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코로나 '2조 적자' 인천공항, 입점 면세점엔 1.5조 지원

코로나19 경영 악화로 적자 폭 큰데 국토부, 입점 면세점에 1조5천억 지원
국토부 "극한 상황에서 최선의 결정…인천공항은 수익창출 위한 사기업 아냐"
김병기 의원 "코로나 회복 2022에도 큰 폭 지원…명백한 사유 밝혀야"

박종민 기자

인천공항이 코로나19 기간동안 피해 지원을 위해 입점 면세점에 약 1조5천억 원 수준의 임대료를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인천공항은 총 2조 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는데, 재정 상황에 비해 사기업에 과도한 지원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토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2022 3년 동안 국내 면세점 기업은 총 1조4907억 원 가량의 임대료 감면 혜택을 받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정부의 면세산업 지원 요청에 따라 국내 면세점들에게 일정 기간 동안 면세점매출액 대비 25%인 최소보장 금액을 지급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신세계DF가 3년 간 총 8332억7500만 원을 감면받아 가장 많은 금액의 혜택을 봤다. 다음으로 호텔신라가 2672억1300만 원, 호텔롯데가 2023억2800만원을 지원받았다, 이어 현대백화점면세점도 1022억4000만 원을 감면받았다. 중소기업으로 분류되는 면세점들도 총 8568억9000만 원 가량의 임대료를 면제 받았다.

지원 명목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악화지만, 같은 기간 동안 국내 대기업 면세점은 2020년을 제외하고는 지속적으로 영업 이익을 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호텔신라의 경우 3년간 매년 76억 원씩 배당을 실시하기도 했다.  

문제는 같은 기간 지원 주체인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코로나19 항공 수요 급감으로 2조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공사 부채도 코로나 직전인 2019년 2조8천억 원에서 2022년 7조4천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면세업체 임대료 감면폭이 공사 재정 상황에 비해 과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면세 업계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으로 대부분의 면세 업체들이 리스 회계 처리를 했기 때문에 서류상으론 흑자를 봤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적자가 심각한 상황이었다"면서 "임대료 감면이 없었으면 면세 기업의 줄도산이 이어졌을 것이고, 해외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더 큰 폭으로 지원을 해주기도 했다. 과도한 수준의 지원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담당 국토부 관계자 또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셧다운 등 극한 상황에서 최선의 결정이었다"며 "결과적으로 경기가 회복된 이후부터 현재까지 인천공항의 재무적인 문제 상황도 발생하지 않았고 부채 비율도 상당히 낮은 편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윤 추구를 하는 사기업이 아닌 공기업"이라면서 "이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임대 사업자들에 대해 감면 혜택을 줘 사업을 이어나가도록 하는 것이 사회적 책무이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병기 의원은 "2022년 하반기에는 격리도 해제되었고 자유롭게 여행하던 시기인데 감면조치가 계속됐다. 어떤 배경에서 잘못된 조치가 취해진 것인지 국정감사를 통해 밝히겠다"며 "철저하게 진상을 조사하고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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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백담 기자 da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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