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만에 대기록 쓴 NC 페디, 또 다른 역사도 쓸까

김희준 기자 2023. 10.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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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크라운도 사실상 확정
1점대 평균자책점 달성 관심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19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6회말 NC 선발 투수 페디가 역투하고 있다. 2023.09.19.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37년만의 역사를 써낸 NC 다이노스의 외국인 에이스 에릭 페디(30)가 1점대 평균자책점이라는 진기록까지 함께 수립할 수 있을까.

페디는 지난 10일 창원NC파크에서 벌어진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7피안타 6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쳐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팀이 2-0으로 앞선 7회 마운드를 넘겼고, 불펜진이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 지으면서 시즌 20승(6패) 고지를 밟았다.

10일 한화전까지 198 탈삼진을 기록 중이었는데 시즌 탈삼진 수도 204개로 늘렸다.

단일 시즌 20승과 200탈삼진을 동시에 달성한 것은 1986년 해타 타이거즈 선동열(24승·214탈삼진) 이후 37년 만이다.

외국인 투수로는 최초고, KBO리그 전체를 통틀어도 역대 5번째다. 앞서 1983년 삼미 슈퍼스타즈 장명부(30승·220탈삼진), 1984년 롯데 자이언츠 최동원(27승·223탈삼진), 1985년 삼성 라이온즈 김시진(25승·201탈삼진), 1986년 해태 선동열이 대기록을 써냈다.

2019년 메이저리그(MLB) 워싱턴 내셔널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당시 팀의 5선발로 활약한 경험이 있는 페디는 개막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기대대로 8월까지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는 등 압도적인 활약을 선보였다.

시즌을 순조롭게 보낸 것만은 아니었다. 지난 6월 팔꿈치 통증을 느끼면서 2주 넘게 전력에서 이탈했다.

6월 28일 두산 베어스전을 통해 복귀한 뒤 에이스의 면모를 이어갔지만, 8월에는 다소 흔들렸다. 8월 등판한 6경기에서 2승 4패 평균자책점 4.50에 머물렀다.

특히 8월 31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3이닝 동안 8개의 안타와 3개의 볼넷을 내주고 7실점하며 무너졌다. KBO리그에 온 뒤 최소 이닝을 던지면서 가장 많은 실점을 했다.

그러나 9월 들어서는 부진을 털어냈다. 9월에 나선 4경기에서 패배 없이 3승, 평균자책점 0.66을 기록했고, 10월에도 호투를 이어가면서 마침내 20승, 200탈삼진 동시 달성이라는 대기록을 써냈다.

아울러 2015년 에릭 해커, 2020년 드류 루친스키가 작성한 구단 한 시즌 최다승(19승) 기록도 새로 썼다.

사실상 트리플 크라운도 확정지은 상태다.

다승 부문, 탈삼진 부문 1위는 확정됐다. 다승 부문에서는 15승으로 2위인 웨스 벤자민(KT 위즈)에 5승 차로 앞서있는데 KT는 정규시즌 경기를 모두 마쳤다.

탈삼진 부문에서는 164개인 안우진(키움 히어로즈)과 격차가 40개인데, 안우진은 팔꿈치 수술로 시즌을 접었다. 3위인 라울 알칸타라(두산 베어스·159개)도 남은 경기에서 순위를 뒤집기는 불가능하다.

평균자책점 부문에서도 사실상 1위를 확정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평균자책점 2위는 시즌 아웃된 안우진으로 2.39다. 3위 데이비드 뷰캐넌(삼성 라이온즈·2.51)도 역전하기는 어렵다.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타이틀을 동시에 거머쥐어야 하는 트리플 크라운도 KBO리그 41년 역사에서 단 3명만이 달성한 대기록이다.

선동열이 1986년, 1989~1991년 4차례 트리플 크라운을 써냈고, 류현진(당시 한화 이글스)이 데뷔 시즌이던 2006년 대기록을 세웠다. 2011년 윤석민이 달성한 이래로는 트리플 크라운의 영예를 누린 투수가 나오지 않았다.

페디가 12년 만에 역대 4번째, 외국인 투수 최초 트리플 크라운을 사실상 예약했다.

여기에 선발 1점대 평균자책점까지 도전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까지 174⅔이닝, 자책점 40점을 기록한 페디는 한 차례 더 등판해 6이닝 무실점하면 평균자책점을 1.99까지 끌어내릴 수 있다.

2010년 류현진(평균자책점 1.82) 이후 선발 1점대 평균자책점은 맥이 끊겼다. 한 시즌에 20승과 1점대 평균자책점을 동시에 써낸 것은 1997년 쌍방울 레이더스의 김현욱이 마지막이었다.

트리플 크라운을 써낸 투수 중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것은 선동열이 유일하다. 선동열은 트리플 크라운을 작성한 해에 모두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바 있다.

NC는 정규시즌 5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12일 잠실 두산전, 13일 창원 LG 트윈스전, 15일 창원 삼성 라이온즈전을 치르고, 16~17일 광주에서 KIA 타이거즈와 2연전을 한다.

일정상으로는 한 차례 더 등판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NC의 정규시즌 순위가 언제 결정될지, 또 순위가 어떻게 될지에 따라 추가 등판은 없을 수도 있다.

만약 기회가 주어질 경우 대기록을 향한 도전의 무대가 될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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