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축구와는 이제 끝...엔제의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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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호주 축구 대표팀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지 않다. 나는 월드컵본선 자격을 얻은 후, 물러났다. 내가 떠난 이유는 내가 하는 일이 즐겁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계속해서 말했다. 축구 경기에선 단순히 이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고. 더 높은 목적이 있어야만 한다. 호주 대표팀에서 나의 목적은 게임 자체를 바꾸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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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한유철]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호주 축구 대표팀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현재 프리미어리그(PL) 내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감독이다. 이번 시즌, 새롭게 토트넘 훗스퍼의 지휘봉을 잡으며 자신의 지도력을 마음껏 발휘하고 있다. 개막 전까지만 하더라도 '빅 리그 경험'이 없다는 것이 발목을 잡았지만, 개막 후 엄청난 상승세를 이끌며 많은 팬들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천명했던 '공격 축구'를 전혀 포기하지 않았고 그런 상황에서도 수비 안정화에 성공하는 등 이전과는 다른 토트넘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제야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켰지만, 감독 경력으로는 어느새 20년을 훌쩍 넘어섰다. 호주 출신으로 1994년 선수 생활을 은퇴한 그는 1996년 사우스 멜버른의 감독을 마으면서 지도자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호주 U-20 대표팀, U-17 대표팀을 거쳤고 2013년부터 2017년까지 호주 성인 대표팀을 지도했다.
이 과정에서 2번의 국제 대회를 경험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선 스페인, 네덜란드, 칠레 등 강호들과 한 조로 배정됐고 3전 전패라는 처참한 성적을 거두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듬해 아시안컵에 출전한 '엔제호'는 한국, 오만, 쿠웨이트와 한 조가 됐고 2승 1패 조 2위를 기록하며 8강에 진출했다. 이윽고 토너먼트에서 중국, UAE를 차례로 격파한 호주는 결승전에서 한국과 리턴 매치를 치렀고 마시모 루옹고와 제임스 트로이시의 득점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에도 계속해서 호주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고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까지 성공시켰지만, 마음고생이 심했던 탓인지 본선에 들어가기 전, 사임을 발표했다.
이후 그는 요코하마 마리노스, 셀틱, 토트넘 등을 거치며 호주 대표팀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그리고 최근 그는 호주 대표팀 복귀에 대한 질문을 받았는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에 따르면, 그는 호주 대표팀으로 언젠가 돌아갈 것이냐는 질문에 고개를 저었다. 이어 "그렇지 않다. 나는 월드컵본선 자격을 얻은 후, 물러났다. 내가 떠난 이유는 내가 하는 일이 즐겁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계속해서 말했다. 축구 경기에선 단순히 이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고. 더 높은 목적이 있어야만 한다. 호주 대표팀에서 나의 목적은 게임 자체를 바꾸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호주 축구 자체에 대해서도 약간의 좌절감을 느꼈다. 그는 스스로의 성공이 호주 축구의 부흥을 이끌 것 같냐는 질문에 그러한 노력 자체를 포기했다고 전했다. 그는 "나는 그것이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르겠다. 나만의 문제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러한 노력 자체를 포기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큰 좌절이었다. 내가 이 일을 하는 주요 이유 중 하나가 호주 축구를 바꾸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내가 떠난 이유이기도 하다. 나는 느꼈다. 내가 어떠한 영향력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내가 계속해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그냥 인정하는 것이 더 쉬웠다. 나는 실망했고 포기하는 것이 마음 편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한유철 기자 iyulje9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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