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당 스컬리스 원내대표, 트럼프 지지받은 의원 누르고 하원의장 후보로 선출…본회의는 연기
본회의 시작 두 시간 전 전격 취소
WP “조던 위원장 지지표 모으는 작업 진행 중”
미 연방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이 하원의장 후보로 스티브 스컬리스 원내대표를 11일(현지시간) 선출했다. 하원의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 투표는 무기한 연기됐다.
미 CNN 등에 따르면 공화당은 이날 비공개로 진행한 회의에서 스컬리스 원내대표를 하원의장 후보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스컬리스 원내대표는 표결에서 113표를 얻어 99표에 그친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을 제쳤다. 조던 법사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았지만 스컬리스 원내대표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하원의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 표결은 일정이 불확실하다. 하원은 애초 이날 오후 3시 본회의를 열어 하원의장 선출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두 시간도 채 남겨놓지 않고 갑자기 일정을 취소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오후 소집된 하원 본회의가 다음 일정을 잡지 않고 산회했다”며 “일정 재개까지 얼마나 걸릴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투표 연기는 스컬리스 원내대표가 조던 위원장 지지자들의 표를 끌어모으는 작업을 여전히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스컬리스 원내대표가 하원의장이 되려면 본회의에서 과반(217석) 이상을 얻어야 한다. 공화당은 221석으로 민주당(212석)보다 근소하게 우위에 있어 공화당에서 이탈표가 나올 경우 지난 1월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 선출 때처럼 혼란이 재현될 수 있다. 민주당 전원이 스컬리스 원내대표에 반대표를 던진다고 가정할 경우 공화당 의원 5명만 이탈해도 스컬리스 원내대표의 하원의장 당선은 불발된다.
이탈리아 이민자 후손인 스컬리스 의원은 1996년부터 루이지애나주 주 하원의원(3선)과 주 상원의원을 거친 뒤 2008년부터 연방 하원의원에 9차례 당선된 중진이다. 2017년 6월 의회 야구 경기 연습 도중 ‘반트럼프’ 성향 괴한의 총격을 당해 엉덩이에 총상을 입고 한때 위중한 상태에 빠졌으나 위기를 넘기고 그해 9월 의회로 복귀했다.
스컬리스 의원은 현재 혈액암으로 투병 중이어서 건강에 대한 우려가 최대 단점으로 꼽힌다.
앞서 매카시 전 의장은 지난달 30일 임시예산안 처리 후 당내 극우 성향 맷 게이츠 의원이 발의한 해임 결의안이 지난 3일 통과되면서 미국 역사상 최초로 재임 중 해임됐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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