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 열사’ 김부선도 울고 갈 판…지난 겨울, ‘난방비 0원’ 23만 가구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3. 10. 12.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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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9월 서울 성동구 옥수동 H아파트의 ‘난방비 조작’ 의혹을 제기한 김부선 씨 모습 [사진 = 연합뉴스]
지난 겨울 계량기 고장 등으로 난방비를 전혀 내지 않은 아파트가 23만 가구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는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난방비 폭등 사태가 벌어졌던 시기다.

‘난방비 0원’ 아파트 문제는 2014년 소위 ‘난방 열사’로 불린 배우 김부선 씨에 의해 이슈가 됐다. 이후 국토부는 겨울철 난방비 부과 현황을 조사하고 있다.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상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1개월 이상 ‘난방비 0원’을 기록한 아파트는 22만7710가구로, 이는 해당 가구가 속한 아파트 단지 총 236만4354가구의 9.6%에 해당하는 수치다.

난방비 0원 가구 가운데 12.0%를 차지하는 2만7265가구는 계량기 고장에 의해 비용이 청구되지 않았다. 난방비가 부과되지 않도록 고의로 계량기 등을 훼손한 경우도 29건 확인됐다.

계량기를 일부러 고장 내 난방비를 내지 않은 가구는 경찰에 고발되거나 같은 아파트 동에서 가장 많은 난방비가 부과되는 등의 조처가 내려졌다.

다만, 난방비 0원 가구 가운데 실제로 난방을 사용하지 않은 비율은 68.0%(15만4779가구)였다.

난방비가 발생하지 않은 원인을 알 수 없어 ‘기타’로 분류된 경우는 2.9%(6668가구)였다. 이들 가구는 해당 아파트 가구에 실제 거주하면서 난방을 사용했고 계량기 역시 고장 나지 않았지만, 난방비는 0원이었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 지역의 난방비 0원 가구가 전체의 52.3%인 11만9133가구로 대부분을 자치했다. 서울은 17.5%를 보였다. 계량기 고장에 의해 난방비가 부과되지 않은 경우도 경기 지역이 전체의 55.9%, 서울이 17.1%를 각각 차지해 나란히 1∼2위에 올랐다.

다만 고의 훼손의 경우 전체 29건 중 16건이 서울에서 발생했다. 이어 세종(8건), 경기(4건), 경남(1건) 순이었다.

지난 겨울에는 한파와 함께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면서 난방비가 급등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각 지방자치단체는 일제히 취약계층 난방비 긴급 지원 등에 나섰고, 올해 2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는 난방비 폭등을 둘러싼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박상혁 의원은 “공동주택 입주민 간 불필요한 갈등을 방지하고 공동주택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국토부와 지자체는 난방 계량기를 지속해 관리하고 관련 시설을 개선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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