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다승 1위, ERA 5위' 그런데 랭킹에도 없다?...'FA 재수' 임찬규는 '수석 졸업' 할 수 있을까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지난해 23경기에서 6승 11패 평균자책점 5.04로 부진했던 LG 임찬규는 지난겨울 FA 권리를 행사하지 않고 FA 재수를 선택했다. 그리고 겨우내 복잡한 마음을 비우고 절치부심했고 올 시즌 반등에 성공했다.
임찬규는 12일 현재 29경기 13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3.50으로 토종 선발 투수 다승 1위, 평균자책점 5위, 승률 1위를 달리고 있다. 롱릴리프로 시즌을 시작한 임찬규가 국내 투수 다승 1위에 올랐다는 건 놀라운 기록이다.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는 임찬규는 데뷔 12년 만에 국내 투수 최고 반열에 올라섰다.
하지만 이 기록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비공식 기록으로 랭킹에 이름을 올리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그 이유는 규정이닝 때문이다.
시즌 개막 후 뒤늦게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임찬규는 현재까지 139이닝을 던졌다. 규정이닝(144이닝)에서 5이닝 부족하다. 그래서 팀이 1위를 확정했음에도 남은 3경기 중 한 경기에 등판하기로 했다. 남은 한 경기에서 5이닝 이상 소화한다면 이 놀라운 기록을 남길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 5이닝은 험난한 이닝이 될 수 있다. 올 시즌 임찬규는 29경기 중 25경기를 선발로 등판했고 131이닝을 소화했다. 선발 투수로 평균 5.2 이닝을 던진 셈이다.
그런데 남아있는 경기가 창원NC파크에서 NC와 한 경기, 잠실구장에서 두산과의 두 경기다. 올 시즌 임찬규는 NC와 두산을 상대로 약했다. 특히 NC전 평균자책점이 무려 8.25다. 3경기 등판해 승리 없이 1패다. 그뿐만 아니라 창원NC파크에서 2경기 등판해 7이닝에 그쳤다. 평균 5이닝을 버티지 못했다. 두산전도 마찬가지다. 2번 등판했지만, 승패 없이 8.1 이닝 평균자책점 4.32다.
기록으로 살펴보면 남아있는 5이닝이 결코 쉬운 이닝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어느 팀을 상대로 등판할지 아직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임찬규의 마지막 선발 등판 의미는 남다르다. 지난겨울 FA 재수를 한 뒤 올 시즌 수석 졸업을 눈앞에 둔 그의 운명이 걸린 한판이다.
LG 선수들은 29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지은 뒤 한국시리즈에 컨디션을 맞추고 있지만 FA를 앞둔 임찬규는 다르다. 어떻게 보면 자신의 야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한 경기가 될 수도 있다.
임찬규가 올 시즌 규정이닝을 채우고 국내 투수 다승 1위, 승률 1위에 올라 커리어하이 기록을 세운다면 올겨울 FA 시장에서 그의 가치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30살 젊은 선발투수는 FA 시장에서 귀한 몸이다. 과연 임찬규가 토종 에이스 자리에 오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규정이닝에 5이닝이 부족한 임찬규는 국내 투수 다승 1위, 평균자책점 5위, 승률 1위에 오르며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 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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