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는 손녀 돈자랑에 덜미…퇴직한 中간부 재산 몰수

정승필 2023. 10. 12.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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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대 재산이 있다는 손녀의 돈 자랑 때문에 16년 전 퇴직한 중국 공산당 간부의 부정 축재가 뒤늦게 들통나 당적이 박탈되고 재산을 몰수당했다.

지난 11일 중국신문망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광둥성 선전시 기율위원회·감찰위원회(기율 감찰위)는 전날 선전시 교통국 화물운수관리분국의 전 분국장 중겅츠(75)의 당적을 박탈하고, 불법 소득을 몰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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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100억대 재산이 있다는 손녀의 돈 자랑 때문에 16년 전 퇴직한 중국 공산당 간부의 부정 축재가 뒤늦게 들통나 당적이 박탈되고 재산을 몰수당했다.

100억대 재산 과시한 '북극 메기'(왼쪽)와 그의 할아버지. [사진=바이두]

지난 11일 중국신문망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광둥성 선전시 기율위원회·감찰위원회(기율 감찰위)는 전날 선전시 교통국 화물운수관리분국의 전 분국장 중겅츠(75)의 당적을 박탈하고, 불법 소득을 몰수했다고 밝혔다. 또 부정 축재 등 심각한 기율·법률 위반 혐의를 조사해 처벌하기로 했다.

지난 2007년 11월 퇴직한 중겅츠가 은퇴 16년 만에 부정 축재로 처벌받게 된 사건의 발단은 그의 손녀 베이지녠위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신 집안의 부를 과시하는 글을 올리면서다.

베이지녠위는 지난 3월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북극 메기'라는 필명으로 그의 가족 7명이 호주에 이민한 사실을 알리며 "우리 집의 막대한 재산은 많은 중국인이 제공한 것"이라며 "내가 어떻게 중국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는 글을 게시했다.

그는 "내가 아는 것은 우리 집 재산 규모가 아홉 자릿수(약 184억원)라는 것"이라며 "가고 싶은 나라가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이어 자기 할아버지 중겅츠의 젊은 시절 사진을 올리며 장난식으로 "횡령한 것 같다"는 말도 했다.

중국 광둥성 선전시 교통국 화물운수관리지국장을 지낸 중겅츠의 손녀. 이 손녀가 지난 3월 '북극 메기'라는 필명으로 올린 부 과시 글이 문제가 돼 중겅츠는 퇴직 16년 만에 당적을 박탈 당하고 재산을 몰수 당했다. [사진=바이두]

누리꾼들의 비판이 일자, 그는 "살찐 돼지는 개숫물만 먹는다. 나를 욕하는 사람이 1년 동안 번 돈을 나는 하루 만에 다 써버린다"며 "집안에 청장급 이상 간부가 없는 사람은 나를 욕할 자격이 없다"고 맞받아쳤다.

이에 중국 내에 공분이 커졌고, 그가 중겅츠의 손녀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중겅츠는 즉각 "퇴직할 때까지 성실하게 일했는데 손녀의 철부지 행동 때문에 망연자실하다"며 "상부에 해명했고, 엄격한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결백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가 속했던 조직의 명예와 손녀의 학업에 영향을 줄까 봐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해명에도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진상조사에 나선 선전시 교통국은 결과를 공개하지 않기로 하다가 비난 여론이 확산, 기율 감찰위가 중겅츠의 부정 축재 사실을 확인하고 처벌에 착수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부정부패 인사는 아무리 깊이 숨어도 대중의 눈을 피할 수 없고 당의 기율과 국가의 법률을 피할 수 없다. 당의 간부는 항상 스스로를 돌아보고 엄격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 쓰촨성 이빈시는 올해 초부터 대대적인 의료 비리 조사에 나서 납품업체로부터 리베이트 등 부당 이익을 챙긴 공립병원 책임자 등 1200여 명을 징계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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