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에서 발 동동…서울대병원 파업, 진료차질 불가피

임태균 2023. 10. 1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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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간 정도 기다렸어요."

12일 새벽 6시 서울대학교병원 (보행자)응급실에서 만난 60대 환자 A씨가 진료대기 시간이 길었냐는 질문에 고개를 주억거리며 대답했다.

익명을 요청한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일반적으로도 응급실 내 체류환자들이 많은 편"이라며 "현재(오전 7시) 진료대기 환자는 60명 정도인데 평소보다는 조금 많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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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7시 서울대병원 정문 앞에 모인 노조 조합원들이 표어를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임태균 기자

“5시간 정도 기다렸어요.”

12일 새벽 6시 서울대학교병원 (보행자)응급실에서 만난 60대 환자 A씨가 진료대기 시간이 길었냐는 질문에 고개를 주억거리며 대답했다. A씨는 “상담(문진)을 받을 때부터 파업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으니 증상이 심해지면 꼭 알려달라는 말을 들었다”며 “어제 오후부터 기다리는 사람도 있다고 알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응급실에서는 환자복으로 갈아입은 후 수액주사를 맞으며 입원과 검사를 기다리는 체류환자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익명을 요청한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일반적으로도 응급실 내 체류환자들이 많은 편”이라며 “현재(오전 7시) 진료대기 환자는 60명 정도인데 평소보다는 조금 많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반병실 근무자 가운데 파업 참여인원이 많다보니 긴급처치상황에 따른 응급실과 중환자실 업무가 과중돼 응급실 내원환자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경증인 환자에 대한 대응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12일 오전 6시 서울대병원 응급의료센터 모습. 임태균 기자

서울대병원 노조(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 서울대병원분회)는 지난 11일 오전 10시 서울대병원 시계탑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앞서 노조는 ▲간호사 대 환자수 통합병동 1대 3, 일반병동 1대 6으로 조정 ▲직무성과급제 저지 ▲공공의료수당 신설 ▲어린이병원 병상 축소 금지 등 의료 공공성 강화와 인력확충, 실질임금 인상과 노동조건 향상 등을 요구하며 병원측과 교섭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지난 4일 조정이 최종 결렬됐고,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다.

서울대병원 노조 조합원은 의사를 제외하고, 서울대병원과 서울시보라매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임상병리사‧의료기사‧응급구조사 등 약 3800명으로 구성됐다.

서울대병원 본원 게시판에 붙은 노조 쟁위행위 찬반투표 결과. 임태균 기자

노조 측은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환자 생명과 직결된 업무에 투입되는 인력을 제외하고 매일 조합원 1000여명이 교대하면서 파업에 참여할 예정”이라며 “진료에 큰 차질이 빚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반병동에 입원한 환자들에 대한 처치(케어)와 검사, 외래진료 등에 대한 업무지연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병원 측은 “파업이 빨리 종료될 수 있도록 노조와 적극적으로 협상을 이어가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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