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끝난줄 알았는데" 美 중소형 지역은행 S&P 500지수 퇴출 위기

자이언스·코메리카·키코프·시티즌스 아슬아슬
고금리 이어지면 이들 은행 퇴출 압박 더해질것
KKR·아폴로 S&P500 지수 신규 편입 유력 후보

미국 중소형 은행들이 S&P500 지수에서 퇴출될 위기에 처해있는 가운데 세계적 자산운용사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와 아폴로 글로벌이 그 자리를 꿰찰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올해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로 시작된 미국 중소형 지역은행 위기가 이제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지수 퇴출로 이동하고 있다. 미국 유타를 기반으로 하는 지역은행 자이언스뱅코프와 텍사스 기반의 코메리카뱅크 등 미국 중소형 지역은행들이 S&P) 500 지수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 중소형 은행이외에 키코프와 시티즌스 파이낸셜도 또 다른 S&P500 지수 퇴출 후보로 거론된다.

미국 중소형 지역은행 S&P 500지수 퇴출 공포

11일(현지시간) 금융조사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자이언스와 코메리카뱅크의 시가총액은 각각 약 50억 달러(약 6조 6930억 원)로 S&P 500 지수에 편입된 500대 기업 중 최저 4위와 최저 6위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최근 S&P 500 지수에서 최근 퇴출된 생명보험·은퇴자산 금융기관 링컨 내셔널의 시총과 엇비슷하다. 링컨 내셔널은 지난달 S&P 500 지수에서 제외되어 소형주 지수에 편입됐다. 세계 최대 대체 자산 운용사인 블랙스톤이 링컨 내셔널의 자리를 꿰차고 S&P500 지수에 신규 편입됐다.

올해 초 SVB 붕괴로 촉발된 미국 중소형 지역 은행 위기는 S&P 500 지수에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당장 SVB와 샌프란시스코 기반 퍼스트리퍼블릭뱅크가 S&P500 지수에서 퇴출됐다.

지역 중소형 은행들이 장기적 침체에 직면할 경우 S&P500 지수에 더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미국 투자자문기업 제니몽고메리스캇의 리서치 디렉터 크리스 마리낙은 CNBC에 "금리 상승 등의 시장상황이 변화가 이뤄지면 중소 지역은행의 연이은 S&P500 지수 퇴출이 현실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자이언스와 코메리카 외에도 키코프와 시티즌스 파이낸셜도 위기 상황이다. 미국 투자은행 파이퍼샌들러는 S&P 500 지수에 편입된 은행 중 시총이 지수 편입 기준보다 낮은 유일한 두개의 금융기관으로 키코프와 시티즌스를 꼽았다. 다만 키코프와 시티즌스는 각각 시총이 100억 달러(약 13조 3970억 원)가 넘기 때문에 현재 유력한 퇴출 은행으로 꼽히는 자이언스와 코메리카보다 퇴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지역중소은행 퇴출 자리 블랙스톤 등 자산운용사가 꿰차

S&P 500 지수에 편입되려면 시총이 145억 달러(약 19조 4170억 원) 이상이어야 하며 수익성 및 거래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그렇지만 당장 자이언스나 코메리카가 S&P500 지수에서 퇴출되는 것은 아니다. S&P에 따르면 S&P 500 지수의 구성을 결정하는 위원회가 반드시 퇴출이나 편입 변경을 필요로 할 때만 S&P500 지수에 상장된 종목의 변화가 이뤄진다. 실제로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됐던 지난 2020년 3월 많은 소매기업들이 S&P 500 지수에 규정된 수익성 규칙을 위반했지만 광범위한 퇴출로 이어지지 않았던 사례가 있다.

전문가들은 블랙스톤이 지난달 S&P 500에 편입된 후 다른 주요 자산 운용사의 S&P 500 지수 편입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사모펀드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와 아폴로 글로벌 등이 블랙스톤의 다음 차례가 유력하다. 일단 KKR과 아폴로의 시총은 각각 500억 달러(약 66조 9700억 원)가 넘어 S&P500 지수 편입 기본 조건을 충족한다. 이와 관련, 웰스파고의 애널리스트 피니언 오시어는 "시총이 낮은 금융회사들이 S&P500 지수에서 퇴출되는 상황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산운용사 최초로 S&P500지수에 편입된 블랙스톤 /사진=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