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가짜뉴스 경고받은 머스크 X팀, "개전 후 日5천만건 폭주, 검토 불능"

차미례 기자 2023. 10. 12.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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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 개전 이래 전세계서 하마스관련 허위 정보 범람
머스크팀 답글 "X 운영진도 비상.. 일일히 확인은 못해 "
무관한 사건, 옛 동영상, 심지어 비디오 게임장면까지
[파리=AP/뉴시스]유럽연합(EU)의 고위 관계자는 26일(현지시간) 예전에 트위터로 불렸던 소셜 네트워크 X가 가짜 뉴스의 가장 큰 진원지라고 말하면서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에게 허위 정보 퇴치를 목표로 하는 유럽 연합의 법률을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사진은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와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지난 5월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회담하기 전에 포즈를 취하는 모습. 2023.10.12.

[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트위터가 언제나 주요 세계 뉴스가 터질 때마다 가짜 뉴스의 확산과 싸우기 위해 기진맥진했던 것처럼 새롭게 출발한 X (엑스. 구 트위터) 역시 같은 운명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고 AP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와의 전쟁이 시작된 7일의 이스라엘 국경마을들에 대한 하마스 기습공격 이후로 X역시 플랫폼으로 신뢰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활발하게 가짜 뉴스를 확산시키는 진원지라는 비난을 듣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일론 머스크 휘하의 플랫폼 팀이 단순히 가짜 뉴스를 그대로 게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누가 운영하는지 상관하지 않고 이용자 계정을 늘리는 데만 급급해온 탓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가짜 뉴스라도 대중의 관심을 끌어서 일단 대량 조회수를 기록하며 활성화되면 X로 부터 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가짜 뉴스의 전파와 심지어 악성적인 조작 글의 전파는 계속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유럽연합(EU)은 X의 가짜뉴스와 오래된 이미지의 용도 변경 등을 포함한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 대한 허위 정보 의혹과 관련해 일론 머스크에 경고서한을 보냈다고 CNBC, 가디언 등 외신이 10일 보도했다.

티에리 브레통 유럽연합 내부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머스크에게 서한을 보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상대로 테러 공격을 가한 이후 귀하의 플랫폼이 EU에서 불법 콘텐츠와 허위 정보를 전파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대중 매체와 시민사회단체는 현장과 무관한 무력 충돌의 수정 변경한 오래된 이미지나 실제로 비디오 게임에서 유래한 군사 영상과 같이 EU 플랫폼에서 유포되는 가짜 및 조작된 이미지, 사례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X의 보안팀은 자체 계정에 올린 글을 통해 "지난 며칠 동안 전투 지역의 사용자들이 X를 사용한 건수가 엄청나게 증가했을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주말의 하마스 공격에 대한 글이 5000만건 이상이 폭주한 상태이다. 앞으로 전투가 신속하게 계속될 수록 우리 회사의 전 운영진은 역대급 수준의 엄청난 댓글 때문에 위기를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응답했다.

유럽연합은 가짜 뉴스 범람으로 오염된 사회관계망 서비스의 청소작업을 위해 법까지 개정하면서 단속에 나서고 있다. 이번에도 X뿐 아니라 틱톡, 유튜브, 페이스 북 같은 경쟁 매체에 대해서도 이들이 범람하는 근거없는 루머나 가짜 뉴스에 적절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서한을 보냈다.

하지만 커다란 세계 뉴스가 터질 때마다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한 경쟁도 그만큼 치열해져서, 조회수가 많은 유저들의 글과 댓글들을 일일히 조사해 가짜 뉴스를 차단하는 일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미 코넬대학교 심리학교의 고든 페니쿡 부교수는 "사람들이 정보에 목말라할 때 마다 소셜미디어 글들은 활발하게 그 틈새를 파고들어 대중이 사실과 픽션 사이를 구별할 능력을 방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사람들은 어떤 사안이 사실인가를 묻는 대신에 어떤 것이 더 놀랍고 흥미롭거나, 아니면 사람들을 더 격분 시키는가에 집중하게 되고 그 때문에 더 강력한 반응을 유발하는 게시 글들이 전염병 처럼 퍼져나가게 된다는 것이다.

중립적인 시민언론단체 '미디어도 중요하다'( Media Matters)는 7일 하마스 공격 이래 X의 프리미엄 서비스 가입자들은 최소 6건의 전쟁관련 가짜 동영상을 받아보았다고 보고했다. 그 중에는 전혀 관련이 없는 동영상이나 최근 것으로 주장하기 힘든 오래된 것들도 포함되었지만 모두 수 백만명이 이를 뉴스화면처럼 보았다고 이 단체는 전했다.

틱톡 역시 "X만큼 나쁘지만" 그래도 현재 일어나고 있는 큰 사건의 실시간 정보를 주장하는 가짜 뉴스로 1위를 차지한 적은 없다고 이 단체는 분석했다.

콜리나 코라이 벨링캣 연구원은 아직 틱톡은 좀 양심적이지만 X는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조회수로 널리 퍼진 글에 인센티브를 주는 짓을 계속해 가짜 뉴스를 더욱 퍼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디.

이 문제에 대한 AP통신의 질문서에 메타와 X는 응답하지 않았지만 틱톡은 "폭력, 증오, 사실과 다른 내용 등을 걸러내기 위해 별도의 정보 소스를 활용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답해왔다. 또 사내 검증팀을 두고 플랫폼에 올라오는 모든 자료의 정확성과 사실 여부 등 팩트 체크를 계속 중이라고 말했다.

한 편 최근 보도된 가짜 뉴스 가운데에는 이스라엘 최고 사령관이 납치되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 원조금으로 수 십억 달러를 주기로 한 백악관 가짜 메모,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옛날 동영상의 재활용과 부정확한 영어 자막의 방영 등이 포함되었다.

심지어 비디오 게임의 한 장면을 이번 전투 장면으로 가져다 쓴 경우도 있었다.

아직 이 모든 것을 한번에 적발할 수 있는 한 방은 없다. 트위터나 X가 부족하긴 해도 아직은 이를 대체할 강력한 매체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누구든 정확한 정보를 원한다면 경각심을 가지고 스스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정보를 원한다면 트위터나 유튜브 방송보다는 전통적인 뉴스 매체인 AP, 로이터 등 자체 팩트 체크 기능을 갖고 있는 기존의 통신들과 매체들을 사용하는 것이 더 낫다고 권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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