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그네슘 먹어도 눈 밑이 '파르르'…'안면경련'이었다

박정렬 기자 2023. 10. 1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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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일교차에 눈 밑이 파르르 떨리면 대부분 '마그네슘 부족'을 의심한다.

하지만, 만약 이런 노력이 소용없고 한 달 이상 한쪽 또는 양쪽의 눈 떨림이 지속되거나 강도가 점점 세진다면 '안면경련'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얼굴 한쪽이 씰룩거리며 이상한 표정을 짓게 되거나, 얼굴을 보기 흉하게 찡그리게 되는 것은 안면경련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한쪽 눈 주위 근육에서 증상이 시작되는 건 안면경련의 특징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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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의 신의료인]


극심한 일교차에 눈 밑이 파르르 떨리면 대부분 '마그네슘 부족'을 의심한다. 마그네슘은 우리 몸에 없어서는 안 될 미량 영양소다. 체내 마그네슘이 부족하면 눈 떨림을 비롯해 불면증, 피로, 탈모나 골다공증, 발작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팔다리에 쥐가 잘 나고 밤잠을 설치는 것도 마그네슘 부족의 증상이다. 단순히 마그네슘 부족이라면 영양제를 비롯해 아몬드 등 견과류, 바나나처럼 마그네슘이 풍부한 음식을 충분히 먹고 휴식을 취하면 자연히 낫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만약 이런 노력이 소용없고 한 달 이상 한쪽 또는 양쪽의 눈 떨림이 지속되거나 강도가 점점 세진다면 '안면경련'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얼굴 한쪽이 씰룩거리며 이상한 표정을 짓게 되거나, 얼굴을 보기 흉하게 찡그리게 되는 것은 안면경련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한쪽 눈 주위 근육에서 증상이 시작되는 건 안면경련의 특징으로 꼽힌다. 눈 깜박임이 잦아지고 눈이 저절로 감기는 증상을 겪다가 결국 볼, 입, 턱, 목 주위처럼 같은 쪽의 다른 얼굴 근육까지 증상이 번진다. 강동성심병원 신경과 박수현 교수는 "경련이 일어나는 횟수가 증가하고 지속시간이 길어지면 안면경련일 가능성이 크다"며 "방치하면 이 상태로 얼굴이 굳어져 대인관계나 사회활동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조기 대처를 강조했다.

안면경련은 40~50대 중장년층에 흔하고 고혈압을 앓거나 피로, 불안, 긴장, 스트레스가 쌓일 때 더 잘 발생한다. 아직 원인이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정상궤도를 벗어나 흐르는 동맥에 의해 안면신경이 압박받거나 안면신경에 가깝게 자리 잡은 혈관의 자극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드물게는 유전적 요인이나 소뇌교종양, 뇌간의 구조적 손상에 의한 안면신경 압박이 원인일 수 있어 손발이 떨리는 등 동반 증상이 있다면 초기에 뇌 MRI 촬영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


안면경련은 바이러스로 인한 안면마비와 달리 자연 치유되는 경우가 드물다. 시간 지나면서 강도가 심해져 후유증 예방과 삶의 질 측면 모두에서 조기 치료가 권장된다. 초기에 쓰는 약물에는 항경련제, 신경안정제 및 보툴리눔 독소(Botulinum Toxin Type A)가 있다. 특히, '보톡스'로 불리는 보툴리눔 독소는 경련이 일어나는 얼굴 근육에 국소 주사해 잘못된 신경 신호의 전달을 차단, 근육의 수축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애초 보툴리눔 독소는 주름을 펴는 용도가 아니라 근육경련 치료제로 개발됐다. 간혹 치료 후 눈꺼풀이 처지는 안검 하수(下垂症), 물체가 이중으로 보이는 복시현상, 안구건조증 등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2주일 이내 대부분 자연적으로 없어진다. 주사를 맞은 후 3~7일부터 효과를 보이고 4~5개월간 지속되는데 증상이 재발할 때마다 주사를 맞아야 하고 갈수록 효과가 떨어진다는 단점은 있다.

수술적 치료에는 안면신경의 일부 가지를 절단하거나 알코올·페놀 주사로 신경구조의 일부를 의도적으로 손상하는 방법, 고주파열을 이용해 신경 일부를 굳게 하는 방법 등이 있다. 특히 안면 신경을 압박·자극하는 혈관을 분리한 다음 작은 테플론 조각을 신경과 혈관 사이에 삽입해 분리하는 미세혈관 감압술이 활발히 적행되고 있다. 수술 이후 안면마비나 청각장애, 중이염, 어지럼증 등의 영구적인 부작용이 따를 수 있어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박수현 교수는 "종전에는 나이가 들면서 안면을 압박하는 혈관이 길고 두터워져 안면경련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20~30대 환자도 증가하는 추세"며 "충분한 휴식과 영양 섭취,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신체적인 부담을 줄이는 것은 안면경련을 예방하는 첫걸음"이라고 조언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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