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장애인亞경기대회④] 항저우 누빌 '6인의 철인들'…"트랙 넘어 인생을 달린다"

박대현 기자, 정형근 기자 2023. 10. 12.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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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상 전 종목을 소화하는 '전천후 레전드' 유병훈은 오는 22일 개막하는 항저우 장애인 아시아경기대회에서 다시 한 번 포디움 입성을 노린다. ⓒ 대한장애인체육회

'마음이 서로 통하면 미래가 열린다(Heart to Heart, @Future).' 항저우의 성화가 다시 불타오른다. 오는 22일 항저우 장애인 아시아경기대회가 일주일간 열전에 돌입한다. 총 22개 종목, 43개국 선수단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에 한국은 종합 2위를 목표로 마지막 담금질이 한창이다. 생애 첫 출전하는 샛별부터 '라스트 댄스'를 준비하는 베테랑까지. 한국 장애인체육의 메달 지형을 스포티비뉴스가 살펴봤다.

[스포티비뉴스=이천, 박대현 정형근 기자] 한국 장애인육상은 눈여겨볼 '철인'이 그득하다.

100m 단거리부터 마라톤까지 육상 전 종목을 소화하는 '전천후 레전드' 유병훈부터 지난해 울산 전국장애인체전 MVP 윤경찬, 휠체어육상 200m 아시아 랭킹 1위 정종대와 '여자 포환던지기 샛별' 권가영까지 필드와 트랙을 수놓을 아시안패러게임 메달 후보가 여럿이다.

오는 22일 개막하는 항저우 장애인 아시아경기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은 금메달을 겨냥한다.

유병훈이 T53 등급 400m와 800m에서 메달권 진입을 노리고 정종대는 T52 등급 200m, 윤경찬은 100m에서 시상대를 꿈꾼다.

이 밖에도 전민재(T36 등급 100·200m) 김범진(T20 400m) 권가영(F20 포환던지기)이 유력 메달 후보로 거론된다.

2008년 베이징 대회를 시작으로 패럼림픽 통산 4회 출전에 빛나는 베테랑 유병훈은 "개인적으로 아시안패러게임은 (항저우 대회가) 6번째 출전이다. '오래됐구나'를 느낀다. 그럼에도 매번 새로 참가하는 기분이 함께 든다. 참 묘하다"면서 "그간 여러 대회에서 많은 메달을 목에 걸었는데 (유독) 아시안패러게임에선 금메달이 없다. 이번엔 반드시 금메달을 손에 쥐고 싶다"고 밝혔다.

백전노장답다. 눈은 목표를 향하지만 '몸'은 과정에 맞춘다. "메달을 향한 목표 의식은 분명하나 육상은 기록 경기다. 기록 단축이 성장을 확인하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명확한 지표"라면서 "늘 종전 기록을 깨는 데 집중하고 그에 따른 결과를 받아들이는 과정, 이 과정을 이번에도 반복하지 않을까 싶다"며 차분한 출사표를 적어 올렸다.

육상 입문 29년째인 그의 롱런 비결이 궁금했다. 휠체어육상의 '질리지 않는 매력'도 아울러 물었다.

"(롱런 비결은) 특별한 게 없다. 다만 내가 이 운동을 참 많이 좋아한다. 그래서 질리지가 않다. 그냥 좋아서 꾸준히 해온 것이 여기까지 온 비결이 아닐까 싶다."

"휠체어육상은 처음에는 멋있어 보여 시작했다. 뛰다 보니 내 자신과 싸움에 집중할 수 있어 좋더라. 뛸 때만큼은 원래 생각한 목표에만 집중해 뛸 수 있는 게 (휠체어육상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이 과정에서 얻는 만족감과 성취감 역시 강렬하다. 이런 것들이 힘든 준비 과정을 반복적으로 잊게 해준다."

지천명을 넘긴 유병훈은 종목을 불문하고 귀담아들을 만한 '꿀팁'을 전했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연습한 기억을 많이 떠올린다"면서 "확실히 경기와 순위 생각을 많이 하면 긴장이 된다. 주변 경쟁자를 별로 생각지 않고 내가 훈련한 장면, 과거 훈련 때 기록 등을 의식적으로 떠올린다. 그렇게 긴장감을 꾹 눌러준다"며 조심스레 귀띔했다.

▲ 최근 출전한 세계선수권대회와 그랑프리에서 다소 부진한 윤경찬은 항저우에서 건재 증명을 겨냥한다. ⓒ 대한장애인체육회

윤경찬을 설명하는 열쇳말은 '멀티태스킹'이다. 휠체어육상 선수에 특수교사를 겸직한다. 직장과 선수 생활 병행이 녹록지 않은지 묻자 "몸은 힘들어도 아이들은 내 원동력이다. 선생님인 내가 휠체어육상 선수로도 뛰는 걸 보면 특수학교 학생들에게 또 하나의 방향을 (말이 아닌) 몸으로 보여주는 느낌이 든다"며 해사하게 웃었다.

"내가 좋은 성적을 거두면 학생들도 좋은 본보기가 생길 터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국내외 대회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면 그것만으로도 애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은 것"이라며 우문현답을 내놓았다.

윤경찬은 이번 대회에서 100m 주자로 나선다. 중장거리와는 다를 단거리 종목만의 훈련 초점이 궁금했다.

"100m 종목을 뛰다 보니 스타트와 가속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스프린트 도중 최고 속도에 더 빨리 도달하는 훈련도 신경 쓰고 있다. 현재 특수교사로 일하고 있어 낮에는 아이들을 가르쳐야 한다. 그래서 주로 새벽에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웃음)."

항저우에서 목표는 간명하다. 건재 증명이다. 최근 출전한 세계선수권대회와 그랑프리에서 다소 부진했다. 아시안패러게임에서 호성적으로 부활 기틀을 마련한 뒤 내년 파리 패럴림픽, 나아가 2028년 로스앤젤레스까지 겨냥하고 있다.

"항저우 아시안패러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최근 세계선수권대회, 그랑프리에서 실패를 좀 겪었는데 항저우 무대에선 '윤경찬 아직 죽지 않았네'를 증명하고픈 맘이 크다. 그런 의미에서 (항저우 아시안패러게임은) 내게 '날갯짓'이다. 휠체어육상 선수로서 새로운 도약을 위한 날갯짓이라 표현하고 싶다."

"그리고 내년에 열리는 파리 패럴림픽까지 출전하고 싶다. 궁극적으로는 2028년 로스앤젤레스 패럴림픽까지 현역 선수로 뛰는 게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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