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대회 잇단 부진…농구, 배구, 핸드볼인들 책임이다[김세훈의 스포츠IN]
한국 단체 구기 종목이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받은 성적을 살펴보자.
여자농구는 중국, 일본에 이어 3위에 자리했다. 남자 농구는 중국, 일본, 이란에 패하며 7위로 처졌다. 배구는 남자는 7위, 여자는 5위다. 배구가 아시안게임 노메달에 그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자핸드볼은 은메달을 땄지만 남자는 2승3패로 역시 부진했다. 하키에서는 남자는 동메달, 여자는 은메달을 땄다.
농구는 국제무대에서 부진한 지 오래됐다. 남자 농구 몰락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 체구는 커졌지만 느렸고 체력도 약했으며 포지션에 얽매이는 구식 농구만 했다. 사실상 3진이 나선 일본에도 완패했으니 변명할 여지가 없다.
배구 하향세도 가파르다. 남자 배구가 아시안게임에서 아무 메달도 따지 못한 건 1962년 자카르타 대회 이후 61년 만이다. 여자도 김연경이 빠졌다지만, 이렇게 급락할 줄 몰랐다. 도쿄올림픽 4강은 불과 2년 전이다.
핸드볼도 과거 명성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SK가 10년 넘게 엄청난 돈을 투자했지만, 소용이 없다. 남녀 대표팀 성적은 오히려 퇴보했다. 모두 지도자, 선수 잘못이다. 이에 반해 하키는 잘했다. 기업과 국가 지원이 부족하고 저변도 약하지만, 항저우에서 단체 구기종목 중 유일하게 남녀 동반 메달을 땄다. 어려운 상황에도 꾸준히 성적을 내는 하키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농구, 배구는 ‘유복한’ 프로리그가 운영된다. 남자 배구는 2019~2020시즌 26억원인 샐러리캡이 지난 시즌 58억1000만원으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여자부는 14억원에서 23억원이 됐다. 평균 연봉은 남자 2억2900만원, 여자부 1억5200만원이다. 이탈리아 등 세계적인 리그 평균치와 비슷하다. 남자 연봉킹 한선수 연봉은 10억8000만원이다. 2위인 정지석 연봉은 9억2000만원이다.
남자 농구 연봉킹은 김선형으로 8억원이다. 2위는 문성곤(7억8000만원)이다. 남자 평균연봉은 1억5000만원이 넘는다. 여자 농구 김단비는 연봉 3억원, 수당 1억5000만원 등 총 4억5000만원을 받는다. 신지현은 4억2000만원(연봉 3억원, 수당 1억2000만원), 박지수는 4억원(연봉 3억원, 수당 1억원)이다.
농구단, 배구단을 운영하는 기업은 매년 50억원에서 80억원을 쓴다. 핸드볼에 대한 SK 투자도 여전하다. 농구, 배구는 조만간 새로운 시즌에 돌입하고 핸드볼도 올해 프로리그를 출범한다. 그런데 모두 우물 안 개구리, 내수용 종목이 돼 버렸다. 강호석 스쿼시 대표팀 감독은 “한국 스포츠는 이제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니다. 우물 안 개구리는 우물 밖을 보지 못한다”며 “그러나 울타리 안 양은 다르다. 울타리 밖 넓은 세상을 보지만 울타리 안 안락함에 취해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한국 스포츠는 울타리 안 양이 돼 가고 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기업이 꾸준히 투자하고 있지만, 선수들 기량과 국제대회 성적은 오히려 떨어진다. 농구, 배구, 핸드볼인들 모두 배가 불렀다는 뜻이다. 내가 구단주라면 더는 돈을 쓰고 싶지 않을 것 같다. 팬들도 물론 마음이 크게 상했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종목의 부활을 이룰까. 그걸 농구, 배구, 핸드볼인들이 정말 모를까, 알면서도 안 하는 것일까. 모른다면 바보고, 알고도 안 한다면 배임이며 직무유기다. “국내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면 된다”고 생각한다면 스포츠인으로서 정체성을 이미 잃은 것이다.
기업이 투자할 의지가 있을 때,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줄 때 종목 발전을 이루지 못한다면 그건 전적으로 농구, 배구, 핸드볼인 책임이다. 기업이 계속 투자하리라는, 팬들이 계속 경기장을 찾아주리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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