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일부·시장, 금리 동결에 무게…매파는 인상 고수
IMF 출신 로고프 "금리·채권수익률, 높은 상태 오래 유지"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 간에 추가 금리 인상을 둘러싼 엇갈린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연준 몇몇 인사나 시장에서는 금리 동결 쪽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지만 통화 긴축을 선호하는 매파들의 기존 입장도 여전하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1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 웰즐리대학 행사에서 금리가 정점에 이미 도달했거나 가까이 있다며 관계자들이 통화정책에 좀 더 인내심을 갖고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콜린스 총재는 이런 사정에 따라 연준으로서는 입수되는 경제 데이터를 평가하는 데 더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들어오는 정보에 따라 추가 긴축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해 추가 인상의 여지를 남겼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또 콜린스 총재는 많은 가계와 기업이 코로나19 대유행 초기 싼 이자의 현금을 비축했기 때문에 금리 인상이 경제 일부에 영향을 미치는 데는 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과거 긴축 사이클보다 경제가 금리에 덜 민감해졌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콜린스 총재는 지난달에는 추가 긴축이 가능하며 연준이 2%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려면 이전 예상보다 더 오래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인플레이션 완화가 멈추지 않는 한 연준은 금리를 계속 올릴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스틱 총재는 이날 메트로 애틀랜타 상공회의소(MAC) 행사 연설에서 현 시점에서는 금리와 관련해 어떤 것을 더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인플레이션이 정체되거나 다른 방향으로 간다면 연준이 더 많은 일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분명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콜린스 총재와 보스틱 총재 모두 연준 내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로 분류된다.
이들에 앞서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과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 등도 최근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다며 연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해야 할 필요성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반면 매파는 아직 추가 금리 인상의 끈을 놓고 있지 않다.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인플레이션을 연준 목표치까지 낮추려면 갈 길이 멀다며 금리를 더 인상하고 이전 예상보다 더 오래 높은 상태를 유지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보먼 이사는 이날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린 행사에서 미국의 소비자 지출이 여전히 강세고, 노동시장도 빡빡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또 최근 채권수익률 급등과 관련한 질문에는 연준이 모니터링하고 있는 요인 중 하나일 뿐이라면서도 유의할 사유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금융시장이 확실히 긴축 상황이 됐다"며 "이는 우리에게 약간의 인내심을 허락하면서 경제나 금융 상황이 계속 변화하는 것을 주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보먼 이사의 발언은 물가 압력을 억제하기 위해 여러 번의 금리 인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한 지난 2일 발언보다 다소 덜 매파적으로 들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밖에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금융시장에 긴축 상황이 전개되면서 연준으로서는 금리에 대한 추가 조치 전에 상황 전개를 더 지켜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월러 이사는 유타주 파크시티에서 열린 연례 'E2 서밋' 행사에서 경제는 겉으로는 연준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하고, 금융시장의 경우 긴축 상황이어서 연준의 몫을 일부 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11월에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94.1%,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5.9%를 각각 기록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금리와 채권수익률은 오랫동안 더 높은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며 연준으로서는 아직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남아 있다고 경고했다.
로고프는 이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높은 실질금리를 가리키는 많은 펀더멘털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이 국방에 더 지출해야 하고, 녹색 전환에는 많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며, 세계화의 후퇴가 또 다른 요인들이라고 덧붙였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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