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힐링폴링 수원화성’이라는 이름으로 세계유산축전 수원화성, 수원화성미디어아트. 수원화성문화제,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 재현 등 총 4개의 축제를 진행한다.
첫 번째로 ‘2023 세계유산축전 수원화성’이 가을 축제의 막을 연다. 2020년부터 시작한 세계유산축전은 유네스코에 등재한 국내 세계유산을 주제로 진행하는 축제다. 세계유산과 관련한 전통 공연, 과거 행사 재현, 체험, 전시 등을 펼쳐 그 가치를 알리는 전국적인 문화행사다.
이번 행사 지역은 수원의 화성, 공주 부여·익산의 백제역사유적지구, 전남 순천의 선암사와 순천 갯벌이다. 특히 수원화성은 지난해 공모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으며 3년 연속 세계유산축전 개최지로 선정돼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렇듯 축제에 진심이라는 수원화성의 개막공연을 여행 플러스가 직접 다녀와 전한다.
1. 개막공연 폼 미쳤다, 2023 세계유산축전 수원화성
지난 23일 세계유산축전 수원화성의 개막공연 ‘정조의 소망이 이어지다 – 기억의 축성’이 화서문에서 열렸다.
문화재청과 수원특례시가 주최하는 ‘2023 세계유산축전 수원화성’은 9월 23일부터 10월 14일까지 22일 동안 장안공원과 수원화성 일원에서 열린다.
‘의궤가 살아있다: 수원화성, 이어지다’가 올해 수원화성의 축전 주제다. 1797년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기록한 원행을묘정리의궤와 화성성곽 축조에 관한 경위와 제도·의식을 기록한 화성성역의궤 등 기록 유산인 의궤를 주제로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다.
의궤는 조선 왕실에서 국가의 주요 행사를 남기기 위해 기록한 문서다. 특히 화성성역의궤의 가치가 높은데 이 문서의 기록을 바탕으로 수원화성을 당대 건축물의 원형과 가깝게 복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공연에는 수원 시민 연합합창단 등 시민 단체를 비롯해 경기 시나위 오케스트라, 장정희 무용단, 프리즘 무브먼트, 국안연희단 하랑, 동양고주파, 이희문 등 다양한 예술인이 참여했다.
개막 공연 기억의 축성은 ‘수원화성을 매개로 세계유산의 가치를 함께 누리는 모든 이들의 기억이 쌓여 무형의 축성을 이룬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가을은 축제의 계절이고, 대한민국에서 축제를 가장 잘 꾸리는 도시는 수원이다”며 “수원화성 세계유산축전은 과거 백성의 희로애락을 느끼고 수원화성을 더 잘 알아갈 수 있는 축제니 잘 즐기고 가시길 바란다”고 환영사를 밝혔다.
개시 공연을 맡은 ‘사물패 길놀이’가 장구와 북을 치며 신명 나는 현대 국악을 선보였다. 사물놀이에 판소리 명창의 소리까지 더해져 삽시간에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본 공연은 총 4막으로 구성했으며 공연 내내 무대의 배경인 화서문을 미디어 파사드(Media Facade)로 꾸며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했다. 미디어 파사드는 건물 외벽에 LED 조명등을 설치한 뒤 미디어를 투사해 건물을 마치 대형 스크린처럼 보이게 하는 매체 예술 구현 기법이다.
1막은 스트리트 댄스 단체 프리즘 무브먼트의 ‘장인의 꿈 수원화성을 만든 사람들’이다. 해당 작품은 화성을 축조할 당시 전국에서 올라온 22개 건축 분야 장인의 이야기다.
의궤 속에 기록한 화성을 쌓는 장인의 모습을 스트리트 댄스로 만들었다. 댄서들이 무대 장치로 수원화성의 모습이 그려진 8개의 바퀴 달린 가림막을 가지고 나와 뒤집고 돌리며 당시 장인의 모습을 재해석해 큰 호응을 얻었다.
2막을 장식한 ‘기록에서 기억으로’라는 작품은 과거에서 현재까지 이어져 온 수원화성의 전통을 표현했다. 경기 시나위 오케스트라와 베이스 기타·양금 등으로 이뤄진 3인조 연주 밴드 동양고주파가 동서양의 조화를 이룬 협연을 펼쳤다.
이어 전통 무용 단체 ‘장정희 무용단’과 ‘시민 연합합창단’이 꾸린 3막 공연 ‘기억의 축성’이 이어졌다. 무용단은 해당 공연에서 보름달 모양의 풍등을 소품으로 들고나와 달이 눈앞에 떠 있는 듯한 아름다운 무대를 연출했다. 이 풍등은 ‘밤에 보는 수원화성의 웅장하고 기품 있는 풍경’과 ‘보름달에 아래서 빈 소원이 모두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을 상징한다.
공연 이후 시민들의 합창 무대가 이어졌다. 앳된 얼굴을 한 경기 소년소녀 합창단원의 웃음이 무대를 더욱 밝게 빛냈다.
이후 황금 옷을 입은 경기 시나위 오케스트라의 성악 앙상블 소리봄이 등장해 이희문과 함께 우리 민요 ‘액막이 타령’을 부르며 축제의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객석에 앉아 있는 관객을 보기 힘들 정도로 축제를 즐기던 관객 대부분이 일어나 환호성을 지르며 생소한 민요를 따라 부르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2. 개막 공연 놓쳤다고? 오히려 좋아~ 풍성한 2023 힐링폴링 수원화성
아쉽게 개막 공연을 놓쳤더라도 알찬 행사가 기다리고 있으니 실망할 것 없다.
2023 수원화성 세계유산축전은 지난 23일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전시, 체험 등 총 17개의 행사를 오는 14일까지 운영한다.
세계유산축전 기간 총 5개의 공연을 만나볼 수 있다.
먼저 화서문 앞 광장은 행사 기간 ‘장인의 광장’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한다. 장인의 광장에서는 ‘낙성연(落成宴)’을 시연한 공연이 펼쳐진다. 낙성연은 조선시대에 정조가 수원화성의 준공을 축하하며 이례적으로 백성과 장인에게 베풀었던 궁중 행사다.
행사에는 타악연희단 꼭두와 창작그룹 노니 등 전통 무용가들이 참여한다. 장인의 광장 공연은 14일 오후 6시에 시작한다.
두 번째는 공연은 낙성연의 의미를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창작 인형극 ‘어여차, 장인과 모군’이다. 관객이 자연스럽게 연극에 참여할 수 있는 참여형 공연으로 정조의 개혁 정신과 실학자의 창의성을 극 내용에 담았다. 행사는 장안공원에서 공연을 볼 수 있으며 주말 내내 오후 1시 40분과 오후 4시 30분에 1일 2회 운영한다.
장안문과 화서문에서는 생생한 전통 무예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해당 공연은 ‘장용영, 새 문을 열다’로 정조대왕의 친위부대인 장용영의 수위의식을 재현했다. 장용영 수위의식은 조선시대 군례의식의 위용을 엿볼 수 있는 주요 행사다. 행사는 14일 1시와 2시에 1일 2회 진행한다.
‘거리예술의 장인’이라는 행사도 있다. 아주대학교를 비롯한 수원 소재 대학교 4곳의 학생들이 거리에서 주말 공연을 한다. 인형극 ‘장인의 손’은 14일에 볼 수 있다.
그밖에 ‘궁중다과 및 예절 교실’과 ‘장용영 외영 무예 교실’ 등 두 개의 전통문화 수업도 준비했다. 해당 수업은 인터파크에서 예매한 후 참여할 수 있다.
안내원과 함께 수원화성을 둘러보는 ‘수원화성, 기억을 걷다’ 행사는 낮과 밤으로 두 가지 판으로 나뉜다. 낮에 하는 ‘사뿐사뿐 수원화성’은 오후 1시 30분부터 오후 5시 10분 사이에 1일 2회를 진행한다. 조선시대 복장을 한 이야기꾼과 화서문부터 동북공심돈까지 약 2㎞를 걸으며 수원 화성 역사를 배울 수 있다.
밤에 하는 ‘소곤소곤 수원화성’은 오후 6시 30분부터 오후 9시 20분 사이에 1일 3회를 진행하며 화서문부터 동장대까지 약 1.5㎞를 걷는다. 해당 행사 역시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지난 8일과 9일에는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 재현 축제를 진행한다. 정조대왕 능행차는 1795년 정조대왕이 자신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을 기념하기 위해 8일 동안 진행한 대규모 행사다.
이번 행사는 창덕궁에서 출발해 화성행궁을 거쳐 융릉까지 약 59㎞를 이동하며 약 2000명의 시민도 행차에 함께 참여해 더 뜻깊다.
정조대왕의 효심과 부국강병의 꿈이 담긴 문화유산 ‘수원화성’을 두 배로 즐길 수 있는 수원화성문화제는 올해로 60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하며 기획한 제60회 수원화성문화제 축제는 지난 9일까지 열렸다. 축제는 화성행궁과 행궁 광장에서 진행하며 다양한 공연과 체험 행사를 포함했다.
대표 공연으로는 정조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가 탔던 가마를 그린 그림 ‘자궁가교’를 드론으로 재현한 예술 쇼, 수라간 나인의 이야기를 담은 연극 ‘효연전’ 등이 있다.
체험 행사는 정조 시절 궁중음식을 맛볼 수 있는 ‘정조의 식탁’과 유생으로 변해 과거시험을 볼 수 있는 ‘뭔가 좀 색다른 과거시험 보는 날’ 등으로 구성했다.
수원화성 미디어아트는 다음 달 4일까지 즐길 수 있다. 이번 행사 주제는 개혁 군주 정조의 새로운 시작을 알린다는 의미인 ‘수원화성 행행(行幸)’이다.
정조의 꿈을 빛으로 표현한 이번 초대형 미디어 아트 쇼는 창룡문 일원에서 매일 오후 7시에 시작해 오후 10시에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