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코로나 방역전 승리’ 선언 뒤 공개 처형 늘어…올해 100명 이상”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8월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 방역전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한 이후 북한에서 공개 처형이 증가하고 있다고 도쿄신문이 11일 보도했다.
도쿄신문은 이날 북한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 전언을 인용해 “코로나 확산 전에는 매년 수십 명 정도가 공개 처형당했지만, 코로나 사태가 진정된 지난 1년 간은 그 수가 100명이 넘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도쿄신문은 “북한 당국은 코로나 대책으로 국경 봉쇄가 단계적으로 해제돼 사람들의 왕래가 활발해지면 한국 문화가 유입되는 등 치안이 문란해질 것이라고 경계한다”며 “극형의 본보기로 주민들의 공포심을 부추겨 통제 강화로 이어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도쿄신문이 보도한 관계자 증언에 따르면 지난달 하순 중국 국경과 접한 양강도 혜산 비행장에서는 남성 1명이 공개 총살됐다. 전시 물자인 의약품을 빼돌려 외부에 팔아넘겼다는 이유에서다. 처형 현장에는 지역 주민들이 당국의 지시로 모였다고 한다.
해당 장소에선 8월 하순에도 남성 7명과 여성 2명이 총살됐다. 당시 비행장 주변에는 2만 명에 이르는 주민이 집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7년부터 올해까지 북한 당국이 보유한 소 2000마리를 부정한 방법으로 구입한 뒤 식육 처리해 팔아넘겼다는 것이 처형의 구실이었다.
도쿄신문은 “북한에서는 농사에 쓰이는 소는 중요 재산으로 간주해 허가 없이 처분하는 것이 중대한 범죄”라면서도 “그러나 주민들 사이에서는 ‘국유물 횡령에 극형은 너무 가혹하다’며 당국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전했다.
북한에서는 올해 들어 휴대전화 검사를 통해 내부 문서나 사진을 외국으로 유출했다는 혐의로 많은 사람이 구속됐고, 이들이 공개 처형될 것이라는 소문이 확산하고 있다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한국 드라마와 음악을 접했다는 이유로 10대 청소년이 공개 처형된 사례도 있다고 한다.
도쿄신문은 “북한은 공개 처형 확대로 주민 공포심을 부추겨 통제를 강화하고, 한류 확산을 억누르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강제로 처형 장면을 본 북한 주민 중에는 실신하거나 불면증, 실어증에 시달리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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