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혼란 이용해 중동 내 미군 공격 가능성…美 "실수하지 말라" 경고

역내 불안정 기회 삼아 중동 내 미군 공격 가능성 우려
美, 이란과 대리세력에 '조심하라' 거듭 강경 경고

찰스 Q. 브라운 주니어 미국 합참의장이 5일 (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윌리엄 번스 CIA 국장과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브리핑을 받고 있다. 2023.10.6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교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에선 이 같은 불안정한 전쟁 상황 속 이란이 중동 지역 내 미군을 공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 국방부 당국자들 사이에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중동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에 대해 이란과 대리 세력들의 공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라크와 시리아에 있는 이란의 대리 세력이나 페르시아만에 있는 이란군이 과거에도 그랬듯, 역내 불안정을 기회로 삼아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작전 중인 미군이나 동맹군 전력을 공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수니파 급진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격퇴 작전을 수행 중인 미군 사령부의 대변인은 "역내 분쟁과 불안정을 활용하려는 악의적 세력이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사악한 이들이 우리의 임무를 저해하는 교전에 끌어들이들이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란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실수하지 말라"며 미군을 공격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거듭 경고했다.

미군은 전임 트럼프 행정부 때부터 시리아에 약 900명을 주둔하고 시리아 내 쿠르드족 민병대인 시리아민주군(SDF)과 함께 IS퇴치 작전을 하고 있다. 이라크에는 미국이 2021년 군사작전 종료를 선언한 뒤에도 약 2500명의 미군이 남아 이라크군 고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라크와 시리아에 있는 이란의 대리 세력은 지난 수년간 주기적으로 두 국가에 주둔한 미군을 공격해왔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방장관회의 기자회견에서 이란을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제3자가 이스라엘과 하마스 분쟁을 더 키우지 않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스라엘의 고통을 이용하거나 분쟁을 확대하거나 더 많은 피를 흘리게 하려고 생각하는 모든 국가, 조직, 개인에게 단 한마디만 하겠다. 하지 말라"고 강경하게 말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면 봉쇄와 대규모 공습에 이어 지상군 투입까지 고려하고 있는 가운데, 국제사회에선 중동의 전쟁이 확전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 지원 의사를 밝히면서도 이란 등 외부 세력을 향해 경고를 계속해서 보내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유대인 지도자들과 간담회에서 이스라엘 인근에 항공모함 전단과 전투기를 보냈다고 밝히며 이란을 향해선 '분명히 조심하라'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의 안보와 유대인의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약속은 흔들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 국방부 당국자들에 따르면 현재까진 미군에 대한 직접 공격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이라크와 시리아에 있는 미군을 보호하기 위해 미 당국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도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미국은 항공모함 전단과 전투기를 중동에 보낸 데 이어서 또 다른항공모함 전단의 전개를 고려하고 있다.

한편 미군은 튀르키예가 테러리스트로 간주하는 SDF에 대한 공습을 벌여 공격 당할 가능성을 더욱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튀르키예는 최근 앙카라에서 쿠르드노동당(KWP) 소행의 테러가 발생한 이후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쿠르드족을 상대로 보복 공습을 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미국은 군이 피해를 볼 가능성에 대해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앞서 지난 6일 튀르키예 드론이 시리아 북부에 있는 미군에 근접하자 미군 F-16 전투기가 드론을 격추한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마즐룸 압디 SDF 사령관은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튀르키예의 공습으로 시리아 동북부의 '혼란'이 조성되면서 IS가 새로운 테러 공격을 시작할 기회가 생겼다고 경계헀다.

이어 ISIS가 이 지역에서 미국의 순찰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했다.마즐룸 사령관은 "이같은 공격은 대테러 노력과 지역 안보를 해친다. 즉각적인 대응 조치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rea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