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중 앞둔 EU 외교수장 "중국은 유럽 더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윤고은 2023. 10. 12.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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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외교 수장이 12일 중국 방문을 앞두고 홍콩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제 중국이 유럽을 더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할 때"라고 밝혔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중국은 미국과의 경쟁이라는 렌즈를 통해 EU와의 관계를 바라보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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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프 보렐, 홍콩매체 인터뷰…"우크라전서 중립이라는 中주장 확신 못해"
EU 소식통 "중국 회담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도 다뤄질 것"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EU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유럽연합(EU) 외교 수장이 12일 중국 방문을 앞두고 홍콩매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제 중국이 유럽을 더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할 때"라고 밝혔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중국은 미국과의 경쟁이라는 렌즈를 통해 EU와의 관계를 바라보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렐 대표는 "내 (방중) 첫째 목표는 유럽이 중국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중국의 부상을 방해하려는 숨겨진 의제가 없음을 중국 측에 재확인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동시에 우리는 중국이 우리를 더욱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다른 이들과의 경쟁이라는 렌즈를 통해 우리를 바라보는 것을 중단하길 기대한다"며 "우리의 (중국에 대한) 평가와 행동은 전적으로 우리 자신의 이익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우리를 경제 파워에서 지정학적 파워의 입장으로 변화시켰고 전략적 책임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이게 했다"고 설명했다.

보렐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중국이 EU의 대중 정책이 독립적으로 이뤄진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중국 관영 매체들이 EU를 미국의 꼭두각시라고 종종 비판하는 상황을 지적한 것이라고 SCMP는 설명했다.

보렐 대표는 사흘 일정으로 이날 중국을 방문한다. 상하이를 통해 입국해 상하이국제연구소 학자들과 현지 기업가들을 만나고 베이징으로 이동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한다.

그의 방중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더해 최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한 가운데 이뤄진다.

EU 소식통은 SCMP에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은 보렐 대표 방중의 공식 의제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의심할 여지 없이 다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보렐 대표는 "최근 중동 위기를 포함해 우리가 협력을 시도할 지역 이슈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EU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국의 중립 주장을 전적으로 확신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보렐 대표는 "솔직히 유럽에서 우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중립적이라는 중국의 주장을 전적으로 확신하지 못한다"며 "침입자와 침공을 당한 나라 사이에서 어떻게 중립적일 수 있나. 이런 경우 중립이라는 것은 여우가 닭장에 들어가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며 무슨 일이 벌어질지 기다리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중국이 러시아 편이 아니라는 것을 우크라이나에 확신시키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이 많다"고 경고했다.

보렐 대표는 아울러 EU와 중국 간 무역 불균형 문제가 심화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막대한 대중 무역 적자는 단순히 EU와 중국 간 경쟁적 불리함의 산물이 아니며 중국에서 EU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겪는 시장 접근 문제와 관련이 있다"고 짚었다.

그는 "문제의 핵심은 중국이 갈수록 매력을 잃는 것"이라며 "유럽 기업들은 더 이상 중국에 많은 외국인을 보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또한 자동차 같은 중요한 분야에서 일자리 감소 가능성을 고려해 여론의 반응에 신경 써야 한다"며 "유럽 같은 민주주의 체제에서 유권자의 생각을 무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U는 최근 중국산 전기차 보조금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으며, 조사가 철강 등의 분야로도 확대될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보렐 대표는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고수한다"면서도 해당 정책 안에서 유럽은 대만과의 양자 관계를 육성할 권리가 있으며 이는 대만을 독립국가로 정치적으로 인정하는 것과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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