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이 오피스텔에 '감독권' 신설해도…지자체는 준비 부족

경남CBS 이형탁 기자 2023. 10. 12.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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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 관리비 깜깜이 사각지대②]
편집자 주
대한민국 아파트 등 공동주택(집합건물)에 대한 관리비 깜깜이 문제는 관리 투명성을 비교적 강력히 규정하는 공동주택관리법을 대부분 적용받아 문제는 줄어드는 추세다. 하지만 오피스텔이나 상가 등 집합건물에 대한 관리비 깜깜이 문제는 관련법과 제도 부족으로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경남CBS는 이에 오피스텔 등 집합건물에서 발생하는 현재 갈등 모습과 법과 제도의 미비점, 향후 보완점 등을 보도하고자 한다.
연합뉴스

▶ 글 싣는 순서
①헬스장 한달에 470만원…관리비 폭탄에 사장은 피눈물
②깜깜이 오피스텔에 '감독권' 신설해도…지자체는 준비 부족
(계속)

오피스텔이나 상가 등 집합건물의 관리 강화를 위해 지방자치단체장의 감독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 등을 담은 개정 집합건물법이 지난달 29일 시행됐다. 관리비 문제 등 갖가지 분쟁이 있어도 사적 영역으로 놔뒀던 과거와 달리 이처럼 공공이 개입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음에도 지자체 현장은 인력 운영과 실태 관리 등의 부분에서 준비가 미흡한 상태다.

11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330만 명의 경남도민 행정 등을 담당하는 도청 컨트롤 타워에 집합건물 관련 부서 담당 인원은 1명이다. 집합건물만 다루는 게 아니라 건축 관련 다른 여러 업무를 함께 진행해 전문성을 갖기 어려운 구조다. 물론 전담 부서는 없다.

각 시군으로 내려가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경남 18개 시군 중 100만 인구의 창원특례시의 경우만 보더라도 집합건물 관련 전담 부서는 없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경우 많은 인력과 전담 부서가 배치돼있다는 점에서 오피스텔 등 집합건물에 대한 관심도는 현저히 떨어져 보인다.

법제처 제공


이처럼 인력이 부족하고 관심도가 떨어지다 보니 오피스텔 등 집합건물에 대한 실태 관리도 당연 수순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경남도나 창원시에서 오피스텔이나 상가 등 집합건물에 대한 전체 숫자 통계는 집계되지 않고 있다.

개정 시행된 집합건물법은 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 등 지자체장은 집합건물의 효율적인 관리와 주민의 복리증진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전유부분이 50개 이상인 건물(50세대 이상)의 관리인에게 관리비 등 모든 거래행위에 관해 보고하게 하거나 관련 자료의 제출을 명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오피스텔 등 집합건물 관리인이 거래 행위 등에 관한 거짓 보고나 자료 제출 거부 등을 하면 과태료를 부과받는다.

경남도 제공


하지만 이처럼 지자체에 감독 권한을 신설한 집합건물법이 지난 2월 국회를 통과하고 3월 공포가 된 지 반년 넘게 지났는데도 전담 부서가 없고 공식 집계 자료가 없다는 점 등에서 지자체의 준비 소홀 지적이 따라올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개정 법은 관리비 깜깜이 등으로 숱한 문제를 지적받고 점차 공공의 영역으로 들어온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적용되는 공동주택관리법처럼 관리에 대한 투명성 확보 의지가 담겼지만 현장은 사실상 이처럼 무대응이다. 지방의회는 이 같은 상황을 두고 비판에 나섰다.

이장우 경남도의원(건설소방위원회)은 "경남도청에 담당 인력도 적고 실태 관리도 제대로 안 돼 있다"며 "인력도 늘리고 기본적인 실태 조사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해정 창원시의원(건설해양농림위원회)은 "이전에 집합건물 관리감독 권한이 전혀 없다가 개정법 시행으로 지자체가 감독할 수 있게 됐는데도 전담 인력 배치와 실태 조사가 전무했다면 문제"라며 "필요한 예산과 인력 배치 등을 창원시에 건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창원시 제공


경남도는 이와 관련해 "집합건물 중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적용되는 공동주택관리법처럼 오피스텔 등 집합건물에 적용되는 집합건물법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며 "인력이 부족한 건 맞지만 우리도 그에 맞춰 조례 등을 준비해나갈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창원시 관계자도 "전담 인력이 없고 아직 법 흐름에 일선에서 따라가지 못하는 건 사실"이라며 "앞으로 관심을 갖고 실태 조사 등의 부분에서 챙겨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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