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인터뷰] 어느덧 데뷔 12년차 이레 "연기 좋아하는 맘, 변한 적 없어요"
박정선 기자 2023. 10. 12. 08:00
어느덧 이렇게나 성장한 배우가 돼 버렸다. 데뷔 11년 차, 17세의 배우 이레다.
어린이 모델로 활동하다 2012년 배우로 첫발을 디딘 이레는 올해로 12년 차를 맞았다. 지난 2013년 영화 '소원'의 주연배우로 18회 부산국제영화제 무대에 섰던 그는 10년 만에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로 28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이 지나고, 이레는 몰라보게 훌쩍 성장한 배우로 관객 앞에 등장했다.
이레의 주연작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는 하나뿐인 엄마까지 잃고 홀로 남겨진 인영(이레)가 시련 앞에서도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를 외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긍정적인 에너지로 주변인들을 성장하게 하는 힐링 드라마 장르의 영화다. 드라마 '멜로가 체질' 공동연출자인 김혜영 감독의 장편 영화 데뷔작이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한국영화의 오늘' 섹션으로 초청돼 관객을 만났다.
어린이 모델로 활동하다 2012년 배우로 첫발을 디딘 이레는 올해로 12년 차를 맞았다. 지난 2013년 영화 '소원'의 주연배우로 18회 부산국제영화제 무대에 섰던 그는 10년 만에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로 28회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이 지나고, 이레는 몰라보게 훌쩍 성장한 배우로 관객 앞에 등장했다.
이레의 주연작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는 하나뿐인 엄마까지 잃고 홀로 남겨진 인영(이레)가 시련 앞에서도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를 외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긍정적인 에너지로 주변인들을 성장하게 하는 힐링 드라마 장르의 영화다. 드라마 '멜로가 체질' 공동연출자인 김혜영 감독의 장편 영화 데뷔작이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한국영화의 오늘' 섹션으로 초청돼 관객을 만났다.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에서 이레는 진서연, 손석구 등 배우들 가운데 우뚝 선다. 아직 많지 않은 나이이지만, 오랜 경력의 연기자로서 중심을 제대로 잡는다. 자칫 현실에 발 붙이기 힘들 수 있는 무한 긍정 캐릭터에도 능숙한 생활연기로 현실감을 불어넣는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난 이레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속 인영처럼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가득했다. 그러면서 연기에 관해 이야기할 때는 누구보다 어른스러운 표정으로 눈을 반짝였다. 과연 12년 차, 그럼에도 연기를 향한 마음은 변치 않았다는 베테랑다웠다.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건 오랜만인가요.
"'소원'으로 8살 때 왔는데, 지금 18살이 돼서 다시 왔어요. 그간 부산에 올 기회가 있었는데, 코로나19팬데믹, 다른 스케줄과 겹쳐서 아쉽게 오지 못했어요. 그래서 지금 너무 떨린 마음으로 여러 일정에 참여하고 있어요."
-10년 만에 온 부산영화제는 어떤가요.
"시상식 정도 분위기로 가볍게 생각하고 개막식에 왔어요. 근데 입장하고 나서 다른 배우들 입장도 구경하니까 실감이 나더라고요. 너무 기분이 좋았어요. 아무런 부담감 없이, 내가 영화인으로서 영화를 걸고 나온 게 너무 벅찬 느낌이 들었고요."
-주연 영화로 영화제를 찾은 터라, 부담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아직은 제가 사람들에게 익숙하지만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른 관객분들이 찾아주실까. 좋아해 주실까'하는 걱정이 살짝 있기는 헤요. 그럼에도 영화 자체가 너무 좋고, 다들 신경을 많이 써주신 작품이라서,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팀을 믿고 부산에 왔어요."
-개막식에서는 아주 아름답더라고요.
"소속사 분들과 드레스를 함께 골랐어요. 주변 분들에게도 물어보면서 엄청 신중하게 골랐어요. 예쁘게 봐주시면 감사하죠. (소속사) 대표님이 생각하신 콘셉트는 성숙하고 우아한 느낌이었어요. 마냥 아역의 느낌보다는, 저에게 가장 어울리는 착장으로 가자고 했죠."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출연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해요.
"완성된 영화를 보면서 '이 영화를 선택하길 잘했구나'란 생각이 들었어요. 인영을 통해서 주변 사람들이 성장하는 모습이 그려지잖아요. '나도 인영을 통해서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끔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한편으론, 필모그래피를 늘리고 싶은 마음이 커요. '내가 언제 한국무용에 도전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고, 도전하고 싶었어요."
-한국무용 연습이 힘들었을 거 같네요.
"열심히 무용 연습을 하기도 했는데, 당시 드라마 촬영을 하고 있는 와중에 합류한 거라 생각하는 것만큼 몰두하진 못했어요. 촬영하면서 연습까지 소화하기가 살짝 힘들 뻔했지만, 주변 분들이 도와주셨던 기억이 나네요. 안무 감독님도 많이 챙겨주시고. 인영이는 춤을 제일 잘 추는 친구가 아니에요. 수빈이 제일 잘 추는 것이고, 인영은 춤을 즐겨야 하죠. 잘 추는 것에 몰두하기보다는, 이 친구가 춤을 즐기고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춤이 안 되면 표정이라도 보여드리려고 했어요. 첫 촬영 때 '이 정도 웃으면 행복해 보이겠지'라며 열심히 활짝 웃었는데, 감독님은 '함박 웃음을 지으면서 춰달라'고 하시더라고요. 어찌나 환하게 웃었던지, 촬영이 끝날 때마다 볼이 아프더라고요."
-시련에도 밝은 캐릭터, 판타지 같은 인물이기도 한데요. 인영이 어떤 캐릭터로 보였으면 했나요.
"인영의 감정 그 자체에 조금 더 집중했죠. 너무 어린 친구에게 닥친 시련인데, 이 시련이 인영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을지, 어떤 마음이기에 밝음을 유지하는 것일지에 대한 생각을 했어요. 살아가면서도 너무 버거우면 그냥 잊고 싶어지잖아요. 오히려 지금 당장 해야하는 일을 찾고요. 밥 먹고 살아가는 게 급급하니까요. 엄마를 잃은 슬픔보다는 그런 현실에 대처하기 바쁘지 않았을까요. 그럼에도인영이의 밝은 성격이 현실을 살아가는데 유연하게 스며들죠. 조금 더 밝고 씩씩하고 구김살 없는 인영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이렇게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보니, 이레의 성격이 딱 인영이네요.
"저도 몰랐는데, 영화를 보고 그런 걸 느꼈어요. '내가 인영이와 생각보다 많이 닮아있구나'라고요. 밝은 에너지로 이 사람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어요. 그래서 보여지는 이미지로 봤을 때는 인영과 제가 비슷한 캐릭터인 것 같아요."
-'무빙' 이정하 배우가 등장해 깜짝 놀랐어요.
"(이정하와) 함께하는 분량이 꽤 있었어요. 제가 사람을 좋아하는데, 친화력이 엄청 좋지는 않아요. 상대방의 에너지를 흡수하는 타입이에요. 처음부터 이정하 오빠가 편하게 친구처럼 다가와 줬어요. 덕분에 정하 오빠의 에너지를 흡수해서 더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도윤이라는 역할 그 자체에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손석구 배우의 출연도 놀라웠습니다.
"촬영하면서도 팬이 됐어요. 하루만 촬영했는데, 그날 너무 많은 걸 배웠다. 연기 스타일이라든가 시원시원한 성격이요. 너무 편하게 현장을 만들어주고 다가와 주셨어요. 주변 사람들을 참 편하게 해주시는 분이더라고요."
-이 영화의 메시지, 다른 형태의 가족 이야기가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각자 결핍이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서로를 치유하며 결핍을 채워주는지, 맞지 않던 사람들이 어떻게 다시 뭉칠 수 있는지가 재미있는 영화죠. 가족이라는 울타리보다는 때론 친구처럼, 때론 엄마처럼, 때론 동생처럼 같이 지낼 수 있는 모습들이 예쁘다고 생각해요."
-이 영화의 매력 포인트를 꼽자면요.
"악역이 없다는 것. 감독님도 처음부터 그 점에 관해 이야기하시더라고요. 정수빈 배우가 저와 살짝 대치되는 라이벌 구도이긴 한데, 그냥 잘하고 싶은 친구이지 악역이 아니에요. 인영이도 이 친구를 싫다고 바라보지 않고요. 한국무용 같은 한국적 요소도 매력 포인트가 될 것 같네요."
-본격적으로 연기한 지 10년이 훌쩍 넘었는데, 그간 흔들린 적은 없었나요.
"긴 시간 동안 아예 흔들리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죠. 그래도 연기를 좋아하는 마음은 변한 적이 없었어요. 연기를 잘하고 싶다는 마음에서 흔들린 것이에요. 올해 대학교에 다니기 시작했는데, 대학교에 다니면서 오히려 더 연기가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학교에 일찍 입학했죠.
"대학교를 일찍 들어가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도 이제는 누군가에게 선배님으로 불리는 위치가 됐는데, 제가 그렇게 불릴 만큼 배경이 있나란 생각이 들어서였어요. 아직 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현장에서 날것의 연기를 많이 해왔고, 배워왔기 때문에 연기의 정석을 알고 싶었어요. 그런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첫 연기 수업 때 울 뻔했어요. 부담 없이 연기를 왜 하게 됐고, 내가 연기를 얼마나 좋아하고, 이런 것들을 서로 돌아가면서 이야기하는 시간 자체가 저에겐 처음이었어요. '이렇게도 연기가 재미있을 수 있구나'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연기하는 거 너무 좋다는 긍정적 에너지를 얻었어요."
-워낙 어린 시절 데뷔 때부터 이미 호평을 받아왔는데도 그런 고민을 하는군요.
"저는 한번도 제 연기에 대해 만족한 적이 없어요. 매 작품 너무 후회되는 순간이 너무 많아요. 칭찬을 해주셔도, 아직 제 단점이 부각되지 않았을 뿐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단점을 더 보완해나가고 싶어요."
-고민이 많은 것 같아요.
"대중에게 제가 어떤 이미지인지, 어떤 정도의 나잇대인지 스스로는 잘 모르겠어요. 어떤 역할을 시도했을 때, 관객분들이 편하게 받아들이실 수 있을지 의문을 가지고 있어요. 그걸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것도 제 몫이니까요."
-드라마 '무인도의 디바'로 곧 또 만날 수 있겠네요.
"제 분량에 한해서 말하자면, 어린 목하를 연기하게 됐어요. 노래를 잘하고 잘하는 친구예요. 본인의 밝은 에너지를 놓치지 않고 노래를 하고 기타를 치는 캐릭터이고요. 그런 부분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앞으로의 이레는 어떤 길을 걷게 될까요.
"아직 스무살도 안 됐으니까, 제가 어떤 사람이 될지 잘 모르겠어요. 계속 생각이 바뀌는 시기 같아요. 때론 이런 사람이고 싶기도 하고, 때론 저런 사람이고 싶다. 틀을 정해놓기보다는, 굴곡에 맞춰서 잘 타고 갔으면 좋겠어요."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눈컴퍼니,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스틸.
"제 분량에 한해서 말하자면, 어린 목하를 연기하게 됐어요. 노래를 잘하고 잘하는 친구예요. 본인의 밝은 에너지를 놓치지 않고 노래를 하고 기타를 치는 캐릭터이고요. 그런 부분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앞으로의 이레는 어떤 길을 걷게 될까요.
"아직 스무살도 안 됐으니까, 제가 어떤 사람이 될지 잘 모르겠어요. 계속 생각이 바뀌는 시기 같아요. 때론 이런 사람이고 싶기도 하고, 때론 저런 사람이고 싶다. 틀을 정해놓기보다는, 굴곡에 맞춰서 잘 타고 갔으면 좋겠어요."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눈컴퍼니,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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