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에 갇힌 韓경제] 나랏빚만 1100조… 한달 새 12조1000억 증가

나라빚이 사상 처음으로 1100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나라살림 적자만 8월 말 기준 66조원에 달했다.

미국의 고금리 기조 장기화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까지 겹쳐 국고채 금리가 높아지는 추세라 재정 건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12일 발표한 '재정동향 10월호'에 따르면, 8월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전월 대비 12조1000억원 증가한 1110조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8개월 만에 국가 채무가 76조5000억원 증가했다. 증가한 국가채무의 대부분은 국고채였다. 올해 국고채는 131조1000억원을 발행하고, 이 중 53조4000억원을 상환해 잔액이 전년 말 대비 77조8000억원 늘었다. 이외에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은 6000억원 늘었고, 주택채는 1조 2000억원 감소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11일 기준 연 3.953%로 전월(3.884%) 대비 상승했고, 10년물 금리도 4.142%로 전월(4.030%) 대비 0.1%포인트 이상 올랐다. 9월에는 조달금리를 3.84%로 전월(3.74%) 대비 0.1%포인트 올렸지만, 응찰률은 264%로 전달에 비해 15%포인트 하락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최근 국고채 금리는 미국 통화긴축 장기화 전망과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 영향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8월말 누계 총수입은 세수펑크로 인해 394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4조2000억원 감소했다. 총지출은 63조5000억원 감소한 425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거래가 줄고, 기업실적이 악화된 영향이 컸다.

소득세(-13조9000억원)·법인세(-20조2000억원)·부가가치세(-6조 4000억원) 등 주요 세목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코로나19 대응 사업 축소 등으로 정부의 총지출(425조8000억원)은 1년 전보다 63조5000억원 감소했다.

정부의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차감한 통합재정수지는 31조3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통합재정수지에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 수지를 차감해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66조원 적자로, 정부의 올해 전망치(58조 2000억원 적자)를 상회했다.최상현기자 hyun@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