년 전 생성돼 당시 특성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우주에는 지구에서와 달리 비나 바람 같은 기상 현상으로 인한 풍화작용이 없다. 베누에서 탄소와 물이 발견됐다면 초기 지구에 떨어진 소행성도 같거나 비슷한 물질을 품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유추가 가능하다.
베누 암석 샘플은 2016년 발사된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이 채취했다. 2018년 베누 근처에 다다른 뒤 2020년 로봇팔을 뻗어서 샘플을 채취하고, 2021년 지구 귀환을 시작했다.
암석 샘플 채취 당시, 오시리스-렉스는 지구에서 3억2100만㎞(지구~태양 거리의 2.1배) 떨어져 있었다. 지난달 25일 지구에서 10만2000㎞ 떨어진 우주 공간을 지나며 샘플이 들어 있는 원뿔형 캡슐을 본체에서 분리해 유타주 사막으로 낙하시켰다. NASA는 암석 샘플 채취 목표량을 70g으로 잡았지만, 실제로는 총 250g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빌 넬슨 국장은 “(베누 분석과 관련한)모든 일은 우리가 누구이며 어디서 왔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NASA는 앞으로 2년 동안 지속적으로 베누 암석 샘플을 분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미래 세대를 위해 이번에 얻은 베누 암석 샘플은 일부만 연구에 사용하고, 총 분량의 70%는 보존할 계획이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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