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문화재 전담관/서동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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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 문화재 담당 공무원은 문화유산 보존의 최일선에 있다.
문화재과와 왕경조성과라는 두 개의 과 단위 전담 조직을 가진 것도 이례적이다.
하지만 왕실요지팀은 가마 유적 보호는 물론 다른 문화재 업무까지 떠안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국 지자체의 문화재 담당자는 1497명이지만, 전문성을 가진 학예직은 259명으로 17.3%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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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 문화재 담당 공무원은 문화유산 보존의 최일선에 있다. 개발에 따르는 문화재 훼손을 막는 것이 이들의 소임이다. 주민 생활 불편을 최소화하고 재산상 이익도 지켜야 한다. 마치 동전의 양면 같은 책무가 주어져 있다. 전문성을 갖춘 학예직이 필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경주시는 고고학과 민속학을 각각 전공한 왕경기획팀장과 문화재연구팀장을 비롯해 8명이 학예직이다. 문화재과와 왕경조성과라는 두 개의 과 단위 전담 조직을 가진 것도 이례적이다. 신라 왕경답게 문화유산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처럼 비친다. 다른 기초자치단체와 비교하면 분명 진전이다. 정작 학예직들은 “경주시 문화유산 예산이 문화재청 예산의 10분의1”이라는 표현으로 아쉬움을 토로한다.
업무는 과중한데 성과를 내도 올라갈 ‘자리’가 없는 것은 더욱 맥 빠지게 한다. 경주시는 그래도 학예연구관 자리가 하나 있다. 하지만 연구관 직제가 없는 지자체의 학예연구사는 같은 직급, 같은 자리에서 평생을 일해야 할 뿐 최소한의 승진이라는 보상이 아예 봉쇄되어 있다.
조선 왕실 백자의 고향인 경기 광주시는 왕실요지팀을 두고 있다. 문화재팀과 별도로 왕실요지팀이 존재한다면 백자 요지에 대한 지역의 관심에 박수를 보낼 수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왕실요지팀은 가마 유적 보호는 물론 다른 문화재 업무까지 떠안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왕실요지팀에는 고고학과 역사학을 각각 전공한 학예직이 두 사람 있다. 문제는 ‘연구사 30명이 넘어야 연구관 1명을 둔다’는 광주시 조례다. 광주시 학예연구사가 이 숫자에 이를 가능성은 없다. 그러니 승진 가능성도 영원히 없다. 이런 조례는 다른 기초지자체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자체에 문화재 전담관을 두도록 하는 문화재보호법 개정안이 엊그제 국회를 통과했다. 전국 지자체의 문화재 담당자는 1497명이지만, 전문성을 가진 학예직은 259명으로 17.3%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라고 한다. 일선 학예직 공무원들은 “일단 관심은 환영한다”면서도 “전담관 지정에 앞서 전문성 있는 학예직을 필요한 만큼 채용하는 것이 순서”라고 입을 모은다. 일하는 보람을 느끼게 하는 승진 제도 역시 차근차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서동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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