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공, 민간 휴게소에 ‘전관 15명’…“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국감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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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로공사 고위급 직원 출신이 민간 휴게소에서 전관으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도로공사가 민간 휴게소에 전관을 넣을 수 있는 근거가 있는 데다가 민간 휴게소 역시 영업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도로공사 전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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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의원 "근거조항 있는 데다가 비계량 점수 영향력 막대"
(서울=뉴스1) 박기현 기자 = 한국도로공사 고위급 직원 출신이 민간 휴게소에서 전관으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도로공사가 민간 휴게소에 전관을 넣을 수 있는 근거가 있는 데다가 민간 휴게소 역시 영업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도로공사 전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의원이 도로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도로공사에서 퇴직한 임원 및 1급 직원 118명 중 15명(12.7%)이 민간 휴게소에서 감사나 임원 등으로 일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는 도로공사에서 휴게소 업무를 담당했던 영업본부 소속 임직원도 3명이었다.
우선 이처럼 전관이 민간 휴게소에서 만연하게 일할 수 있는 이유로는 도로공사가 각 민간업체와 맺은 사업협약서에 근거조항이 있기 때문이라고 최인호 의원은 지적했다.
실제로 2019년 사업계약서에는 '본 사업시설의 운영 안정성 및 매출관리의 투명성 제고 등을 위해 공사는 사업시행자와 협의해 감사를 추천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최 의원은 "공사가 퇴직자 자리 보전을 위해 계약서에 전관 보장 조항을 넣었다"며 "공사 전관들이 민간 영역에까지 진출해 사실상 휴게소 사업을 쥐락펴락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든다"고 지적했다.
또 최 의원은 업체들이 도로공사 전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있다고 분석했다.
도로공사는 매년 운영서비스 평가를 통해 운영업체의 계약 연장 여부를 결정하는데 이를 악용한다는 것이다.
운영서비스 평가 배점은 계량 100점과 비계량 100점, 가점 8점, 감점 15점의 상대평가로 이뤄진다. 이 가운데 계량은 외부 전문기관이, 비계량은 도로공사가 맡는다.
실제로 비계량 점수의 영향력이 컸다. 지난해 평가 결과 지표별 세부점수를 분석해보면 도로공사에서 진행한 평가의 최고점 업체와 최저점 업체의 점수 차가 16.1점으로, 격차가 가장 컸다.
이 같은 제도를 도로공사가 휴게소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이용하기도 했다. 도로공사는 올 추석 휴게소 음식 가격을 내린다고 하곤 양도 함께 줄여 '꼼수 할인'으로 질타를 받자 이를 진화하기 위해 업체에 기간을 정해두지 않고 금액 보전 없이 할인을 강제했다. 이때 도로공사는 할인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운영서비스평가에 반영하겠다고 경고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최 의원은 "정성 평가에 해당하는 도로공사의 보고서 평가는 업체가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기준이어야 하는데, 기준이 불분명하다 보니 계약해지된 업체들의 불복소송도 빈번한 상황"이라며 "계약 해지 여부가 달린 운영평가에 도로공사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다 보니 민간 휴게소로선 도로공사 전관들을 고용해 도로공사와의 관계를 공고히 하려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도로공사는 "비계량 평가를 이용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바 없으며 평가지표 변경 시 사전에 업체의 의견을 수렴해 확정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master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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