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원전서 울린 방사선 감시기 경보… 80%가 오경보

경보 183건 중 148건 오경보…설비 점검·정비해도 다시 오경보

더불어민주당 정필모 의원

최근 5년간 원자력발전소 방사선 감시기에서 울린 경보의 80%는 잘못 울린 '오경보'로 나타났다.

1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필모 의원이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원전에 설치된 방사선 감시기에서 발생한 경보 183건 중 148건은 오경보였다.

가장 많은 오경보가 발생한 곳은 전남 영광에 위치한 한빛2 발전소(24건)다. 이어 경북 울진 한울 3 발전소(21건), 부산 기장 고리 3 발전소(18건), 경북 경주 월성 3 발전소(16건), 전남 영광 한빛 3 발전소(14건)순으로 조사됐다.

원전에 설치된 방사선 감시기는 지역·계통·유출물 감시기 등 세 종류로 나뉜다. 이 가운데 전체 오경보(148건)의 절반 이상(75건)이 계통감시기에서 발생했다. 지역 감시기와 유출물 감시기의 오경보는 건수는 각각 41건, 32 발생했다.

오경보가 발생하면 한수원은 감시기 주변의 방사선량을 측정하고 해당 설비를 점검·정비하지만 그럼에도 다시 오경보가 발생한 경우가 여러 차례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2월 1일 한빛 2호기의 지역 감시기에서 접촉불량으로 오경보가 있어 정비를 했으나 3일만에 같은 사유로 또 오경보가 발생했다. 지난해 2월에도 신고리 1 호기의 계통 감시기에서 정비한지 4일만에 오경보가 일어났다.

정 의원은 "감시기의 오경보가 잦게 되면 방사성 물질 누출에 의한 진짜 경보가 울려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게 될까 우려된다"며 "감시기 자체의 문제나 관리에 소홀함이 없었는지 근본적인 원인을 확인하고 대책을 세워 경보 오류를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