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불이익은 못 참지” 美하버드생, ‘이스라엘 규탄 성명’ 속속 철회한 이유

뉴욕대학교 로스쿨 학생회장 리나 워크먼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고 관련“이스라엘은 이 엄청난 인명 손실에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가 로펌 채용이 취소됐다.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과 관련, 근본적 책임은 이스라엘에 있다고 주장한 일부 미국 하버드대 학생들이 최근 관련 입장을 철회했다. 월스트리트를 비롯한 금융권에서 비판 여론이 형성된 시점에서다.

뉴욕포스트는 11일(현지 시각)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기습공격 등) 모든 폭력은 이스라엘에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는 성명을 발표한 34개 하버드 학생 모임 가운데 4개가 입장을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거대 기업들이 채용 시장에서 이들을 블랙리스트에 포함시키려 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하버드 내 학생모임인 '하버드 팔레스타인 연대 그룹'(Harvard Palestine Solidarity Groups)은 이슬람 무장 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침공한 지난 7일 문제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하버드 내 34개 단체와 함께 “오늘의 (침공) 사건은 진공(vacuum) 상태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다. 지난 20년 동안 가자지구의 수백만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은 ‘야외 감옥’에서 살도록 강요당했다”고 주장했다.

'하버드 팔레스타인 연대 그룹'(Harvard Palestine Solidarity Groups)이 성명 철회를 알리는 게시물을 공식 SNS에 게재했다.

이같은 성명은 하버드 학내는 물론 외부의 비판 여론에도 부딪혔다. 10일 17개 다른 하버드 그룹은 500여명의 교직원과 3000명 학생 등과 함께 이들의 주장에 대해 “완전히 틀렸고 매우 공격적”이라며 반박했다. 문제의 성명을 냈던 단체 가운데 ‘Harvard Ghungroo’에서는 이날 SNS에 “하버드 팔레스타인 위원회의 성명에 공동 서명한 것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싶다”고 올리며 성명을 철회하기도 했다.

이같은 입장철회에 앞서 법조계와 금융권 등에서는 팔레스타인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대학생들이 취업 불이익을 받는 상황이 속속 포착됐다. 최근 뉴욕대학교 로스쿨 학생회장 리나 워크먼은 “이스라엘은 이 엄청난 인명 손실에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가 취직이 결정된 로펌으로부터 채용 취소 통보를 받았다. 유명 헤지펀드 거물인 억만장자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캐피털 회장은 하버드 성명을 직격한 비판 발언도 했다. 그는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많은 최고경영자들이 혹시라도 이스라엘 비난 성명에 참여한 하버드 졸업생을 채용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면서 학생 모임 명단을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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