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현대인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 1위 ‘브레인포그’

멍하고 집중이 안 된다면, 브레인포그 의심해봐야... 방치 시 치매 발병 가능성 높여

코로나19 팬데믹이 진정되며 서서히 일상을 되찾아가고 있지만, 많은 이들이 여전히 코로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장기 후유증을 뜻하는 ‘롱코비드’ 환자 10명 중 4명은 머릿속이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한 느낌이 지속되는 증상인 브레인 포그(brain fog)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레인포그에 빠진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머리가 멍하고 무기력해지는 증상을 호소한다. 마치 머릿속에 안개가 자욱하게 낀 것처럼 정신이 흐리멍덩한 상태에 빗대어 뇌안개, 즉 ‘브레인포그’라 불리는 이 증상은 기억력을 비롯한 집중력, 주의력, 언어력 등의 인지기능의 감소와, 무기력, 피로, 식욕감소가 더불어 나타며 일상을 무기력하게 만든다. 

증상을 겪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증상으로 치부하곤 하지만, 전문가들은 브레인포그를 적절한 관리 없이 장기간 방치할 경우 치매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임상 심리학자 질 웨버 박사는 도서 '브레인포그'를 통해 브레인포그에 갇혔을 때 겪게 되는 다양한 증상과 원인을 사회적, 심리적, 과학적으로 다각도로 분석하고 머릿속 안개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제시한다.

이 책에서 웨버 박사는 브레인포그의 가장 큰 원인으로 만성 스트레스를 꼽는다. 현대인들이 해야 할 일은 갈수록 늘어만 가는데, 인간관계, 자기돌봄, 마음챙김의 시간은 점차 줄어들면서 쌓이는 스트레스가 여러 증상과 복합적으로 결합되며 브레인포그가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우리를 브레인포그에 빠지게 만드는 내적, 외적인 환경과 문제들을 없앨 수는 없어도 문제를 받아들이는 태도와 관점은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한다. 스트레스로 발생하는 브레인포그는 알츠하이머나 ADHD 등의 의학적, 신경학적 의식혼탁 현상과는 달리 스트레스에 대한 개인의 반응에 기초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브레인포그'는 저자의 풍부한 상담 경력과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브레인포그의 증상과 처방을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다. 브레인포그에 빠졌을 때 나타나는 증상 10가지(멍함/무력감/고립/회피/가짜 자기돌봄/패배감/주의산만/낮은 자존감/무료함/자기비판)와 각 증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처방 10가지를 항목별로 나누어 쉽고 구체적인 문제해결 트레이닝 방법을 제시한다. 

흐리멍덩한 뇌가 아닌 명쾌한 뇌로 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브레인포그의 주요 원인인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현재 상황을 파악하는 방법부터 부정적으로 굳어져 버린 뇌 회로를 재구성하는 행동주의적·인지심리학적·신경과학적 방법, 방전되어버린 무기력한 뇌를 재충전하는 방법까지 다양하게 제시한다. 이 책에 수록된 ‘브레인포그 지수’를 확인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통해 자신의 브레인포그 지수를 체크하고, 웨버 박사가 제안하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꾸준히 실천하며 노력한다면, 분명 스스로 변화하는 모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브레인포그는 개인이 문제가 있어 겪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살면서 경험할 수 있는 증상이다. 저자가 실제 상담했던 내담자들의 사례와 그들이 브레인포그에서 빠져나오는 과정을 함께 담아냈다.

김정환 기자 hwani89@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