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청장 선거 패배 국민의힘…변신없인 내년 총선도 없다 [핫이슈]

김병호 기자(jerome@mk.co.kr) 2023. 10. 12.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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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진교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가 11일 오후 강서구 마곡동 캠프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당 지도부와 함께 손 들어 인사하고 있다. 2023.10.12 [공동취재단]
내년 총선 전초전으로 관심을 끌었던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후보가 당선되면서 여당인 국민의힘은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이제 와서 국민의힘 일각에서 일개 구청장 선거라고 말하지만 국민의힘은 김기현 대표를 포함해 지도부가 선거 유세전에 총출동 할 정도로 신경을 썼다. 하지만 예상보다 큰 격차로 패한데 대한 원인 분석부터 해야 할 것이다. 지금 와서 강서구가 3명의 민주당 의원이 존재하는 등 전통적으로 민주당 텃밭이었기 때문에 패배가 불가피했다는 식의 변명은 안된다.

국민의힘은 선거 직전에 점차 패배를 예상했는지 “총선 전초전이 아니다”는 둥 핑곗거리를 준비해왔는데 결과가 나온 지금, 한가하게 그런 말만 반복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선거 전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말한대로 “당 전체를 흔드는 선거 아니다. 지더라도 비대위로 안간다”며 위기감을 애써 낮추려는 태도로는 내년 총선도 어렵다는 점은 불문가지다. 또 이제 와서 법원 판결로 강서구청장 직에서 물러난 김 후보자를 사면시켜 등판시킨 것 자체가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며 과거 분석에 매달리는 것도 불필요하다. 만일 그게 문제였다면 김 후보자를 내려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가 유권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국민의힘 지도부는 치열하게 반대하고 싸워야 했다.

문제는 지금처럼 공천에 있어 대통령과 국민의힘 간에 전략적 조율없이는 내년 총선도 힘들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줄곧 낮은 상황에서는 뭔가 바뀌었다는 신호가 없다면 지금같은 여소야대 형국을 바꾸기 어렵다. 무엇보다 일반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책과 인사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 예컨대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윤 대통령은 ‘결자해지’의 각오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이미 김 장관 후보자는 청문회 자리를 중간에 박차고 나간 점에서 국민의 지지를 잃었다. 한 부처의 책임자가 청문회의 압박도 견디지 못하고 여당 의원들이 부추기니 이 때다 싶어 자리를 뜬 것은 많은 국민이 볼 때 혀를 찰 노릇이다. 김 후보자의 사업 운영 과정이나 자식에 대한 주식 증여 등의 문제도 깔끔하게 해명되지 않고 있고, 후보자 딸의 재산 증식에 대한 의혹도 연일 쏟아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강서구청장 선거 직전 김행 후보자의 장관 지명을 철회하지 않고 미적댄 것도 표를 깍아먹은 원인중 하나였다고 지적할 정도다. 김행 후보자 건은 하나의 사례일뿐이다. 과거 조국 전 법무장관이 수차례 청문절차를 거쳐 의혹이 확산된 가운데서도 임명을 강행한 문재인 정부가 후폭풍을 맞았듯이 국민의힘 내부에서조차 반대 논란이 있는 사람을 계속 붙들고 갈 이유가 없다.

내년 4월 총선은 임기 3년차에 접어드는 윤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가 될 것인 만큼 대통령실은 앞으로 여당과 함께 강력한 개혁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이것이 잘 이뤄진다면 이번 구청장 선거 패배는 총선의 더 큰 판을 먹을 수 있는 그야말로 ‘보약’이 될 수 있다. 민주당 역시 이번 선거 승리가 이재명 체제의 지도력 때문이 아니었음을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이 대표는 단식과 법정 공방으로 민주당 내에 분열과 대국민 피로를 일으킨 장본인이다. 민주당도 ‘자회자찬’이나 ‘아전인수’ 격 해석에 머무른다면 내년 총선에 이번같은 운좋은 결과를 내긴 힘들 것이다.

김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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