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하면 다리 절단까지”…하지동맥폐색증의 가장 확실한 치료법은? [인터뷰]
| [인터뷰] 혈관외과 전문의 김현규 원장
| 하지동맥 막히면 통증과 보행장애 나타나… 90% 이상은 시술만으로 치료 가능
| 숨은 환자를 찾아 신속히 시술하는 것이 관건, ‘약물방출 스텐트’ 환자 만족도 높아
심장과 멀리 떨어진 곳까지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을 말초동맥이라고 한다. 만약 다리로 가는 말초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어떻게 될까. 혈액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 통증이 생기고 상처가 잘 낫지 않게 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하지동맥폐쇄증’이다. 혈관외과 전문의 김현규 원장(이담외과의원)은 “하지동맥폐쇄증은 증상이 애매하고 뒤늦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를 방치하면 피가 통하지 않으면서 괴사가 나타나고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무서운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라고 설명한다. 김현규 원장을 만나 하지동맥폐색증의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Q. 하지동맥은 우리 몸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나요?
심장과 가장 먼 부위가 하지인데요. 이 때문에 다리와 발부터 병이 시작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당뇨발 같은 경우가 그렇죠. 심장에서 가장 먼 족부부터 합병증이 발생합니다.
하지동맥은 ‘몸 건강의 척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부터 ‘하체가 튼튼해야 건강하다. 모든 운동에는 하체 운동이 70% 이상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 몸에서 가장 큰 근육인 하지 근육과 뼈에 혈관을 공급하는 곳이 바로 하지 동맥입니다.
Q. 하지동맥폐색증의 원인과 진행 과정이 궁금합니다. 다소 낯설게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의료 기술이 발전하면서 기대 수명이 늘어나게 되었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해졌는데요. 삶의 질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이 ‘보행’입니다. 잘 걷지 못하면 장기에도 영향이 가고, 건강을 얻기 힘들죠. 이러한 이유에서 보행에 영향을 끼치는 하지동맥폐색증에 대한 관심도 커진 듯합니다.
하지동맥폐색증은 대부분 혈관 내부의 염증으로 인해 혈관 벽이 두꺼워지고 이로 인해 협착과 폐쇄가 발생하면서 일어납니다. 관상동맥이나 경동맥 죽상혈관폐쇄증과 마찬가지라고 보면 되는데요. 하지동맥은 우리 몸에서 가장 긴 동맥이면서 곁가지가 없는 동맥으로도 유명한데 이 때문에 폐쇄 혹은 협착이 발생할 경우 하지 통증과 보행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흔합니다.
Q. 척추디스크와 증상이 비슷해서 정형외과에서 발견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던 데요.
척추디스크와 하지동맥폐색증의 증상은 매우 유사합니다. 진료 경력이 짧지 않은 의사들도 감별하기 쉽지 않은 정도죠. 다리 저림, 방사통과 같은 경우는 척추 질환과 비슷한 증상인데요. 혈관의 특징적인 증상은 걷거나 혹은 계단을 올라갈 때 다리 통증이 악화하고 잠시 쉬면 증상이 호전되는 것입니다. 누웠을 때 오히려 증상이 악화하고, 앉으면 증상이 호전되는 양상을 보이는 것도 특징이고요. 이 밖에도 족부가 파랗게 변하거나 창백해지는 것을 차이점으로 꼽을 수 있는데요. 족부의 색이 변했다는 것은 이미 질환이 상당히 진행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Q. 이 질환을 특별히 경계해야 할 고위험군이 있을까요?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환자들이 고위험군에 속합니다. 가족 중에 뇌졸중이나 심근경색과 같은 혈관 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경계해야 합니다. 특히 하지동맥폐색증은 여성보다 남성의 발병률이 높은데요. 흡연률이 더 높은 편이어서 그렇습니다. 흡연은 혈관을 좁게 만드는 주 요인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Q. 하지동맥폐색증의 치료는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하지동맥폐색증의 치료 기준이 있는데요. 혈관이 70% 이상 협착되어야 치료를 진행합니다. 여러 의견이 있긴 하지만 현재는 혈관 상태가 좋지 않더라도 먼저 시술을 진행하고, 특히 말단의 혈관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는 수술을 좀 더 우선적으로 선택합니다. 현재 90% 이상의 케이스는 시술만으로도 치료할 수 있습니다.
Q. 대표적인 시술법과 진행 방식이 궁금합니다.
풍선혈관확장술과 약물방출형 스텐트를 꼽을 수 있습니다. 먼저 풍선혈관확장술은 혈관에 풍선을 넣어 넓히는 방법인데요. 다만, 풍선을 혈관 밖으로 꺼내면 재협착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시술이 잘 되었다고 하더라도 1년 동안 추적 관찰을 해보면 재협착으로 인한 증상이 다시 나타나는 것이 빈번합니다.
약물방출 스텐트는 환자의 혈관 확장 상태를 가장 오래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혈관을 주삿바늘로 뚫고 유도 철사(Guide Wire)를 삽입한 뒤 철사를 따라 스텐트를 삽입하는 방식인데요. 스텐트 삽입 후 재협착 방지 약물을 혈관 벽에 서서히 오랫동안 방출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풍선혈관확장술 대비 효과가 탁월한 편입니다. 단, 모든 상황에서 사용하는 것은 아니고요. 풍선확장술을 했음에도 혈관이 확장되지 않거나, 풍선확장술 이후 혈관의 박리가 혈류 흐름을 저해할 정도로 발생했을 때 약물방출 스텐트를 시행합니다. 풍선혈관확장술은 재시술할 수 있지만, 스텐트는 한번 넣은 후 재시술이 어렵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Q. 약물방출형 스텐트는 임상 연구에서도 효과가 검증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 시술하면서 체감한 부분이 있으셨는지요.
약물방출 스텐트 중 대표적인 것이 일루비아(Eluvia)인데요. 의학전문지 란셋(The Lancet)에 발표된 연구를 살펴보면, 약물을 지속해서 방출하는 약용폴리머 조합기술인 일루비아를 시술했을 때 12개월 동안 타깃 혈관의 혈류가 방해되지 않고 하지까지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는 것이 확인되어 혈관의 1차 개통성(Primary Patency)에서 우월한 결과를 나타냈습니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느껴지는 부분이죠. 약물방출형 스텐트 시술을 약 500건 이상 시행해 본 결과, 시술 후 환자가 병원을 찾는 횟수가 현저하게 줄어들었습니다. 그만큼 환자와 의사 모두 만족도가 높다는 뜻이라고 봅니다.
Q. 마지막으로 하지동맥폐색증 예방을 위해 평소 생활에서 주의할 부분이 있을까요?
평소에 금연과 꾸준한 운동 등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혈관 관리를 해야 합니다. 아울러, 의심 증상이 나타난다면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윤새롬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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