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1년 만에 '강서구청장' 탈환…'총선 전초전' 대승[종합]

박정민 2023. 10. 12.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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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17%p 격차…김태우, 6·1지선 대비 3만여표↓
野 "국민의 질책"…與 "민심 겸허히"
이재명 등 '자중' 메시지…일각 "정부심판론 강해질 것"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가 11일 밤 강서구 마곡동 캠프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자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지난해 6·1 지방선거 이후 1년 만에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전 강서구청장)로부터 구청장 자리를 되찾았다.

민주당은 여당과의 대결에서 17%포인트가량 격차를 보이며 '총선 전초전'으로 불렸던 강서구 보궐에서 대승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일각에서는 자중하자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두 자릿수' 격차…여야 총력전에 투표율도 선방

진교훈 민주당 후보는 11일 강서구청장 보선에서 총 56.52%(13만7065표)를 득표해 당선됐다. 경쟁자인 김태우 후보는 39.37%(9만5492표)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개표 초반에는 진 후보가 20%포인트대로 김 후보를 따돌렸으나, 개표 후반 김 후보가 차이를 일부 좁히면서 17.15%p 차이로 승리했다.

김태우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후보자가 11일 밤 서울 강서구 마곡동 선거사무소에서 패배를 인정하는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민주당은 이로서 직전 강서구청장이었던 김 후보로부터 1년 4개월여 만에 강서구청장을 탈환했다. 앞서 김 후보는 지난해 6·1 지방선거 당시 51.3%(13만2121표)를 득표해 당선된 바 있다. 그러나 김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지난해 지선 대비 3만6천표가량을 잃었다.

민주당은 선거 승리를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국민의 준엄한 질책"이라고 평가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당선 직후 서면 논평에서 "추락하는 민생과 경제에도 조금의 반성도 없이 폭주하는 윤석열 정부에 브레이크를 걸어주신 국민께 거듭 감사드린다"며 "윤석열 정부는 무능과 실정에서 벗어나 무너지는 민생과 경제를 지키고, 국민이 부여한 책임을 다하라는 국민의 절박한 경고를 가슴 깊이 새기기 바란다"고 밝혔다. 반면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강서구민 여러분의 엄중한 선택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더 고개를 숙이고, 더 겸손한 자세로 국민 여러분께 먼저 다가가는 국민의힘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번 보궐선거는 총선을 6개월여 앞두고 치러진 '총선 전초전'으로 평가돼 여야 모두 선거전에 총력을 투입했다. 국민의힘은 김기현 대표와 지도부, 나경원·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을 중심으로 '매머드 선대위'를 꾸렸으며, 민주당도 이에 맞서 소속 의원 전원(168명)을 투입했다. 이재명 대표도 지난 9일 퇴원 직후 진교훈 후보의 유세를 지원하기도 했다.

퇴원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지난 9일 오후 서울 강서구 발산역에서 진교훈 민주당 강서구청장 후보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사진=뉴시스]

여야의 전력투구를 계기로 이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총투표율도 48.7%(50만603명 중 24만 3665명)를 기록하며 주목받았다. 지난해 6·1 지방선거(51.7%), 2021년 4·7재보궐선거(56.4%)보다는 낮은 수치였으나 통상 30%대 투표율을 보이는 보궐선거 특성을 고려하면 흥행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의 김태우 후보(전 강서구청장) 사면,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논란 등 정부·여당에 실망한 중도층이 투표장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분노투표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야권의 '정권심판론'이 일단 힘을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李 "민주당 승리 아냐"…이원욱 "총선 악재 우려"

그러나 민주당 일각에서는 선거 승리에 자만하지 말자는 반응도 나온다. 이재명 대표는 진 후보 당선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의 승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정치의 각성과 민생 회복을 명하는 국민의 매서운 회초리"라며 "한때 집권당이던 저희의 안일함과 치열하지 못했음을 다시 한번 성찰한다"고 밝혔다. 비명(비이재명)계 이원욱 의원도 11일 라디오에서 "오히려 당의 변화를 선택하지 않고 현재의 체제에 안주할 가능성이 있다"며 "오히려 총선에 악재가 될 가능성 아주 높다"고 경고했다.

당내에서는 어쨌든 서울 25구(區) 중 두 번째로 많은 유권자(선거인단)를 가진 강서구 선거 승리를 수도권 총선 승리의 긍정적 신호로 보고 있다. 강서구는 서울 내에서 송파구(약 56만여명)와 함께 50만명 이상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유이(唯二)한 곳이기 때문이다(6·1지선 기준). 총선 수도권 출마를 준비하는 한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초 기대치보다 높게 승리해 민주당 출마를 준비하는 입장에서는 고무적"이라며 "당 전체적으로도 총선에 대한 자신감은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당선된 진교훈 후보는 1967년 전북 익산 태생으로, 전주 완산고·경찰대학(5기)을 졸업한 후 서울 양천경찰서장, 서울경찰청 정보관리부장, 전북경찰청장을 거쳐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21년 경찰청 차장을 지낸 바 있다.

진 후보는 11일 강서구청장 당선사에서 "강서의 미래와 강서의 발전을 위해, 부족하지만 헌신적으로 노력하겠다"며 "사심 없이, 반칙 없이 일하겠다. 여러분을 섬기겠다"고 밝혔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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