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출근시간대 '만취'해 스크린도어 조작…코레일은 '쉬쉬'

서울 중구 한국철도공사 서울본부. 2023.6.16/뉴스1

코레일 직원 다수가 근무 시간 중 또는 근무 직전 술을 마신 채 열차 업무에 임한 것으로 드러났다. 코레일은 이 사실을 알면서도 경미한 조치에 그쳤다. '제 식구 감싸기' 지적이 나온다.

12일 SBS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서울 지하철 3호선 대곡역에서 스크린도어 개폐 등을 담당하는 차장 A씨가 운행 중 술을 마셨다 적발됐다.

첫 측정 결과 혈중 알코올농도 0.39%였다. 음주운전 면허취소 기준 0.08%의 5배 가까운 만취 상태였다. 적발된 시점은 승객들이 붐비는 월요일 오전이었다.

2020년 8월 경기 의왕역에서는 차량 간 연결, 분리 업무를 하는 직원 4명이 야근 중 단체로 술을 마시다 적발됐다. 열차를 운전하는 기관사 B씨는 2015년부터 3차례 운행 전 술을 마셨다 적발돼 해임됐다.

지난 5년간 음주로 적발된 이는 모두 28명에 이른다. 이중 업무 중 술을 마신 13명은 철도안전법상 처벌 대상이다. 그러나 코레일은 이 사실을 철도 경찰에 알리지 않은 채 11명을 자체 징계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 철도경찰에 직접 적발된 2명만 형사처벌을 받았거나 재판 중이다.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강대식 의원(국민의힘)은 "제 식구 감싸기다 이렇게밖에 볼 수가 없다. 운 좀 좋은 사람은 그냥 지나가고 여기에(철도경찰) 걸리면 징계받는다고 가정했었을 때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SBS는 "음주 운행 등 철도안전법 위반자에 대해 엄격하게 관리·처벌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코레일 관계자 해명을 인용했다.

김지산 기자 sa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