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예림씨, 세상 떠나기 전 명예훼손 등 혐의로 무더기 고소 당했었다

표예림씨가 학창시절 학교폭력 피해를 밝히고 있다.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서울경제]

12년간 당한 학교폭력 피해를 폭로하면서 드라마 '더 글로리'의 현실판 주인공으로 불린 유튜버 표예림(27)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명예훼손 등 다수의 고소를 당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부산경찰청 등에 따르면 표씨는 지난달 유튜버 A씨로부터 명예훼손과 모욕 등 혐의로 고소당해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었다.

표씨는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밝힌 이후 한 단체의 소개로 A씨를 알게 됐으나 서로 견해차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표씨는 A씨로부터 4건의 고소를 당했고 표씨가 A씨를 상대로 경찰에 제출한 고소장도 7건 정도다.

경찰 관계자는 "표씨에 대한 고소장이 접수된 것은 지난달로 아직 조사가 시작되지 않은 상태였다"며 "A씨에 대한 조사는 주소지인 서울의 관할 경찰서에서 담당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산의 경우 피고소인이 사망했기 때문에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표씨는 학교폭력 피해와 관련해 자신이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를 졸업한 경남지역 경찰서에도 3건 정도의 고소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표예림씨가 가해자로 지목한 유튜버가 표씨가 숨진 후 올린 입장문. 사진=유튜브 영상·jtbc 보도화면 캡처

그는 앞서 유튜브에 '이제 그만 편해지고 싶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동영상을 게재했다. 표씨는 이 영상에서 “유튜버 A씨가 저를 저격하며 다중의 익명으로 인신공격과 흔히 말하는 조리돌림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도를 넘어 제 학교 폭력을 거짓이라 주장한다. 제가 피고소인에게 꼬리를 쳤다며 꽃뱀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젠 더 이상 고통을 감내하고 이겨낼 자신이 없다. 삶을 지속해야 할 어떠한 것도 남아있지 않다”며 자신의 생으로 진실을 증명하겠다고 항변했다. 이후 지난 10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초읍동 성지곡수원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표씨가 마지막 동영상에서 자신을 저격·인신공격하고 있다고 거론한 유튜버 A씨는 "표씨가 법적 공방에서 위기감을 느끼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이나 우리가 범죄 혐의로 인해 피해를 봤지 잘못한 것이 전혀 없다"는 영상을 올렸다.

표씨의 학교 폭력 피해 사건을 공론화해온 유튜버 '카라큘라 탐정사무소'는 유튜버 A씨를 겨냥해 "유튜브 채널과 SNS(사회관계망서비스)까지 개설해 고인에 대한 지속적인 비난 영상을 게시해 '사이버 집단 따돌림'과 스토킹을 했던 장본인"이었다며 "한 사람을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몬 책임을 묻겠다"고 날을 세웠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태원 기자 reviv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