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톱 없이 100개 채널 펼쳐져… 플랫폼이 된 TV[초격차 기술, 현장을 가다]
뉴스·스포츠·예능 등 무료감상
‘우행시’ 등 VOD 50건도 제공
“OTT 플랫폼 대체재 가능성”
10분당 한차례 광고시청 조건
2027년 시장 규모 16조 전망
LG, 5년간 1조 들여 사업확장
지난 5일 서울 영등포구 LG 트윈타워. 출시된 지 약 일주일 된 LG전자 스마트 TV의 방송 앱 ‘LG 채널 3.0’을 직접 써봤다.
인터넷TV(IPTV)나 케이블 TV에 가입하지 않았는데도, 뉴스와 예능, 드라마,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100여 개 채널에서 볼 수 있었다. 이번에 개편된 앱에서는 ‘태극기 휘날리며’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등 영화 주문형 비디오(VOD) 50건을 무료로 틀 수도 있었다. 경쟁사에는 없는 ‘초격차’ 기술이다.
12일 LG전자에 따르면 ‘LG 채널’은 세계 27개국에 3000여 개 채널을 제공 중이다. 지난해 7월 2800여만 명이었던 사용자는 78% 넘게 늘어 올해 5000만 명을 넘어섰다. 국내에서는 추석 연휴 전날인 지난달 27일 3.0 버전으로 개편을 마쳤다. 정연화 LG전자 LG채널기획팀장은 “넷플릭스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 착안해 레이아웃을 전면 개편하는 방식으로 앱 구조를 크게 개선했다”며 자신감을 한껏 드러냈다. 개편을 통해 바뀐 앱 홈 화면의 맨 위에는 ‘전문가 추천 채널’이, 아래로는 예능, 드라마, 시사교양 프로그램들이 카테고리 순으로 진열됐다.
이처럼 LG 채널이 무료로 방송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은 영상을 재생하는 도중 광고가 나오도록 했기 때문이다. LG 채널에서 뉴스, 예능, 영화 등 방송을 시청할 때는 10분에 한 차례꼴로, 한 차례당 15∼30초의 광고를 봐야 한다. 이는 패스트(FAST·광고 기반 무료 실시간 재생 서비스)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세계 시장 규모는 올해 약 63억 달러(8조4943억 원)에서 오는 2027년 120억 달러(16조1796억 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LG 채널이 OTT의 대체재가 될 수도 있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며 “많은 OTT 가입자들이 비용만 내고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미국 시장조사업체 C+R리서치에 따르면 소비자 5명 중 2명 이상이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에 비용만 지불하고 사용은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소비자 매체 컨슈머리포트는 최근 LG 채널을 ‘최고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 대표 사례로 언급했다. 한편, 삼성전자도 ‘삼성TV플러스’를 통해 패스트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LG전자는 스마트 TV의 운영체제(OS)인 ‘웹 OS’의 업그레이드를 시작하면서 TV 플랫폼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10일부터 2022년형 올레드 TV를 대상으로 순차 업그레이드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만들어진 LG TV도 올해 제작된 TV와 같은 OS를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최수인 LG전자 웹 OS UX 플래닝팀 책임은 “그동안 버그 등 사소한 부분들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는 진행됐지만, 이젠 플랫폼 버전을 아예 바꾸는 업그레이드까지 가능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4년 첫선을 보인 웹 OS는 세계 2억여 대 스마트 TV에서 구동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LG전자 외에도 웹 OS를 쓰는 다른 TV 브랜드들도 늘고 있다. 스마트 TV 플랫폼으로 웹 OS를 사용하는 브랜드는 2021년 20여 개에서 현재 300개 이상으로 증가했다. 최 책임은 “TV 외에도 프로젝터, 모니터, 사이니지, 차량 등 제품군으로도 웹 OS 적용을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올해 7월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고객의 다양한 경험을 연결, 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하겠다는 비전을 선포한 데 이어 박형세 HE사업본부장은 최근 웹 OS 운영체제를 앞세워 진정한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LG전자는 플랫폼을 비롯해 맞춤형 콘텐츠, 서비스 분야에 5년간 1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세계 첫 무선 OLED TV 내놓은 LG… ‘화면 잔상’ 대폭 개선 경쟁력 확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에서 초격차 제품과 기술을 키우겠다고 선언한 LG전자가 세계 첫 무선 OLED TV를 내놓고 독주를 이어가고 있다. OLED의 최대 단점으로 꼽히는 ‘번인’(화면 잔상)과 관련해서는 10년 이상 공을 들여온 연구 노력에 따라 압도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12일 LG전자에 따르면 세계 첫 무선 OLED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M’은 지난 7월 한국을 시작으로 북미, 유럽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 순차 출시됐다. 전원선을 제외한 모든 주변기기의 선을 없앤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 제품은 97인치 OLED TV와 무선 전송 솔루션을 적용한 ‘제로 커넥트 박스’로 구성된다. 제로 커넥트 박스는 화면 정면 기준 약 10m 내에서 4K 해상도와 120㎐ 주사율의 고화질 영상을 무선으로 전송한다. TV 본체에 연결하던 주변기기를 거실, 소파 옆이나 협탁 아래 등에 놓인 제로 커넥트 박스에 연결하면 화면 주변의 복잡한 선이 사라져 주변기기를 보관하기 위한 수납장을 둘 필요가 없다.
특히 LG전자는 OLED 최대 단점으로 지적되는 ‘번인’과 관련, 삼성전자보다 경쟁력 우위에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번인은 유기물이 변질되면서 TV 패널에서 색상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거나 화면에 잔상이 남는 것을 의미한다. 유기물에 전류를 흘려 스스로 빛을 내는 OLED TV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다. 정재철 LG전자 HE연구소장(전무)은 “지난 10년간 잔상 관련 알고리즘을 10개 이상 개발했다”면서 “이 알고리즘을 탑재한 인공지능(AI) 프로세서가 6세대까지 거듭하면서 현재는 LCD와 비슷한 수준까지 갔다”고 말했다. 정 전무는 “지난 10년간 올레드 시장을 개척하고 주도하며 역사를 만들어왔다”며 “이 같은 성공에는 고객경험 가치를 이해하고 ‘페인 포인트’(불편 사항)를 해소하는 기술 노하우가 집약됐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초대형 프리미엄’ 수요에 맞춰 OLED TV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세계 최초 4K·120㎐ 무선 전송 솔루션을 적용한 세계 최대 97인치 제품을 비롯해 83인치, 77인치 무선 OLED TV 시리즈를 선보였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75인치 이상 초대형 TV 출하량은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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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린 기자 yr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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