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母 "중학생때 성폭행 당해…트라우마에 남편과 메신저로만 대화"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어린 시절 성폭행 트라우마로 인해 대면 대화와 남자를 기피하게 됐다"는 청소년 엄마의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11일 방송된 MBN '어른들은 모르는 고딩엄빠4'(이하 '고딩엄빠4')에는 배다은과 고딩아빠 전태현 부부의 아슬아슬한 일상이 공개됐다. 2개월 된 아이와의 일상을 보여주며, 부부의 남모를 고민도 털어놨다.
먼저 배다은이 스무 살에 엄마가 된 파란만장한 사연이 재연드라마를 통해 밝혀졌다. 중학교 3학년 시절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엇나가기 시작한 배다은은 "교실 점검 순찰을 도와달라"는 학교 경비원의 부탁에 따라나섰다가 성폭행을 당했다. 이에 배다은이 용기를 내서 경찰에 신고해 가해자는 교도소에 들어갔지만 이후 지속적인 트라우마에 시달렸다.
급기야 고등학교 1학년 때 만난 남자친구는 데이트 폭력까지 써서 배다은은 남자에 대한 더 큰 두려움을 안게 됐다. 배다은은 "20세에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한 남자를 알게 돼, 연인으로 발전했다. 그런데 (상대가) 3세 연하의 고등학생이었다"고 말했다.
연하남의 직진 대시에 배다은은 마음이 움직였고, 유달리 질투가 심한 남자친구로 인해 매일 메신저로 소리 없는 싸움을 했다. 그러다 수십 번도 넘게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했던 두 사람은 교제 1주년쯤,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 임신 7개월이 되어서야 상황을 알게 된 가족들은 출산을 극렬히 반대했으며 결국 인연을 끊기까지 했다.
가족의 지원이 끊긴 배다은과 미성년자인 남자친구는 밥 한 끼 사먹을 돈도 모자랄 정도로 출산 직전까지 생활고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였고, 재연드라마는 끝이 났다.
아내와 함께 스튜디오에 등장한 전태현은 '고딩엄빠4'에 출연한 계기에 대해 "아내와 같이 산 지 어느덧 1년인데, 평소에 아내 목소리를 들은 적이 없다"는 고민을 전했다. 두 사람은 신혼부부답지 않게 대화가 전혀 없는 일상을 보여줬다. 24시간 내내 '휴대폰 메신저'로만 소통하면서 다투기까지 했다.
부부는 싸웠고, 다음날 새벽2시에 일어난 배다은은 남편 전태현에게 문자를 보냈다. 이날 전태현은 새벽에 일어나 출근했고, 일어나자마자 문자메시지를 보고 놀랐다. 배다은은 "제가 할 말을 까먹을까봐 기억났을 때 태현이에게 문자를 보내놓고 자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총 32줄의 문자메시지에 출연진 모두가 경악했다. 배다은의 문자에는 '진짜 너무 억울하기도 하고 분하기도 해서', '너무 재촉만 하니 억울하기도 하고 넌 항상 대답이 똑같잖아', '짜증나고 화나고 약올리는 기분이야', '누구보다 걱정되고 불안하고 초조해지는 것도 나야' 등의 내용이 담겼다. 전태현은 "그걸(장문의 메시지를) 보니까 일하는 것도 힘든데, (문자를) 할 때마다 저도 지치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MC 박미선은 "본인은 그냥 문자를 보내놓고 편하게 자는 것이지만, 일하러 가는 사람은 뭐가 되겠냐. 다은씨, 남편이 얼마나 고마워. 남편이 새벽 4시반에 일어나서 일하러 가는게 보통 힘든 일이냐"고 지적했다. 이인철 변호사가 "문자를 보면 어떤 느낌이냐"고 묻자 전태현은 "진이 빠지는 느낌"이라고 털어놨다.
일상 대화가 가능한지에 대해 배다은은 "트라우마도 있고, 무서움도 있다"며 "내가 사귀었던 남자친구 중에 한 명과 (속마음을 이야기하다가) 너무 크게 싸우는 바람에 전 남자친구가 의자를 집어 던질 뻔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 이후에 (속마음을) 더더욱 못 꺼내겠고, 꺼내게 되면 내가 잘못한 것 같아 기죽게 된다. 만약 남편에게 내 모습을 보여주면 어떻게 돌변할지 모르겠다. 남편과 대화할 생각은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의 끝나지 않는 '문자 전쟁'을 지켜보던 조영은 심리상담사는 배다은을 향해 "대면 대화가 상당한 갈등으로 이어졌던 경험과 경비원에게 성폭행을 당했던 것이 상당한 트라우마로 남아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트라우마 치료의 핵심은 점진적 노출이다. 과거의 나쁜 기억에서 벗어나 '남편 괜찮구나'라고 생각해도 좋다. 좋은 기억이 업데이트 되어야 한다"며 피하지 말고 하나씩 행동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갑자기 휴대전화를 집어든 배다은의 동생은 전화를 걸어 전태현에게 "어디냐"고 물었다. 전태현이 "집 근처"라고 하자 배다은의 동생은 "일단 빨리 들어오라"고 했다. 전태현이 집에 왔지만 분위기가 어색해졌다.
이 자리에서 배다은의 동생은 퇴장하고, 둘만 남은 상황이 됐다. 전태현은 "막상 대화하려고 보니 쉽지 않았던 것 같다"고 밝혔다. 배다은은 "'무슨 말을 어떻게 꺼내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고 했다. 배다은은 "서로 마주 보고 얘기하게 된다면 혹시라도 선 넘는 행동(폭력)을 당할까봐 걱정됐다"는 속마음을 털어놨다. 이에 전태현은 "내가 힘을 보태줄 테니까 이틀에 한 번은 마주 보고 대화를 해보자"고 화답했다.
며칠 뒤 배다은은 아이를 시할아버지에게 보여주기 위해 방 밖으로 나왔다. 증손주를 처음으로 품에 안은 시할아버지는 기쁜 마음에 무릎까지 꿇었다. 배다은은 "아이를 좀 더 일찍 보여드렸어야 했는데···"라며 자신의 잘못을 뉘우쳤다.
모든 영상을 지켜본 MC 서장훈은 배다은에게 "아이를 위해서라도 지금까지의 생활 패턴으로 계속 사는 건 안 된다. 밖에 나가서 햇볕이라도 보라"며 마지막까지 진심어린 조언을 건넸다. 박미선 또한 "앞으로 부부끼리 대면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며 이들의 새 출발을 다독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sno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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