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보단 석유파동이 증시에 위협적…美증시 4연속 상승 [뉴욕마감]

뉴욕=박준식 특파원 2023. 10. 12.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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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10일 (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공격에 대응한 이스라엘 군의 공습을 받은 가자 지구에서 연기가 솟아 오르고 있다. 2023.10.11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뉴욕증시가 9월 도매물가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채권 수익률 하락의 영향을 크게 받아 4거래일째 상승세를 지속했다. 이날 발표된 9월 FOMC(연방 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에선 위원들 사이에서 추가 금리인상안에 대한 의견이 대립한 것으로 나타나 11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9월 FOMC 이후 중동전쟁이라는 돌발변수가 나타나면서 세계 경제가 긴축될 위험을 보이고 있어 미국만 홀로 추가 긴축을 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DJIA) 지수는 전일보다 65.57포인트(0.19%) 오른 33,804.87을 기록했다. S&P 500 지수도 18.71포인트(0.43%) 상승한 4,376.95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은 96.83포인트(0.71%) 올라 지수는 13,659.68에 마감했다.

이날 발표된 9월 생산자 물가지수는 전월비 0.5% 상승해 다우존스 전망치 0.3%를 웃돌았다. 이 수치는 전월 생산자 물가 상승률 0.7%에 비하면 둔화된 것이지만 전년비로는 2.2% 오른 것이라 4월 이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증시는 도매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지수 변동폭을 키우지 않으면서 9월 FOMC 의사록을 기다렸다. 오후에 나온 9월 의사록에는 현재의 고금리를 인플레이션이 목표범위로 저감될 때까지 고정하자는 의견이 반영됐다. 그러나 연내 추가 금리인상안에 대해서는 3분의 2가 찬성했지만 나머지는 반대해 의견이 대립하는 모습이 노출됐다. 혼조세였던 증시는 상승세로 바뀌었고, 11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 연준 위원들 간에도 의견이 대립하는 추가 인상안이 전쟁이라는 변수 앞에서 계속 유지될 수 있겠냐는 지적이 뒤따른 것이다.

국채시장에서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전일보다 9bp 이상 하락해 4.5%대 중반으로 내려왔다. 전주 금리가 4.8% 후반까지 치솟아 금융위기 당시인 2007년 5%를 돌파했던 최고치에 근접하면서 위기설이 나오던 것과 비교하면 시장이 안정화 추세에 돌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9월 도매물가 예상치 상회
4면-미국물가
미국 9월 도매물가는 유가상승으로 인해 전월비 0.5% 상승했다. 전문가 예상치인 0.3%를 웃돌면서 지난해에 비해서는 2.2% 높아진 것이라 인플레이션 재발의 우려도 나왔다. 이날 미국 노동부 통계국은 9월 생산자 물가지수(PPI)가 7월 0.6%, 8월 0.7%에 이어 9월에도 0.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6월을 저점으로 상승폭은 다소 꺾였지만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 셈이다.
9월 PPI는 전년비로는 2.2% 상승한 것으로 지난 4월(2.3%)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PPI는 전월비로는 0.2%, 전년비로는 2.8% 상승했다. 이 기간 중에 휘발유 가격이 전월대비 5.4% 상승하면서 전체 지수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항공유와 디젤유 가격도 올랐고, 전기와 식품 육류 가격도 높아져 물가를 높이는 요인이 됐다. PPI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지수(CPI)로 이어지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을 가늠할 수 있는 선행지표로 쓰인다.
11월 금리인상안 물건너갔다
파월 의장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9월에 금리를 동결하면서 동시에 연내 추가 금리인상안에 대해 의견이 대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9월에 위원들끼리 의견이 대립했던 것이라 전쟁이라는 변수가 나타난 현재 위기까지 더한다면 11월 금리인상은 물건너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증시가 전쟁발발에도 상승세를 기록하는 이유다.

이날 공개된 9월 FOMC(공개시장위원회) 연준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목표 범위까지 저하될 때까지 고금리를 유지하는데는 만장일치로 동의했지만 추가 인상안에 대해서는 의견이 대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록은 "참가자 위원 다수가 향후 회의에서 연방기금 목표금리를 한 번 더 인상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한 반면 일부는 더 이상 인상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금리를 결정하는 FOMC 위원회의 모든 구성원이 미리 설정된 경로가 아닌 수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향후 결정을 신중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고 명시됐다.

위원들이 합의한 바는 FOMC가 인플레이션이 목표를 향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확신할 때까지 정책은 한동안 제한적인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회의는 FOMC가 금리 인상을 반대하고 9월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끝이 났다.

개별 회원들의 기대치에 대한 점도표에서 위원회의 약 3분의 2는 연말 이전에 한 번의 인상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FOMC는 2022년 3월부터 기준금리를 11차례 인상해 22년 만에 최고 수준인 5.25~5.5% 목표 범위에 도달했다.

9월 회의 이후 10년 만기 미국 채권 수익률은 약 25bp 이상 상승했고 이는 사실상 당시 위원들이 지적한 금리인상 효과로 귀결됐다. 10년물 금리는 지난주 한 때 4.8% 후반까지 치솟아 큰 우려를 낳았다.

국채금리가 치솟자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과 라파엘 보스틱(애틀랜타) 연준 총재, 로리 로건(댈러스), 메리 댈리(샌프란시스코) 총재 등 중앙은행 관계자들은 금융 상황이 긴축되면서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 가운데 로건과 제퍼슨은 올해 FOMC에서 투표권을 가지고 있다.

회의록에서 추가 금리인상을 선호하는 매파적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실제로 회의록에는 "대부분의 FOMC 위원들이 성장 둔화와 실업률 증가 가능성과 함께 물가 재상승 위험을 인식하고 있다"고 언급됐다.

연준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경제가 예상보다 회복력이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여러 가지 위험이 상존한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예컨대 자동차노조(UAW)의 파업은 성장을 약간 둔화시키고 인플레이션을 상승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회의록에는 소비자들이 계속해서 지출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적혔다. 관계자들은 엄격한 신용 조건과 재정 부양책 감소, 학자금 대출 상환 재개로 인한 영향을 우려했다.

많은 위원들은 높은 인플레이션과 저축 감소로 인해 일부 가계의 재정이 압박을 받고 있으며 지출 자금 조달에 대한 신용 의존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미국의 신용카드 부채는 올해 중순 1조 달러를 넘어섰다.

미래 기대와 관련된 인플레이션 데이터 포인트는 몇 가지 문제가 있었지만 일반적으로 중앙은행의 2% 목표를 향해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됐다. 하지만 이날 노동부가 집계한 생산자 물가 지수(PPI)는 9월에 0.5% 상승했다고 집계되면서 연준의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이는 8월 수치보다 약간 낮았지만 월스트리트 추정치보다 높았으며 전년비로는 2.2% 상승해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간 인플레이션 목표인 2%를 웃도는 결과다.
전쟁보다 에너지, 이란 참전이 큰 변수
(테헤란 로이터=뉴스1) 우동명 기자 =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20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아미르 알리 하지자데 이란 혁명수비대 우주군 사령관과 악수를 하고 있다. 2023.9.21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투자은행 씨티는 전쟁의 두 가지 증시 영향력을 분석했다. 글로벌 주식 전략가인 데이비드 그로먼(David Groman)는 지정학적 위험이 일어나는 기간 동안에는 에너지 시장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석유 공급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에너지 가격이 상대적으로 전쟁에 비해서도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의 주요 동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역사적으로 주식 시장은 초기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지정학적 갈등이 시작된 후 일반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그러나 지정학적 위험이 에너지 위기를 촉진할 때 주식은 상당한 하락세를 나타냈다"고 소개했다. 그로먼은 "확실히 이번 전쟁이 발발하기 전부터 글로벌 주식시장에 의미 있는 지리경제적 위험은 적용돼 왔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전쟁에서 관건은 하마스의 축출보다는 그 배후에 있는 이란의 참전 가능성과 확전 여부를 중대하게 평가하고 있다. 이란은 오펙(OPEC) 산유국 회원으로 이들이 참전하게 될 경우 전세계 산유량 공급이 큰 차질을 빚을 수 있어서다.

뉴욕=박준식 특파원 win047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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